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인모 (사진 제공 = 유니버설뮤직)​
​▲양인모 (사진 제공 = 유니버설뮤직)​

 

[서울=내외뉴스통신] 홍성훈 기자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 그의 정체성과 음악적 방향을 담은 2집 앨범 [현의 유전학]을 3월 9일(화) 발매한다.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최초로 한국인으로서 우승을 하면서 발매한 1집 [파가니니: 24개의 카프리스]는 파가니니 콩쿠르 우승자로서의 선언 같았던 앨범이라면 이번 2집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의 음악적 정체성과 방향을 녹여냈다.

“현의 역사는 고조되는 긴장감의 역사이다”라고 말하는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는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오래전 노래가 있었고 불이 있었다고 말한다.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발표하는 두 번째 앨범에서 양인모는 우리가 바이올린이라 부르는 나무상자에서 소리를 내는 말 털 도구의 조상 격인 활비비로 인간이 처음 불을 피웠던 그 순간의 경이로움을 재현한다. 때문에 앨범의 첫 곡은 중세시대 독일의 대 수녀원장 힐데가르트 폰 빙엔이 남긴 시와 음악에서 시작한다. 소프라노 임선혜가 참여했고 원곡에는 바이올린 파트가 없지만,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 기존 음악에 영감을 받아 바이올린 파트를 작곡해서 새롭게 창작했다.

다음 곡에서는 이탈리아 태생인 니콜라 마티아스의 환상곡 a단조로 스트라디바리우스를 A=415Hz에 조율하여 바로크 시대 바이올린 거장들의 매혹적인 환상의 세계를 표현한다. ‘라 폴리아’는 시대와 기원을 알 수 없는 화성 진행을 보여준다. 이 곡은 수많은 18세기 작곡가들에게 영감의 불꽃이 되었으며 대표적인 곡이 당대의 비르투오시티를 정립한 아르칸젤로 코렐리의 12곡 소나타이다. 러시아 작곡가 로디온 셰드린은 2005년에 곡을 쓸 때 ‘집시 멜로디’의 아찔한 소용돌이를 표현하기 위해 바이올린을 한 노치 옮겨서 표준 피치인 A=440Hz로 조율했고 양인모는 현을 소프트한 실버 와운드 거트현에서 쨍한 스틸 현으로 교체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요한 할보르센이 낭만주의 시대에 맞게 해석한 헨델 주제에 의한 파사칼리아는 바이올린과 비올라의 여덟 현이 장밋빛 광채를 낸다. 비올라는 리처드 용재 오닐이 참여했다.

영감의 불꽃을 남부 유럽의 집시 마차 행렬에서 남미의 나이트클럽으로 전달하는 또 다른 시간여행 곡은 피아졸라의 ‘탱고의 역사’이다. 4악장으로 구성된 음악 여행에서 가이드는 탱고가 탄생한 아프리카계와 유럽계 이민자 커뮤니티로 인도한다. 라벨의 ‘치간느’에서 그는 연주자의 낭만주의적 ‘해석’을 조롱하기라도 하는 듯 본래 즉흥성이 특징인 헝가리 집시 음악을 바이올린과 하프 편성이라는 고급음악으로 승화시키는 역설을 제시한다. 양인모는 “전혀 다른 두 현악기가 함께 연주하면 피아노로 들을 수 없는 색채와 질감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한다. 살바토레 시아리노는 바이올린 연주자는 아니었지만, 코렐리와 파가니니의 역할을 이어받아 바이올린 독주를 위한 6개의 카프리스를 작곡했다.

양인모는 “우리에 대한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면서 “사람들과 그들이 살았던 환경, 비록 수 세기 전에 완성된 음악이지만 멀리 있지 않은 그곳들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소리는 사라지기 때문에 우리는 그 소리 들을 거듭 되새겨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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