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내외뉴스통신] 박선화 기자 =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 7~8월 러시아과학원 극동지부 역사고고민족지연구소와 공동으로 러시아 연해주 시넬니코보-1 발해 보루(堡壘)를 발굴하여, 발해가 토착 집단인 말갈과 화합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다양한 고고학적 자료를 확인했다.

이번 조사는 국립문화재연구소가 한민족 고대문화 복원을 위해 2008년부터 추진 중인 연해주 발해 유적 종합연구의 하나이다. 시넬니코보-1 유적은 발해 솔빈부(率濱府)의 옛 땅인 연해주 서남부의 라즈돌나야 강가의 구릉 위에 자리한 관측과 방어용 보루로, 올해 조사는 성벽과 문지, 성 내부 공간으로 나누어 실시했다.

보루의 성벽은 방어가 취약한 유적 남쪽에만 돌을 이용하여 쌓았는데, 흙을 이용하는 말갈의 기술 계통과 전혀 다른 것이다.

또한, 성벽 단면 조사를 통해서는 화재로 검게 그을린 흔적이 남아 있는 건물지의 일부가 성벽 아래에서 발견되는 등 발해 이전 시기의 문화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성 내부에서는 화재로 인해 성벽 아래의 건물지와 같은 시기에 폐기된 말갈의 건물지와 구덩이, 우물 등이 됐다. 말갈 유구층 위로는 발해 토기와 입방체(직육면체) 유물 등 전형적인 발해 유물과 당(唐)나라 동전인 개원통보(開元通寶) 등이 수습됐다.

이번 발해 유적 발굴을 통해, 발해가 토착 집단인 말갈을 복속시키고 말갈과는 구별되는 발해 고유의 방식으로 성벽을 쌓아 보루를 운영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조사성과는 발해의 영역 확장과 토착 사회 편입, 발해의 말갈 관리체계 연구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내년에 연해주 발해 보루에 대한 제2차 발굴조사를 실시한 후, 올해 성과와 종합하여 종합학술보고서를 펴낼 예정이다.

9세기 무렵 광대한 영토를 다스리며 동북아시아의 강국으로 위상을 떨쳤던 해동성국(海東盛國) 발해는 우리나라 고대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함에도 유적 대부분이 러시아와 중국에 걸쳐 있어 연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문화재청은 앞으로 발해 유적에 대한 연차조사를 통해 잊혔던 우리 고대문화를 밝혀내는 데 힘써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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