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를 지나다 보면 같은 신호등이 여러 대 달려 있어 어떤 신호등을 봐야 할 지 난감할 때가 있다. 서울시가 이렇게 차로 수에 비해 많이 설치돼 시민에게 혼란을 주는 신호등을 제거하기로 했다.

서울시(도시교통본부)는 서울지방경찰청(교통지도부)과 함께 기존 교통신호등 수를 전수조사 하여 차로 수 대비 여러 대 설치된 신호등을 제거하여 시민 혼란을 막고, 에너지를 절감하고자 신호등 수를 도로·교차로 여건에 맞게 탄력적으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 9월 시범적으로 종로 일대 신호등 30대를 제거했으며, 연말까지 시내 전체 신호등 전수 조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교통신호등은 과거 전구식 신호등을 운영할 당시, 백열전구 고장이 잦아 같은 신호등을 여러 대 설치해 운영해 왔으나 최근 전구에 비해 7배 이상 수명이 길고 선명한 LED등으로 교체되면서 한 도로에 여러 대 설치된 신호등을 줄일 수 있게 되었다.

LED 신호등은 기존 백열등 보다 색상이 선명하고 밝아 멀리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다 에너지 효율도 10배 이상 높아 서울시는 2010년 시내 모든 교통신호등을 LED로 교체했다.

서울시는 먼저 올해 시범사업으로 종로 이화동 일대 도로 65개소에 설치돼 있는 총 489대의 신호등 중 30대를 제거하고 현재 459대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는 연말까지 차로 수에 따른 교통신호등 설치현황을 전수 조사하고, 서울지방경찰청과 협의하여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신호등 수를 전면 조정할 계획이다.

교통신호등은 2011년 12월 개정된 ‘교통신호기 설치·관리 매뉴얼’에 따라 설치, 운영되고 있으며 이번 신호등 대수 조정 또한 매뉴얼에서 정한 차로별 신호등 설치수량에 따라 이뤄지게 된다.

이에 따라 기존에 신호등 2대가 설치되어 있던 편도 3차로 이하 도로에 앞으로는 신호등이 1대만 설치되며 △편도4차로 도로는 기존 3대→2대로 조정된다.

교차로의 경우에는 2차로는 1대로, 3차로는 2대로, 4차로는 3대로 조정해 운영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현재 시내 도로에 설치되어 있는 전체 신호등 60,854대 중 교차로 여건에 따라 신호등 수를 조정하게 되면 그 결과로서 신호등 약 3천대를 줄이게 되며 연간 13억의 에너지 및 유지관리 비용, 1,300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34만Kwh의 전력사용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철거한 신호등은 추후 교차로·이면도로 등 보수가 필요하거나 신규 수요가 발생하는 곳에 투입하여 재활용한다.

서울시는 교통신호등을 제어하는 ‘교통신호제어기’의 유지관리 예산을 절감하고 관리 효율 또한 높이기 위해 기존에 설치해 오던 2004년형에서 표준 규격에 따라 제작된 2010년형으로 교체하기로 했다.

서울 시내 교통신호제어기는 현재 3,691대로 표준화된 기준이 없었던 2004년에 제작된 기존 제어기의 경우, 업체 간 부품 호환이 되지 않아 업체가 도산 등의 이유로 사라지면 제어기 유지관리나 프로그램 수정 등에 큰 걸림돌이 되어 왔다.

2010년형 교통신호제어기는 2004년형과 비교해 제작사별 부품 호환이 가능하고, 중앙관제센터에서 소프트웨어를 원격으로 업그레이드 및 관제가 가능해 고장으로 인한 무단횡단·사고를 예방하는 등 기능 측면에서 월등히 우수하다.

아울러 서울시는 그동안 각 업체별로 제작되는 제어기 간 부품 호환성을 검사하여 총 9개 업체의 부품이 표준형으로 제작돼 호환 가능한 것으로 확인했다. 따라서 앞으로는 이들 업체의 부품을 사용함으로써 신호제어기의 관리 효율을 높이기로 했다.

현재 시내에서 운영 중인 교통신호제어기는 총 27개 업체가 제작한 제품을 사용하고 있으나 앞으로 각 업체 간 호환이 가능한 부품을 사용함으로써 업체가 없어지더라도 제어기를 통째로 교체할 필요가 없어져 유지관리 예산을 대폭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서울시 윤준병 도시교통본부장은 “신호등의 기능 개선에 맞게 신호등 수를 탄력적으로 조정할 계획” 이라며 “교통안전, 에너지 절감, 도시미관 개선을 위해 신호등 수의 조정뿐만 아니라 각종 교통시설물을 지속적으로 관리 및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내외뉴스통신=이승덕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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