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야깃 거리를 남기며 화제가 되었던 2013 한국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은 삼성 라이온즈의 통합 3연패로 막을 내렸다.


열정적인 팬들의 응원과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4개팀(두산,넥센,LG,삼성)은 저마다 각자의 사연을 안고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주며 가장 꼭대기에 오르기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어우러져 프로리그의 대회라기 보다는 모두가 참여하고 즐기는 '가을축제'로 자리 매김한 모습이 두드러졌다. 보여지는 순위는 정해졌지만 모두가 '주인공'으로 남은 이유다.


그런데 이 포스트시즌 내내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었다. 특정 팀들의 선수들이 각자 캡모자, 야구헬멧, 혹은 유니폼등에 새겨넣은 의문의 번호가 그것이다. 그렇다면 선수 고유의 번호가 엄연히 존재하고 이름이 따로 있는데 이 번호의 의미는 무엇일까?


이번 포스트시즌은 한국시리즈에서 삼성 라이온스 선수들이 새겨넣은 '5'번과 '7'번이 가장 대표적이다. 이 숫자의 의미는 바로 '부상'으로 함께하지 못하거나 특별한 사유로 시리즈에 참여하지 못한 선수들을 위해 이 선수들과 비록 같이 뛰지는 못하지만 번호를 새겨 시리즈 내내 같이하는 마음을 갖겠다는 뜻이 있다. 5번은 조동찬(30)의 배번이며 7번은 김상수(23)의 배번이다. 두 선수는 각각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부상으로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하는 불운을 겪었다.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아쉽게 중도이탈한 선수들까지 챙기는 선수들의 '동료애'와 '인간미'를 느낄 수 있는 모습이다.


사실 이 번호를 새긴 유례는 많은 정설들이 있으나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시작되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사실 동료를 생각하는 선수들의 마음에 시초는 크게 중요하지는 않다.


삼성뿐만 아니라 과거 SK,두산,기아 등 포스트시리즈 '단골'진출팀들의 사례도 있다. SK와이번스도 2009년 포스트시즌 당시 '26', '19'번의 번호를 새겼고 이 번호는 조동화(32)와 고효준(30)의 번호였다. 당시에도 부상으로 뛰지못한 선수들의 아쉬움을 달래준 뜻깊은 장면이었다.


다른의미의 번호도 있다. 바로 우승을 향한 열망을 숫자로 표현한 것이다. 2009년 기아의 경우는 한국시리즈에 진출 후 전신인 해태시절부터 이어온 우승의 숫자인 9에 1을 더해 승리를 뜻하는 V(victory)를 붙여 우승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V10을 새겨 넣기도 했다.


단순히 적혀있는 번호로 인식할 수도 있었지만, 들여다보면 나름의 의미와 뜻을 담고있는 소중한 숫자였다. 형식적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경기에 임하는 자세를 다지고 동료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비롯되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부상 선수없이 준비한 모든선수가 참여하는게 가장 바람직한 상황이지만, 어쩔 수 없는 변수가 벌어지는 이상 앞으로도 이 뜻깊은 '의식'은 계속 될 전망이다. 물론 우승을 열망하는 '의지'가 없어질 순 없기에 우승을 상징하는 번호 역시 사라지지 않고 이어질 것이다.


연일 거액의 몸값으로 '억소리'나는 뉴스들이 넘쳐나는 야구계에 경제논리 만으로 설명 할 수 없는 '동료애'와 '열정'이 숨겨져 있었다.

(내외뉴스통신=장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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