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주 월요일

[내외뉴스통신] 서월선 기자

어딜 가나 주식 이야기다.

주식에 대해서는 1도 모르기 때문에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는 다 알 수 없으나 다들 표정이 흐뭇하다.

하루에 얼마씩 벌었다고 얘기하는 걸 들어보면 내 하루치 원고료 정도는 가만히 앉아서 버는 것 같다. 아무것도 안 하는 사람은 괜히 뒤떨어지는 것 같은 불안함이 들기 딱 좋은 이야기들이다.

요즘 직장인의 3대 후회라는 게 있다.

그 때 집을 샀더라면......

그 때 주식을 샀더라면......

그 때 비트코인을 샀더라면......

이 가운데 아무것도 못한 사람은 가만히 있다가 벼락거지가 된다고 한다.

실제로 잃은 돈은 없는데 거지가 된 것 같은 느낌, 참 상대적이다.

하긴 빈부라는 것 자체가 상대적인 개념 아닌가?

미국 스텐포드 대학의 조사에 따르면 가난한 동네에 사는 가난한 사람보다 부자 동네에 사는 가난한 사람의 수명이 더 짧다고 한다.

‘비교’ 때문이다.

남과의 비교가 어떻게 정신을 무너뜨리는 지 우리는 학창시절에 많이 경험해 봐서 잘 안다.

이렇게 투자에 열을 올리는 때, 돈 안 되는 데 집중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책 읽는 사람들이다.

책을 많이 읽지는 않지만 2개의 독서모임에 적을 두고 있는 덕분에 책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은데, 이 사람들은 어디 나가지 못해 우울하다는 이 코로나 시대가 오히려 반갑다고 한다. 책 읽을 시간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남들이 어떤 게 우량주인가 고민할 때 어떤 책이 좋다며 서로의 독서목록에 있는 귀한 정보를 교환한다.

물론 이들 역시 주식도 하고 집도 사고 전자화폐도 사면서 잃기도 하고 얻기도 한다.

하지만 책과 더불어 세상만사의 이치와 순리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지금 내 손에 있는 물질이 그저 스쳐가는 것임을 안다.

벼락거지가 된 것 같은 이 유쾌하지 않은 느낌이 실체가 아니라 비교에 의한 불안심리라는 것도 안다.

그걸 알면서도 불안해하고 욕망하기도 하지만 이내 마음을 다스릴 줄도 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주식으로, 집값 시세로 돈을 많이 벌었다고 해도 오래 부러워하거나 비교하지 않는다.

지금의 투자열풍이 얼마나 갈지 모르겠다.

하지만 잃어도 벌어도 마음의 중심을 단단히 잡아매게 하는 가장 든든한 우량주는 마음의 주식, 책이 아닐까 싶다.

주식으로 돈 벌지 못한 사람의 괜한 넋두리만은 아니다.

▲김윤숙
방송작가 26년차
현) TBN 대구교통방송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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