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내외뉴스통신] 임정은 기자

설 명절을 맞아 과대포장 대신 실속뿐만 아니라 명분과 신념까지 챙긴 소비를 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만남보다 선물로 인사를 대신하면서 선물의 내용뿐만 아니라 포장재까지 고려하는 소비를 하는 것이다.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려고 애쓰는 손세라(35)씨는 "대기업 판촉에 휘둘려 쓰레기를 만드는 것이 아닌, 상대방을 위해 고민하고 정성을 담은 선물이야말로 진정한 선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고체 샴푸를 손수건에 포장한 선물을 준비했다.

 고체 샴푸를 손수건에 포장한 선물. (사진 출처='샘크래프트')

손씨는 "평소 진열대의 상품들도 과대포장이라고 생각하는데, 특히 명절 선물은 더욱 심각하다"면서,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 트레이에, 비닐 코팅 된 종이상자, 그것을 코팅 포장지로 마무리, 거기에 더해 상자 규격대로 맞춤 제작된 코팅 종이봉투까지. 플라스틱 쓰레기 양산뿐만 아니라, 일반 종이 재활용까지도 방해한다"며 친환경 설 선물을 준비하게 된 계기에 대해 말했다.

덧붙여 준비한 친환경 선물 업체의 포장 안내와 선물 포장을 친환경적으로 직접 한 '네이버카페 제로웨이스트홈'에 올라온 사례도 소개했다. 

 옥수수로 만들어진 포장완충제와 친환경 소재 포장재에 대한 안내문. (사진 출처='샘크래프트')

'춘천꼬꼬마엄마'라는 닉네임의 이용자는 "친환경적인 포장을 위해 이면지로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면서, "품이 더 많이 들기도 하지만 쓰레기 없는 삶을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고 말하며, 직접 만든 쿠키와 잼을 선물했다.

 종이와 종이 스티커로 포장한 쿠키(왼쪽)와 사용했던 유리병을 소독하여 뚜껑없이 크라프트지와 마끈으로 포장한 수제잼(오른쪽). (사진 출처=네이버카페 '제로웨이스트홈')

'수원 별빛하늘'이라는 닉네임의 이용자는 천 기저귀를 면더스트백에 포장했고, '노르웨이숲'이라는 닉네임의 이용자는 배달용 치킨 박스에 붙어 있던 리본을 보관해뒀다가 붙여 포장했다. 

 면더스트백에 포장한 천 기저귀(왼쪽)와 배달용 치킨 박스의 리본을 붙여 포장한 선물(오른쪽). (사진 출처=네이버카페 '제로웨이스트홈')

홍수열 자원순환경제연구소 소장은 "선물 문화가 왜곡되면 자신의 부와 위신을 내세우는 허례허식을 조장하고 불필요한 낭비가 발생한다. 선물은 마음을 담은 물질의 교환이지만 선을 넘으면 경제의 뿌리를 흔드는 사치가 되고, 마음을 돈으로 사는 추악한 뇌물이 되고, 환경을 파괴하는 물질의 낭비가 된다"면서, "명절을 전후해서 가정에서 배출되는 스티로폼 등 포장 쓰레기는 산처럼 쌓인다"고 말했다.  

네이버 카페 '제로웨이스트홈(cafe.naver.com/zerowastehome)'의 운영자 이도연(42)씨는 "(온라인 카페에서) 개인적으로 노력하시는 분들이 늘어나는 것은 감사한 일이지만,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환경에 특별한 관심을 가진 소수가 이렇게 각개전투를 해야하는 것"이라며, "대다수의 사람들이 쉽고 편하게 지속가능한 삶을 영위하는 문화가 정착되도록 생산자인 기업이 앞장서서 처음부터 포장도 내용물도 재활용하기 쉽고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야 바람직하다"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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