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신화/내외뉴스통신) 정리 동환신 기자

전자상거래가 중국에서 활성화되면서 중국 농민들에게도 새로운 판로가 열렸다. 이에 인생 2막을 시작하게 된 중국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90년대생' 젊은 사장에서 '방송의 달인'으로? 중국 구이저우(貴州)성 츠수이(赤水)시에 거주하는 '90허우(90後·1990년대 출생자)' 치덩이(祁登益)는 오늘도 17시간 근무를 마치고 밤 늦게 귀가했다. 치덩이는 츠수이시에서 말린 고기 식품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젊은 사장'이다.

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손바닥만한 크기의 '화면'이 그에게 창업의 길을 활짝 열어 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가 처음 라이브 커머스를 접하게 된 것은 2019년이다. 당시에는 창고에 휴대전화를 세워두고 2시간 정도 '혼잣말'을 했다.

목청이 터지도록 물건을 팔았지만 단 1원의 매출도 올리지 못했다. 그날의 쓰라린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이겨내지 못할 어려움은 없습니다!" 치덩이는 노력에 노력을 거듭한 끝에 지금은 '방송의 달인'이 됐다. 라이브 커머스를 시작하기 전인 2018년 치덩이가 운영하는 회사의 매출은 한 해 600만 위안(약 10억6천950만원) 정도였다.

그리고 올해 상반기 매출만 그 두 배인 약 1천200만 위안(21억3천900만원)을 기록했다. 그 덕에 작업장 규모도 650㎡에서 6천여㎡로 확장했다.

코로나19의 확산세로 '온라인 시장'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기업 매출은 여전히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치덩이 같은 농촌 주민에게 라이브 커머스는 '빛을 보지 못했던' 농산물을 널리 알리는 수단이자 농촌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플랫폼이다. 치덩이는 말린 고기를 생산할 때 현지의 신선한 돼지고기를 사용한다며 공장의 돼지고기 수요가 안정적으로 유지돼 돼지 농가가 판로 걱정을 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또 급여나 복지 수준이 오르면서 농촌 취업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발표된 중국 경제 반년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온라인 매출은 올해 상반기에도 여전히 빠른 성장세를 유지했다.

특히 신산업과 신업종, 신모델이 경제의 안정적인 회복세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빚 안고 시작해 73만 명의 팬을 보유하기까지 목축업자 '타이핑거(太平哥)'도 전자상거래로 빈곤을 탈출한 유명인사다. '타이핑거'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의 진짜 이름은 '타이핑(太平)'이다. 네이멍구(內蒙古) 시린궈러(錫林郭勒)맹 우라가이(烏拉蓋)초원에서 나고 자랐다.

워낙 오지인 탓에 그 지역 사람들에게 '빈곤'은 늘 따라다니는 그림자와도 같았다. 타이핑은 2015년 돈을 빌려 특산물 가게를 열었다.

그러나 우라가이초원은 겨울철만 되면 매서운 추위가 계속돼 한 해 관광 성수기가 40일밖에 되지 않았다. 가게엔 늘 파리만 날렸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타이핑은 2018년 인터넷 라이브방송 플랫폼 콰이서우(快手)를 통해 첫 라이브 커머스에 도전했다.

다행히도 라이브 커머스를 시작하자마자 그는 일약 대스타가 됐다. 육포를 포함해 그가 판매하는 특산물의 좋은 품질을 알아봐주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매달 매출도 상승 곡선을 그렸다. 현재 그는 매달 수십만 위안(10만 위안=1천784만원)의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팬 수도 73만 명에 육박한다. 노하우 전달,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 동영상 소프트웨어 설치, 촬영 기술 교육…. 타이핑은 최근 지인들에게 전자상거래 지식을 공유하고 있다.

그는 "더 많은 목축민이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활용했으면 좋겠다"며 "이들이 나보다 더 잘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온라인 소매가 이미 농촌 소비의 새로운 성장점으로 자리 잡았다고 밝혔다.

중국의 농촌 온라인 소매판매액은 2015년 3천500억 위안(62조4천155억원)에서 지난해 1조7천900억 위안(319조2천107억원)으로 증가했다.

◇'멜론처럼 달콤한 인생' 만들어 준 '전자상거래' 멜론의 계절 7월, 랴오닝(遼寧)성 잉커우(營口)시 라오볜(老邊)구는 올해도 풍년을 맞았다. 이곳에서 나는 멜론은 여타 멜론과 다르다. 과육이 부드럽고 맛 또한 꿀을 바른 듯 달콤하다. 그 덕분에 매년 중국 각지로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간다. 지난주에만 벌써 약 5만㎏이 발송됐다.

"없어서 못 팔아요!" 멜론 농사와 판매에 많은 경력을 지닌 이곳 마을의 리더 치샤오쿤(齊少坤)이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이곳 멜론을 도매가로 사려면 반년 전부터 예약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치샤오쿤이 라이브 커머스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지난해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감하면서부터다.

애지중지 기른 멜론이 검게 썩어 나가자 애타는 마음에 라이브 커머스 진행자를 찾아 나섰다. 판매 기술을 직접 배우기 위해서다.

그에게 온라인 시장은 그야말로 '별천지'였다. 인터넷을 통해 각종 농산물을 전국 각지로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그는 온라인 시장은 농민과 중간 상인, 소비자 모두에게 이득을 가져다 줬다고 말했다. 치씨는 "하루하루가 멜론처럼 달콤하다"며 환하게 웃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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