[탁계석칼럼] 대구오페라하우스 성장 엔진이 꺼질라
[탁계석칼럼] 대구오페라하우스 성장 엔진이 꺼질라
  • 탁계석비평가회장
  • 승인 2020.11.30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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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공 기념품 홍보 마케팅 선의로 해석해야

[서울=내외뉴스통신] 탁계석비평가회장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얼마 전 인터넷을 검색하다 깜작 놀랄 소식 하나를 접했다. 골프공과 대구오페라하우스 논란이다. 그러니까 대구시 의회행정감사 언론보도다. 기념품으로 제공한 골프공과 오페라가 무슨 관계인가하는 것이다. 오페라하우스측이 그래도 좀 여유있는 골프를 치는 분들을 대상으로 홍보, 마케팅에 나선 것 같은데 직접화법으로 생각을 하다 보니 엉뚱한 것으로 비화한 것이다.

대체로 골프는 좀 민감하여, 정치들이나 공무원들이 타이밍을 잘 못 잡을 경우 입방아에 오르기 십상이지 않은가. 그렇지만 오페라를 사랑하고 아끼는 입장이라면 골프공이 눈에 들어오기보다 이들에게 성원을 보냈지 않을까 싶다

기념품은 받는 대상자에 맞춤형으로 

흔히들 기념품으로 우산, 핸드폰 보조 충전기 같은 것을 주지만 그 옛날에는 은행에서 플라스틱 돼지저금통을 주지 않았던가. 그렇다고 기념품이 반드시 직무성과 연계되어야 할까. 그 보다는 대상에 맞춰 주면서 부족한 재원이나 관객 확보를 하려는 극장의 아이디어가 신선해 보인다.

최근엔 코로나 19로 들리지 못했지만 대구오페라하우스는 국내에서 유일한 오페라극장 기능을 하고 있어 모두가 부러워하고 있다. 물론 선진국 극장과는 비교가 되지 않지만 척박한 토양에서 오페라가 시민의 행복을 주는 공연으로 정착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세계의 오페라극장들은 2,000명에 이르는 예술과 행정. 기술 직원이 근무한다. 이영조 원로 작곡가는 몽골 국립극장만해도 600명이 넘고 몇 개월씩 공연을 하고 있었고 늘 만석(滿席)이어서 놀랐다고 한다. 원인을 알아보았더니 초등학교때부터 거의 의무적으로 오페라를 봐서 성년이 되어서 우리가 안방 드라마 보듯 생활에 파고든 것이라고 했다.

이번 골프공은 아직 오페라가 대중화되지 못해서 생긴 불협화음이 아닐까 싶다. 행정과 예술의 입장 차이가 클 수밖에 없는데, 선진국일수록 예술가에게 창의적 환경과 전문성 확보를 통해 국가 문화 예술 역량을 키워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최저가를 찾아야 하는 입찰과 최고 상품을 만들어야 하는 괴리에서 일반 행정의 잣대는 예술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이다. 또 하나 18년정도 된 대구오페라하우스 정도면 에이전트없이도 외국 극장과 계약이 가능하지 않는가의 주장도 전문성에 대한 곡해로 보인다. 몇백년 역사를 가진 국제적으로 유명한 유럽 극장들이 지금도 기획사를 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왜 기획사를 통하겠는가? () 퀄러티의 해외 물품을 직거래하지 않고 에이전트를 통하는 것은 나라별로 다를 수 있는 법률적 절차를 포함한 계약의 안정성을 보장 받고 직거래 시 발생할 수 있는 유착 관계 등 여러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이다. 굳이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유럽에서는 실력 없는 예술가는 기획사에 소속되기도 어렵고, 실력 있는 유명 예술가나 예술작품, 극장은 기획사를 통하지 않고는 섭외는 물론 접근 자체가 어렵다.비유하자면 피아니스트 조성진, 연예인 유재석을 기획사 없이 데려올 수 있겠는가?

유명아티스트 에이젠트는 국제관례로 성장한 것 

이름 없는 무명 가수를 섭외하는데 기획사를 통하는 경우는 없다. 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연예인을 어떤 무대에 세우려할 때 어느 정도 개런티나 대우가 필요한지 연예인 본인과 직접 계약하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해외에서 활동하는 유명 예술가, 예술작품 섭외를 농산물 직거래하듯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무명의 예술가 10명이 서는 무대에 100명의 관객이 든다면, 4000만원 개런티를 받는 실력있는 예술가가 나오는 무대에는 3000명이상의 관객이 보러 온다. 예술작품 향유에 대한 지역민들 특히 젊은 세대의 관심과 요구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물건의 질, 예술작품의 질 향상으로 관객 수를 늘려 가는 일, 그 작업을 이제 시작해야한다.

몇해 전에 스칼라극장에 재정위기가 닥쳐 시즌 오픈을 못하게 되자 한 기업이 470억원을 지원하고 나선 우리로선 꿈같은 스폰서가 일어나는 것이나, 세계적 지휘자가 도밍고가 LA에서 바그너 축제를 기획하면서 재정이 부족해 시()에 지불보증을 요청하자 이곳 시민들이 자존심이 상한다며 후원 모금을 해 예산을 만들었다니 이 역시 우리로선 쉽게 이해가지 않는다.

오페라에 시민의식 발화해야 예술 행복 누려 

2차대전 중에도 오페라하우스 불을 꺼지 않은 베를린 시민들이 인프레로 화폐가치가 엄청나개 떨어져 곤궁한 때에 가제도구를 팔아서 오페라를 보았다고 한다. 어느 정도 관객 개발이 이뤄진 대구시민들이 코로나19로 반토막 난 내년 오페라 예산에 항의하는 아름다운 시위(?)는 언제쯤 가능할까?

대구가 골프공이 오페라에 직격탄이 될 정도의 수준을 벗어났으리라 믿는다.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 오페라는 극장에게 그 전문 영역을 한없이 존중한다면 품격의 도시, 삶이 행복한 도시로서 비전을 갖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골프장에서 어제 밤 오페라를 보았다며 작품을 평()하는 시절은 또 얼마를 기다려야 할까.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musictak@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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