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 특사 "일본 정부, IAEA와 충분히 협의했다고 확신해...미국 개입 적절하지 않다"
미 FDA "일본 원전 폐수, 인간과 동물 건강에 영향 없을 것"

(사진=외교부)
한국을 방문한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가 지난 17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사진=외교부)

[내외뉴스통신]이성원 기자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한국을 방문한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를 만나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 관련해 "심각한 우려"를 미측에 전달했으나, 케리 특사의 반응은 싸늘했다.

지난 17일 정 장관은 케리 특사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외교장관 공관에서 만찬을 가졌다. 정 장관은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한 우리 정부와 국민의 심각한 우려를 미국 측에 전달했다. 또 향후 일본이 국제사회에 보다 투명하고 신속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미국 측이 관심을 가지고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우리 정부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 과정 전반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와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검증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3일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전사고로 발생한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인스타그램 캡쳐)

앞서 지난 13일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전사고로 발생한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오염수 처분에 관한 기본 방침은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심사와 승인 등을 거쳐 실제 방출까지 2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일본이 폐로 작업 완료 시점으로 제시한 2041년~2051년까지 장기간에 걸쳐 바다에 방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우리 정부는 "이번 결정은 우리 국민의 주변 환경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이를 받아들이긴 어렵다"고 즉각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도 같은 날 홈페이지에 담화문을 올려 "일본의 가까운 이웃이자 이해 관계자로서 중국은 이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우리 정부와 인접국가들의 거센 반발에도 "한국·중국 따위의 항의를 듣고 싶지 않다"고 발언했다.

케리 특사는 18일 방한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기 전 서울 시내 호텔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에 대한 질문에 "일본 정부가 IAEA(국제원자력기구)와 충분히 협의했다고 확신한다"며 사실상 일본 정부의 결정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일본 IAEA와 긴밀히 협력해 왔으며, 앞으로도 계속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우리는 IAEA의 원자력 안전 기준과 규범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 결정에 한국 정부가 요구한 충분한 정보 전달을 할 수 있도록 미국의 역할을 하는 것과 관련해  "당장 (개입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며 "이미 진행 중인 절차에 미국이 개입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케리 특사의 입장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이 "세계적으로 인정된 원자력 안전 표준에 따른 접근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내용과 같은 맥락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일본의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해 "우리는 일본이 제안한 대로 처리된 (원전) 폐수를 바다에 방출해도 인간과 동물에 영향이 없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한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에 우리 나라와 유엔, 중국, 러시아, 대만 등도 반대하고 있어 오염수 방류 문제를 둘러싼 외교전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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