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前의원. 사진=nbnDB
김영환 前의원. 사진=nbnDB

[내외뉴스통신] 원종성 기자

수어지교의 관계에서, 회한 속에 비분강개의 심정을 남긴 김영환 前의원. 지난 19일 징벌적 배상 언론중재법 강행처리를 주도한 도종환 국회문체위 위원장에게 페이스북을 통해 심중을 전했다.

죽음도 불사하는 문경지교의 관계도 권력이 개입되면 변한다 했던가. 발전되기도 하지만 관계가 단절되기도 하고 추해지기도 한다.

최고 경지인 백아절현의 지음은 꿈같은 얘기이다. 김 前의원은 '내 친구 도종환에게 보내는 편지'의 제목으로 도종환 의원과 시를 공유했던 추억을 떠올리며 회한에 젖었다.

"나는 어둑새벽에 일어나 자네가 내 시집 지난 날의 꿈이 나를 밀어간다에 써준 따듯하고 정성스런 발문을 다시 읽어 봤네.그리고 내시 목련에서 인용한 시 한귀절이 가슴을 찔렀네"

"지난 일이 온통 아픔이 되는 때가 있다...내 친구 자네가 아직도 문화체육관광위 위원장이었든가? 이제 언론중재법을 통과시키는 현장에서 마스크를 쓴 위원장이 하필이면 내 고향친구 도종환 시인일 줄이야! 내겐 충격이었다네"

"한겨레신문 출신 김의겸 의원이 이 법이 통과되자, 환한 웃음을 띄고 주먹악수를 나누는 사진은 아마 역사에 남을 명장면이 될거고. 자네의 그 의사봉도 헌정기념관에 보존될 걸세"

"진정으로 자네를 좋아하고 아끼는 친구로서 아쉽고 안타깝다네. 자네가 비례로 당에 들어올 때 나와 노영민이 중앙위에서 자네를 적극 추천하고 옹호했는데 이런 자리에 자네가 앉아 독배를 들 줄이야"

"차라리 시인으로 그냥 둘 것을. 후회가 되네. 제발 지금이라도 이 입법독재, 민주주의 퇴각의 정치의 장에서 내려오게나"

"지난 군부독재 시절 시인으로 우리가 글을 쓰던 1980년대 모진 시절, 우리가 회원으로 있던 단체의 이름이 하필이면 자유실천문인협의회였네. 그 이후 자네가 아마 문인단체인 민족문학작가회의의 이사장이 되었던가?"

"그런 우리가, 그토록 소중하게 부둥켜 안으려 했던 자유, 표현의 자유는 어디로 갔나? 그런 우리가, 어찌해서 언론자유에 자갈을 물리는 '언자완박'의 법률을 통과하는 입법독재의 현장에 주연배우가 된 단 말인가?"

"나는 자네의 서정성이 넘치는 시 못지 않게 자네의 온화한 성품을 좋아하네. 그런 자네가 오늘 한 일은 다시는 씻을 수 없는 역사의 기록이 될 터인데 이를 어쩌면 좋다는 말인가?"

"뱅상 페레뉴 세계신문협회 최고경영자가 개정안이 그대로 추진된다면 '한국 정부는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자유롭고 비판적인 언론을 억제하려는 최악의 권위주의 정권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가짜 뉴스와 허위 정보를 법원이 결정할 수 있게 한 점은 해석의 남용으로 이어질 여지가 크고 위축된 기자들은 자기검열을 하게 될 것이다. 분명히 민주주의를 벗어나는 행태이다" 

"이렇게 성급하게 마련된 법안은 개인 개인의 권리 보호란 명분 아래 결국 자유를 억압하는 길을 연다. 한국 여당이 나라를 아프가니스탄 처럼 만들려고 했다고는 보지 않는다. 하지만 삼권 분립에 기초한 민주주의에서 벗어난 것 만은 분명하다" 

도종환 의원에 대한 애틋한 감정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비판이었다.

김 前의원은 "이제 민주당은 민주라는 간판을 내려야 할 걸세. 민주당에는 민주가 없네. 내 생각으로는 조국을 옹호하는 정의당에도 정의가 없고 드루킹 등 국민의 자유를 지키는 투쟁에서 떨어져 있던 국민의힘에도 국민이 없다네"라 했다.

이어 "주말에는 요즘에도 나는 고향 청천 산막에 가네. 이제 자네나 나나 서서히 고향으로 돌아가야지? 시인으로 말일세"라 했다.

그리고 "당신의 그 아름다운 시들이 오늘의 부끄러운 의사봉 때문에 제발 훼손되지 않기를 바라면서"의 글에 도 의원의 담쟁이 시를 추억하며 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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