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순위 대상자 동의율 전국평균 이하...K요양원은 99%가 거부
군 보건소 소극적 자세도 한 몫...폐쇄적 업무태도 여전

경남 합천군청 전경
경남 합천군청 전경

 

[경남=내외뉴스통신] 이우홍 기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이 오는 26일부터 시작되는 가운데 경남 합천지역 요양병원·노인요양원 1순위 접종 대상자의 접종 동의율이 전국 평균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노인요양원은 1%미만의 동의율을 기록해, 집단면역 형성을 위한 정부의 백신 무료접종 취지가 무색해진다. 더욱이 합천은 지난해 2월 20일 경남도내에서 첫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나온 지역이여서, 1차 백신 접종률 부진에 따른 불안감이 우려된다.

20일 질병관리청(질본)에 따르면 정부는 전국의 요양병원·노인요양원 등에 있는 만 65세 미만 입소자·종사자를 대상으로 첫 백신접종을 할 계획이다. 이날 현재 1순위 접종 대상자 36만6959명 중 93.8%인 34만4181명이 예방접종에 동의한 것으로 집계됐다.

본지 취재 결과, 합천지역의 경우 요양병원 2곳과 노인요양원 6곳의 백신접종 대상자는 전체 입소자·종사자의 34.4%와 38%로 각각 파악됐다. 이들 접종 대상자의 접종 동의율은 평균 87.5%로, 전국 평균치 전국 평균치 93.8% 보다 6.3%가 낮았다.

문제는 합천지역 요양병원·노인요양원의 전체 입소자·종사자 가운데 1차 백신접종 대상자인 65세 미만이 3분의 1 가량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더욱이 이들 대상자 중에서도 접종 거부율이 11%(요양병원)·14%(요양시설)에 달한다면 전체 인원 중에서 실제 접종자는 크게 줄어들 수 밖에 없다.

특히 합천군 가야면에 있는 K노인요양원은 전체 인원 105명 가운데 65세 미만이 33.3%인 35명에 그치고, 이들 접종대상자 중에서 접종 동의자는 2명에 불과해 예방 접종률이 0.06%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 시설인원의 99%가 1차 접종에서 제외된다는 애기다. 오는 11월까지 전 국민의 70~80%에게 백신을 접종해 집단면역을 형성시키겠다는 정부 목표가 무색해지는 장면이다.

이에대해 합천군보건소 관계자는 “K노인요양원에 수차례 전화를 통해 접종을 설득했지만 언론에서 제기한 AZ백신의 불안감을 넘지 못했다”며 “백신을 안 맞겠다는 사람에게 강제로 맞힐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노인요양원의 접종 동의율이 낮아도 너무 낮아 코로나19 예방효과가 사실상 없다는 점에서, 보건소는 물론 합천군이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K노인요양원 N원장은 “나도 백신접종을 거부했다. 큰 병원도 있는 데 왜 우리가 불안하게 먼저 맞아야 하나”며 “우리가 마루타(생체실험 재료)가 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H요양병원 관계자도 “합천군보건소 접종계획을 보면 요양병원과 상급 병원 간 접종시기가 몇일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심리적 불안감과 접종 부작용 대비를 위해서라도 병원을 먼저 접종한 뒤 요양시설 종사자에게 접종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합천군보건소는 오는 3월 2일부터 5일까지 요양병원·노인요양원에 백신을 1차 접종한 뒤 8일께에 삼성합천병원과 합천고려병원 등에 접종할 계획이다.

한편 질본을 통해 20일 전국의 1차 백신접종 대상자 및 동의율이 공개됐는 데도, 본지가 이처럼 합천지역의 접종 현황을 별도 취재한 것은 합천군보건소에서 “오는 22일 군 고위층에 보고할 내부자료이므로, 그 전에는 외부에 공개할 수 없다”며 자료제공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합천군보건소에서 지난해 간부와 직원 간에 법적 공방까지 벌였던 혼란은 점차 안정돼 가지만, 폐쇄적인 업무태도는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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