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청년 20%가 가나안 교인→10년 후 2배 증가할 수도
의사결정에 젊은 층 의견 반영, 비대면 시대 맞춘 온라인 소통·콘텐츠 필요

▲‘코로나 시대, 기독 청년들의 신앙 생활 탐구’ 그래프(사진출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21세기교회연구소䞻한국교회탐구센터䞻목회데이터연구소)
▲‘코로나 시대, 기독 청년들의 신앙 생활 탐구’ 그래프(사진출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21세기교회연구소䞻한국교회탐구센터䞻목회데이터연구소)

[광주=내외뉴스통신] 오현미 기자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전 세계가 전례 없는 위기를 겪고 있다. 그 가운데 국내에서는 방역수칙을 위반한 교회 관련 시설의 집단감염이 잇따르면서 교회의 신뢰도는 추락에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예배 방식이 많이 바뀌면서 꼭 교회에 나가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가뜩이나 교인 감소, 특히 청년세대의 감소를 겪고 있는 한국교회가 코로나19 이후 더 큰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인지도 1년이 넘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교회를 매개로 한 집단감염은 계속되고 있다. 그사이 한국교회 신뢰도는 32%(기독교윤리실천운동, 2020년 1월)에서 21%(목회데이터연구소, 2021년 1월)로 10% 이상 하락했다.

이뿐 아니라 지난 1월 목회데이터연구소가 만 19~39세 개신교인 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1 기독 청년 신앙과 교회 인식 조사'에 따르면 70.6%가 교회들의 코로나 대응이 미흡했다고 답했다. 그리고 앞서 1월 청년사역 연구소가 페이스북을 통해 실시한 일부 교회의 대면 예배 강행에 대한 긴급 설문조사(518명 참여)에서 역시 슬프다·화가 난다의 응답 비율(464명)이 90% 가까이를 차지했다.

실제 코로나19 방역상황에서 교회들의 대응과 관련한 부정적 인식과 함께 코로나19로 인한 예배 방식의 변화와 교회 내 소그룹 모임도 금지되면서 교회 출석 교인 수는 계속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 공개된 ‘2020년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예배를 드리지 않는 개신교 인구가 지난해 3월 13.0%에서 7월에는 18.2%로 증가했다. 교계 전문가들은 이 비율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위 인식조사 결과와 관련해 “전체적으로 추려내보면 가나안 성도가 늘어난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교회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는 현 상황에서, 코로나19 이후 특히 20~30대 청년층이나 소속감 없이 주일 예배만 나오는 성도 그룹에서 교회를 떠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21세기교회연구소와 한국교회탐구센터, 목회데이터연구소가 공동으로 지난 1월 가나안 성도를 포함한 기독 청년 남녀(19세부터 39세 이하)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독 청년들의 사회 및 신앙 의식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참가한 대상자 700명 중 '가나안 교인'은 142명으로 20.3%를 차지했다. 그런데 문제는 10년 후 신앙생활과 교회 생활을 지속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40%에 가까운 수가 ‘신앙은 유지하지만, 교회에는 잘나가지 않을 것 같다’고 응답했다는 데 있다. 아예 '기독교 신앙을 버리겠다'는 응답도 7%나 됐다.

위 의식 조사에서는 비대면 시대와 관련해 그렇다면 온라인예배가 가나안 성도들의 신앙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부분도 관심이 모아졌다. 기독청년에게 모든 활동이 온라인에서 이루어지는 온라인 교회에 출석할 의향이 있는지를 물었을 때 지난해 7월 29%에서 지난달에는 36%로 증가해 10명 가운데 3명은 온라인 교회에 참석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이들 중 가나안 성도의 온라인 교회 참여 의향은 40.1%로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예배와 관련해 광주시 광산구 소재의 한 교회에 다니는 A 양은 “제가 다니는 교회는 대면 예배 없이 그동안 온라인 예배만 드렸다”고 말하면서 “직접 나가서 드리는 예배가 더 현장감은 있겠지만, 솔직히 말하면 굳이 이런저런 준비를 안 해도 되고, 교회를 안 나가니 좋았었다. 다시 대면예배가 시작되면 교회에 선뜻 나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라고 고백했다.

이런 결과에 대해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정재영 교수는 지난달 ‘코로나 시대, 기독청년들의 신앙생활 탐구’를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가나안 성도가 신앙을 잃지 않도록 돕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청년들의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만족도는 높은 만큼 신앙 입문자나 초신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다양한 신학적 이슈에 대한 콘텐츠 개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목회데이터 연구소 지용근 대표는 비대면 시대 도래와 관련해 지난 1월 목회데이터연구소와 목회사회학연구소, 문화선교연구원이 협력해 올 한 해 문화선교 트렌드를 진단하는 포럼에서 “코로나 종식 후 대면 예배로 돌아가겠다는 교인은 40%뿐인 것에 비해 목회자들은 이에 대한 대비가 부족한 상황이다. 또 교회 리더들이 디지털 소외계층이 돼 버렸다. 이는 올해뿐 아니라 앞으로도 한국교회의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따라서 교회 의사결정 구조 안에 젊은 층의 의견을 반영해야 하고, 다음 세대를 위한 온라인 콘텐츠 개발과 이념 갈등을 넘어 교회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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