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현 선임기자
▲ 김경현 선임기자

[내외뉴스통신] 김경현 선임기자

국민의힘 당대표 선출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지난 28일 컷오프 결과 1985년생(만36세)으로 ‘0선’의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41%의 지지율로 1위를 기록했고, 그 뒤를 이어 4선의 나경원 전 의원이 2위(29%) · 5선의 주호영 의원이 3위(15%)를 차지했다. 또한 4선의 홍문표 의원(5%)과 5선의 조경태 의원(4%)이 각각 4·5위로 컷오프를 통과했다. 그리고 3선의 윤영석 의원과 초선의 김은혜 · 김웅 의원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에 앞서 조사된 여러 차례 여론조사에서도 이 전 최고위원은 꾸준히 30%대의 지지율을 기록해 말 그대로 ‘0선 이준석의 돌풍’은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그렇다면 이 전 최고위원이 몰고 온 돌풍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기자는 이 돌풍을 ‘쇄신’과 ‘용서’라는 의미로 정리하고 싶다. 

첫째, 국민들은 여전히 국민의힘에 더욱 강력한 쇄신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떠난 후 ‘도로 새누리당이 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과거로의 회귀를 의심받기도 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둘째로, 국민의힘 기성 (중진)정치인들을 국민들은 여전히 용서하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는 과거의 기억(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 새누리당의 구태)이 지금도 국민들에게는 현재진행형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이러한 현상은 앞서 언급한 쇄신과 연결돼 있고.

그렇다면 과연 이 전 최고위원이 지금의 돌풍을 이어가 국민의힘 당대표가 되는 게 바람직한 것일까? 왜냐면, 새 당대표는 김 전 위원장의 1차 쇄신에 이어 2차 쇄신을 이끌어야 함은 물론, 내년 3월 치러질 대선을 진두지휘해야 하기 때문이다. 관점에 따라 쇄신과 대선관리를 하나로 볼 수도 있겠지만, 이는 엄밀히 따져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 그 이유는, 쇄신은 당의 정체성(이미지)을 바꾸는 내적 작업이지만, 대선은 명운을 건 정치공학의 외적 투쟁이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 전 최고위원에 대해 몇 가지 짚어보고자 한다. 먼저, 2011년 20대 중반에 이른바 ‘박근혜 키즈’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에 임명돼 정계에 입문했으니, 어느덧 정치경력 12년차다. 이는 비록 0선이기는 하나 2번의 총선출마 경력(20대(바른미래당) · 21대(미래통합당))과 함께 최고위원 이력을 가진 원외 중진급임을 의미한다. 이 전 최고위원이 2030세대에게 많은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건 그들과 동연배로서 소통하고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20대 중반 정계에 입문한 그를 나이만으로 평가할 수는 없지 않을까.

둘째로, 친이 · 친박 등 계파정치로 구태를 벗지 못했던 새누리당에 이어 국민의힘에 신 계파정치를 몰고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전 최고위원은 앞서 언급했듯이 20대 중반 새누리당 비대위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에게 ‘배신자’로 찍혔던 유승민계로 분류된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탈당해 유 전 의원과 바른정당에서 함께했으며, 공개적으로 유 전 의원의 대통령 출마를 지지하고 있음도 새겨봐야 한다.

국민의힘은 현재 표면적으로는 계파정치가 사라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한 부류(탈당파)와 끝까지 남아 당을 지켰던 사수파가 공존하고 있다. 이는 즉, 계파가 잠재돼 있음을 의미한다. 예컨대 이 전 최고위원이 당권을 잡는다면 측면지원을 위해 탈당파 중진들이 결집할 수 있고, 사수파는 외곽으로 밀려날 수도 있음을 뜻한다. 당연히 신진(초선)과 중진의 충돌도 예상해볼 수 있고. 이는 대선을 앞두고 적전분열의 단초가 될 수도 있다.

끝으로, 대선관리 능력이 있느냐는 것이다. 김종인표 1차 쇄신에 이어 2차 쇄신을 이끌 수 있을까도 초미의 관심사지만, 무엇보다 당장 하반기부터 시작될 야권 대선주자와 당내 대권레이스를 조정 · 관리할 수 있느냐는 현실적 문제가 있다. 더해 본선에서 집권당과 승부를 겨뤄 정권탈환을 이룰 수 있는 지도력을 가졌는가는 이번 당대표 선출의 최대 주안점이기도 하다. 자칫 야권 대선레이스 조정 · 관리에 실패하면 분열과 함께 본선에서의 흥행도 기대하기 힘들어질 테니까.

물론 앞서 언급한 탈당파 전·현직 중진들이 뒤를 받쳐준다면 전혀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되면 계파정치의 부활로 비춰질 수 있다. 더욱이 원외정치 경력만으로 거대 공룡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절체절명의 한 판 승부를 승리로 이끌 수 있을까. MZ세대(2030세대)들에게 정치공학은 SNS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정치권의 가장 큰 이벤트인 대선은 그리 단순한 게 아니다. 대선을 관리한다는 건 적지 않은 경험과, 그로부터 형성된 정치적 지략(리더십 · 인맥 · 전략 · 전술 · 위기관리 등)이 총망라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대선만 아니라면 하는 생각도 든다. 

분명한 것은 지금 국민의힘 당대표 선출을 위한 당권레이스에 생기와 활력이 넘친다는 것이다. 이 흥행의 중심에는 이 전 최고위원이 있고, 그는 새로운 보수의 기틀 마련에 상당한 의미를 가진 인재임은 분명하다. 또한 비록 컷오프 되기는 했지만 초선의 김은혜 · 김웅 의원도 마찬가지고. 이처럼 지금과 같은 국민적 관심은 쇄신 요구와 함께 용서의 길 또한 국민의힘에 열려있음을 뜻한다. 이러한 상황의 발로는 민주당의 독주에서 비롯된 것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고.

때문에 6월 11일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더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대표는 당의 쇄신뿐만 아니라 정권탈환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게 된다. 당원은 물론 집권당의 독주에 지친 일반 시민들의 기대(권력의 균형)에도 부흥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제1야당 대표를 넘어서는 그 이상의 의미(시대적 책무)를 부여받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런 이유로 당원(70%)과 시민(30%)들의 합리적 선택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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