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서부경찰서] = 도로에는 신뢰의 원칙이 존재한다. 신뢰의 원칙이란 교통규칙을 자발적으로 준수하는 운전자는 다른 사람도 준수할 것이라고 신뢰하는 것으로 족하고 다른 사람이 규칙을 위반하여 행동하는 것을 미리 예견하여 조치할 의무는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운전자뿐만 아니라 보행자도 흔히 갖고 있는 생각이다. 횡단보도의 신호가 보행신호일 경우 도로를 주행하던 차량은 멈춰 보행자가 안전하게 횡단할 수 있도록 기다려 줄 것이라는 신뢰 말이다. 하지만 요즘 도로위에는 잘못된 신뢰로 소중한 생명을 잃게 되는 무단횡단 사고가 쉬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차량 운전자는 '보행자가 알아서 비켜가겠지', 보행자는 '자동차가 알아서 멈추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한해 발생하는 무단횡단 교통사고가 무려 7000여 건에 이르고 있다.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들은 대게 어르신이거나 그 도로에 대한 익숙함으로 신호체계나 도로환경을 잘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단지 조금 돌아가는 것이 귀찮아 빨리 건너면 아무 일 없겠지란 과신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많은 보행자들이 무단횡단의 위험성을 별로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것 같다. 무단횡단 사고의 경우, 차의 운전자들은 신호에 맞게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진행하는데 이러한 상태에서 신체가 그대로 노출된 보행자와 충격한다면 자동차끼리의 교통사고 보다 충격이 몇 배나 크므로 치사율이 매우 높을 수밖에 없다. 또한 보행자가 전도되면서 옆 차선으로 넘어갈 수도 있고 이렇게 되면 이중, 삼중으로 크게 사고가 확대될 수도 있는 것이다.

며칠 전 필자가 근무하는 관내에서도 교통사망사고가 발생했다.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남편이자 아버지이고, 가까운 지인일 텐데 그런 귀중한 한 생명이 한순간 돌이킬 수 없는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것에 안타깝고 마음이 무거워지는 소식이었다.

끊임없이 발생하는 교통사망사고에 경찰에서도 무단횡단 단속 강화, 어르신 교통안전교육, 교통사고 예방 홍보활동, 교통사고 발생 또는 발생 우려지점 개선 등 교통사고 예방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지역주민의 교통법규 준수, 안전의식 개선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때이다. 조금 빨리 가고 싶거나 돌아가기 귀찮아서, 그동안 아무 일 없었으니 괜찮겠지란 생각으로 도로를 건너기 전 잠시 멈춰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의 얼굴을 한번 떠올려보길 바란다. 그러면 그런 어리석고 무모한 선택은 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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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서부경찰서 검단지구대 순경 김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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