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내외뉴스통신] 김흥두 기자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쇠파이프' 발언이 벌써 두 번째다.

'쇠파이프'는 파업을 일삼는 강성 노조를 연상시킨다. 당 대표가 노조를 편협한 시각으로 몰아세우는 발언은 우려스럽다.

특히 당정이 강하게 노동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노사정위의 한축인 노조를 적대시한다는 것은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는 노동개혁을 되레 역행시키는 걸림돌이다.

김 대표는 '노동개혁'의 전도사 역을 자임하고 있다. 연일 노동개혁의 당위성을 역설한다.

김 대표는 2일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한 뒤 정부와 여당이 노동정책의 실패를 노조로 돌리고 있다는 문재인 대표의 발언을 되묻는 질문에 다소 흥분한 모습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 노조(귀족노조)가 매년 불법 파업을 일삼고 있다는 식으로 말했다. 또 공권력을 투입하면 쇠파이프로 전경들을 두들겨 패고 그들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국민소득 2만 불에서 10년 동안 고생을 하고 있다며 모든 잘못을 노조 탓으로 전가하는 일방통행 식 발언을 주저하지 않았다.

김 대표의 '쇠파이프' 발언은 지난 방미 기간 중 언론 간담회 이후 두 번째다. 그 자리에서도 현대차 노조가 해마다 불법 파업을 일삼고 공권력이 진압하려 하면 쇠파이프로 맞대응 해 이런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여당이 주체가 돼 노동개혁의 시급성과 당위성을 알리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경제주체의 한축으로 활동해 온 노조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고 적대시하는 것은 집권당 대표로서 균형 잡힌 시각은 아니다.

물론 일부 과격한 현장에서 '쇠파이프'가 등장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일부 노조는 아직도 '자본권력의 폭력방망이에 쇠파이프 들지 못하는 부끄러움'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이 현실이다.

그들은 누구도 '쇠파이프'를 들기를 원하지 않지만 경찰의 곤봉과 방패에 맞서는 도구로 생각한다. 일부 강성 노조원들은 '자본의 무한착취와 국가권력의 폭력이 난무하는 현실에서도 쇠파이프를 들지 못하면…'이라고 생각한다.

노동개혁은 노사정이 한 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대고 상생의 길을 찾는 기회다. 이러한 기회를 제공해 놓고 노조를 한쪽으로 몰아 '찬밥신세'를 만들면 대화의 파트너로 생각하지 않는 무책임한 발상이다.

무엇보다 노조는 노동개혁의 동반자이며 당사자라는 생각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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