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지도층, 젊은 층 헌혈 참여 많으면 좋겠어요”

[전북=내외뉴스통신] 진재석 기자

그에게 헌혈의 의미를 묻자 “하나의 루틴”이란 대답이 돌아왔다.

체육업계에서 ‘루틴’이란 말은 ‘규칙적으로 실행하는 본인만의 습관이나 행동’을 뜻한다.

전북대 체육교육과 조교로 재직 중인 진필수 씨에게 헌혈은 거창한 의미가 아니라 평범한 일상의 반복이다.

진 씨는 지금까지 총 357회의 헌혈을 해 최근 ‘최다 헌혈자’로 ‘완주 기네스’에 등재됐다.

고교 1학년 때인 1991년, 학교에 온 헌혈버스를 보고 호기심 반 기념품 욕심 반에 첫 헌혈을 한 그는 1997년 군 제대와 함께 대학에 복학한 후 본격적으로 헌혈 대열에 합류했다.

대학 정문 안에 컨테이너박스로 만든 헌혈의 집이 있었는데, 갈 때마다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는 직원의 환대에 감동해 자꾸 가게 됐다.

“당시엔 헌혈카드를 수기로 작성했는데, 한 장 한 장 늘어가는 내 카드 분량에 자부심을 갖게 됐고 강력한 동기유발이 됐다.

헌혈하고 받은 영화 티켓으로 친구들과 문화생활을 누리기도 했지요.”헌혈을 자주 하다 보니 주변에 이 사실이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고 진 씨는 어느 순간에 강한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

헌혈을 고귀한 봉사나 특별한 행동이라 생각하지 않고 자연스런 삶의 일부로 누가 알아주든 그렇지 않든 일관성 있게 해야 하겠다는 책임감이다.

그래서 굳이 날을 정해놓고 헌혈을 하거나 별도로 시간을 내지 않고 상황이 허락하는 대로 자연스럽게 가까운 헌혈의 집으로 향한다.

피곤하거나 다이어트를 할 때 헌혈하려다“다음에 오세요”며 거절당한 사례가 10여 차례 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삶에 체화된 헌혈이랄까?혈액은 우리 몸무게의 약 8%를 차지하며 이 중에서 10%는 여유분이다.

몸무게가 약 70kg인 사람은 5.6kg가량이 혈액이며 560g 정도는 여유분인 셈이다.

이 여유분을 헌혈하는 것인데, 건강한 사람은 헌혈 후 며칠 안에 정상 혈액량이 다시 만들어진다.

진필수 씨는 산술적으로 그동안 한 달에 한 번 가량 헌혈의 집을 찾았다.

지난 2008년 1월 결혼식 당일에도 헌혈을 하고 식장에 들어갔는데, 마침 그날이 200회 헌혈이었다.

그가 지금까지 한 헌혈의 양은 총 14만3,000cc로 신체 건강한 70kg의 성인 남성 28.6명의 몸속에 가지고 있는 혈액량과 비슷하다.

하지만 그가 갖고 있는 헌혈증은 대략 20여 장이 전부다.

혈액을 필요로 하는 주변인이 요청해 올 때마다 내 것이 아닌 것처럼 모두 증여했다.

이런 그에게도 아쉬움이 있다.

헌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사회지도층과 젊은 층의 참여 부족 등이 그것이다.

진필수씨는 “우리 사회의 이기주의와 개인주의, 피를 뽑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아직도 자리하고 있다”며 “새해에는 일정한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헌혈에 적극 동참해 이런 부정적 기류를 깨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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