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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뉴스통신] 서월선 기자

‘이 회사는 나 없으면 안 굴러가~~’

가끔 이렇게 말하는 직장인을 보게 된다.

이런 주인의식과 자신감을 갖고 회사 생활을 하면 얼마나 힘이 나고 즐거울까 싶다.

나 역시 그런 시절이 있었다.

‘이 프로그램은 김 작가 아니면 안 돼~’

이런 말을 철썩 같이 믿고 프로그램의 선장인 프로듀서보다 더 열정을 갖고 일한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러 저러한 일로 그 프로그램에서 빠졌을 때 나 없으면 굴러갈까 싶었던 프로그램이 변함없이 잘 되는 걸 몇 번 경험한 후에야 아~ 나 없으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은 그야말로 나만의 착각이었구나 깨달았다.

사회생활 처음 시작할 때 어느 선배가 이런 조언을 했다.

대체불가능한 사람이 되라고......

하지만 삼십년 가까이 사회생활을 해 본 결과, 대체불가능한 사람이 되는 일은 너무나 진이 빠지는 데다 불가능에 가깝다.

다들 고만고만한 사람들 사이에서 대체할 수 없는 독보적인 존재가 된다는 건 뼈를 깎는 부단한 노력으로도 힘든 일임을 깨달은 지 오래다.

힘 빠지는 소리일 수도 있지만, 오히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노동자는 공장의 기계 부품과 다르지 않다.

내가 빠지면 다른 사람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그러면서 기계는 쉼 없이 굴러간다.

그래서 요즘은 대체불가능한 사람이 되는 일보다 대안을 만드는 일에 더 열중하고 있다.

대안이 있는 사람은 참 여유 있고 매력적이다.

‘나 이거 아니라도 할 일 있어~’

이건 마치, 연애할 때 ‘너 아니라도 다른 사람 줄 서 있어~’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그래서 상대방으로 하여금 더 안달 나게 만드는 밀당의 고수 경지다!

그 대안이 일이라도 좋고 취미생활이라도 좋고 사회봉사라도 좋다.

누구나 생계를 위해 지금의 자리에서 쳇바퀴 돌 듯 달리고 있지만 그래도 이거 아니라도 할 수 있는 일, 하고 싶은 일이 있다는 건 더할 수 없는 마음의 위안을 준다.

대체불가능한 사람이 되기 위해 한번쯤 열정을 불태워 봤다면 이제는 대안이 있는 삶을 만들기 위해서 좀 더 마음을 열고 시야를 넓힐 필요도 있는 것 같다.

게다가 누군가에게 대체불가능한 사람으로 산다는 건 그저 객체로서 머무는 일이지만 나만의 대안을 만드는 건 나를 주체로 세우는 일 아닌가?

때문에 굳이 갑을을 따지더라도 대안이 있는 사람은 무조건 갑이고 승자다.

지금껏 을로 살았다면 인생 후반부는 선택지가 많은 갑의 삶도 경험해봐야 하지 않을까?

▲김윤숙
방송작가 26년차
현) TBN 대구교통방송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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