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국 1795명 참가, 한국 45명, 320개 프로그램으로 풍성한 온라인 대회

▲서진수 한국 에스페란토협회 회장(강남대 경제학과 교수) (사진=nbnDB)
▲에스레란토 세계대회 온라인 (사진=nbnDB)

[내외뉴스통신] 문병철 기자

한국 에스페란토협회(회장 서진수, 미술시장연구소장)는 지난 7월 17일부터 24일까지 8일간 에스페란토 회원들 세계대회가 온라인으로 열렸다.

국제어 에스페란토의 세계대회가 2021년에는 영국 벨파스트에서 열릴 예정이던 106차 세계대회가 영국과 유럽에서의 코로나 확산으로 지난해에 이어 온라인 대회로 치르고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국제어 에스페란토를 사용하는 세계의 회원이 모이는 이 대회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통역이 없는 세계대회이다. 

에스페란토 세계대회는 매년 나라와 대륙을 바꿔가며 치러지는데 한국에서도 1994년과 2017년 두 차례 대회를 열려 1776명과 1173명이 참가했다.

금년에는 온라인 대회여서 참가국 수가 늘어 100개국에서 1795명이 참가했으며, 한국에서는 45명이 참석했다. 

프랑스(116명 참가), 독일(107명), 스페인(72명) 뿐만 아니라 불가리아, 체코, 리투아니아 등의 유럽 국가, 브라질(158명), 미국(95명), 콜럼비아(70명), 캐나다(40명), 베네수엘라, 과테말라, 도미니카공화국 등의 아메리카, 부룬디, 콩고, 탄자니아 등의 아프리카, 일본(73명), 중국(45명), 한국(45명), 이란, 베트남, 네팔, 인도네시아 등의 아시아 등 세계 각국의 회원이 참여했다.

참가한 회원들이 일상사, 환경문제, 선진국의 인구감소 등의 인류 공통의 과제와 문화 활동 협력, 신조어 등의 언어문제, 과학과 미래 등 폭넓은 주제에 대해 에스페란토라는 하나의 언어로 자유롭게 의견을 나눴다. 

유엔, 유네스코와 영사 관계에 있는 국제기구답게 인류의 미래를 함께 논의하고, 유네스코 기관지인 꾸리에 발행을 위한 공동 번역과 책자 발행을 위한 국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언어기구답게 구글 번역과 사라질 언어들의 미래, 세계적으로 외국어를 배우는 툴인 듀오링고(Duolingo)를 통해 입문한 초보자들에 대한 안내 방안도 논의했다.

대회 행사의 일환으로 열리는 대회 대학에서는 언어 정의 문제, 코로나와 심장병, 스트레스와 정신 질환, 달 탐험, 블랙홀과 중력화 등과 같은 전문 학술대회도 열렸다.

또한 시, 소설을 창작하고 번역하는 회원들은 문학 아카데미를 열어 창작물을 발표하고, 시 작법 등에 대한 심포지엄도 열었다.

창작물과 번역물의 상대적 가치에 대한 질의응답, 번역상의 오류와 대륙간 정서 차이, 자연어와 인공어인 국제어 에스페란토의 차이점, 번역의 역할과 한계 등을 논의했다. 록그룹, 랩, 남녀 듀엣 등의 콘서트도 열려 대회 열기를 더했다.

2017년 서울 대회에서 김광석의 ‘일어나(Levu vin)’와 ‘바람이 불어오는 곳(Al loko de kie blovas vent’)’을 번안하여 불러 인기를 모았던 스웨덴 듀엣인 조맛(Jomart)과 나타샤(Natasha)가 이번에는 돈 맥클린의 ‘빈센트(Vincent)’와 렘(R.E.M.)밴드의 ‘Everybody Hurts’ 등 팝송을 번안해 불렀다. 모든 곡은 유튜브에 업로드돼 있다.

한국 회원들이 참여한 프로그램은 성악가 전경옥이 개막식에서 세계 협회의 공식 찬가인 ‘희망(La Espero)을 부르고, 불교도 에스페란토 연맹(회장 서길수, 전 서경대 교수)과 원불교 에스페란토 협회(회장 홍성조, 인천 문일여고 교장) 등의 분과모임 등이 있다.

서진수 교수는 세계 임원으로 아시아-오세아니아의 날, 중국 포럼 행사 등에서 인사말을 하고, 세계 임원과의 대화 및 폐막식 진행 등에 참가한다. 

2년째 온라인으로 열리고 있는 에스페란토 세계대회는 슬로바키아 컨벤션 개최 회사E@I가 개발한 온라인 대회-인터넷 이벤트(vk.retevent.com)라는 플랫폼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참가자는 이 플랫폼으로 입장하여 다시 줌(Zoom), 짓시(Jitsi), 텐센트(Tencent) 등의 화상회의 장소나 대화방에서 모임을 진행한다. 몇몇 나라에서는 프로그램간 연결이 원활하지 않아 참석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국제회의 과정에서 전기 공급과 와이파이 상황의 차이점도 나타났다. 모든 환경이 좋아 안정적으로 회의에 참여하기도 하고, 회의 도중 연결이 끊기거나, 속도가 늦어 발표문, 영상 등을 제대로 공유하지 못한 경우도 발생했다.

한국 회원들은 전기, 와이파이의 안정, 구글 클라우드와 유튜브 사용으로 다양한 실력을 보였다. 온라인 세계대회에서 불편한 점은 지구상의 시간대가 달라 밤낮이 바뀌는 일이다. 100개국에서 참석한 회원들은 밤을 잊고, 잠을 반납하고 즐거운 만남을 계속 이어갔다. 

14개의 지부와 300여 명의 활동적인 회원을 가진 한국 에스페란토 협회는 2020년 협회 창립 100주년을 맞이했다.

금년 6월에는 “한국에스페란토운동100년, 1920-2020” 책자를 발간했다.

이종영 세계협회 회장, 서길수, 이중기, 서진수 등 세계 협회 임원을 배출했다. 김억, 정사섭, 이은상 등의 문인, 김창숙, 이재현 등의 독립운동가, 문인이자 독립운동가인 안우생, 신봉조, 장충식 등의 교육자, 세계적인 나비학자 석주명 등이 에스페란토 활동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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