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뉴스통신] 서월선 기자

아내가 얼마 전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 가족은 밀접 접촉자라 나와 초등학교 다니는 아들과 딸은 함께 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결과를 기다리는 내내 마음을 졸였다. 종교는 없지만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했다. 나도 나지만 아이들이 더 걱정되었다.

혹여나, 양성이 나와 사회적 원망이나 듣지는 않을까, 친구들이 다 알 텐데 따돌림을 당해 마음이 다치지는 않을까 하는 어리석은 생각과 이런저런 복잡한 걱정으로 결과를 기다리는 내내 답답한 가슴앓이만 하고 있었다. 다행히 아이들과 나는 음성판정을 받았고 아이들이 학교와 일상으로 돌아가면 아무 일 없었던 듯 따뜻하게 맞이해 주길 바라면서 14일간의 자가격리는 시작되었다.

아내는 양성판정을 받기 며칠 전부터 마른기침 증상이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집안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나에게도 써주기를 바라던 아내는 잘 때조차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보건소에 검사를 받으려 문의를 해도 확진자와의 접촉 근거가 없고 열도 정상적이라 검사를 할 수 없다고 하니 방역수칙을 더 철저히 준수하는 방법밖엔 뾰족한 수가 없었다.

며칠 후 최근 식사를 같이했던 지인이 열이 나서 PCR검사를 했다는 말을 전해 듣고 다음 날 바로 보건소에 예약 후 PCR검사를 받았다. 다행히도 감기 기운만 있어도 PCR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방침이 내려진 상황이라 가능했다. 결과는 양성. 아내가 작은 가게를 하는데 아내와 손님 모두 마스크를 잘 착용한 덕분인지 접촉자들도 음성판정을 받았다. n차 감염으로 확산이 되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아내는 죄책감에 너무 미안해했다. (치료기간동안)다행히 주위의 격려와 응원에 힘입어 잘 이겨내고 있었다.

우리의 14일간의 자가격리는 밥 먹는 시간과 씻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잠자는 시간을 포함해 거의 24시간을 마스크를 쓰고 생활해야만 하는 나날이었다. 하루 10분 이상 3번 환기를 하고 각자의 공간에서 집안 속 거리 두기, 밥 먹을 때는 말 안 하기, 식사도 각자의 그릇에 각각 담아 먹고 수시로 손이 닿은 곳에 소독약을 뿌리는 등 격리수칙을 철저히 준수했다. 격리가 해제된 지금도 우리 가족은 이것을 지키고 있다. 마스크 착용은 기본이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가족 간 감염이 25%나 되고 감염 경로가 불확실한 게 28%가 된다고 하니 이젠 가족 간의 거리 두기도 필수가 되었다. 특히, 40~50대가 n차감염을 일으키는 확률이 60%나 된다고 하니 아이가 있는 가족들은 집안에서도 마스크 쓰기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하다.

2주간의 자가격리는 많은 것을 알고 느끼게 해 주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알게 되었고 엄마의 빈자리, 아이들의 일상, 아빠도 다정할 수 있다는 것, 소소하게 보이던 일상이 나에게는 너무나 값진 시간이었다. 더불어 아내의 부재로 제대로 된 끼니를 챙기지 못할까 이것저것 챙겨주시던 마음 따뜻한 지인과 이웃들.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흐려지고 느슨해질 수도 있겠지만 가족의 소중함과 따뜻한 이웃들이 있다는 것을 안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제, 코로나는 일상 속 깊숙이 들어와 버렸다.

몸과 마음이 지치고 힘들었던 2020년. 누구는 직장을 잃고, 누구는 생계를 잃고, 또 누구는 가족을 잃고,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못했던, 그 누구도 결코 자유롭지 못했던 한 해를 보냈다. 마스크 착용이 최고의 백신이다. 지금의 위기를 현명하게 이겨내어 다시, 마스크 속 미소를 함께 나눌 날을 기다려 본다.

 

ss0149@nbnnews.tv

내외뉴스통신, NBNNEWS

기사 URL : http://www.nb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53523

저작권자 © 내외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