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주년 해양경찰의 날 기념, 특별한 인연 되새기는 뜻깊은 자리 마련
- ‘크리스마스의 기적’, ‘경비함정에서 출산’ 등 해양경찰과 소중한 인연 이어져
-목포해경, “만남은 소중해야 하고 인연은 아름다워야 한다.”

[목포=내외뉴스통신] 조완동 기자

전남 목포해양경찰서가 제68주년 해양경찰의 날을 맞아 해양경찰과의 특별한 인연을 되새기는 뜻 깊은 시간을 마련했다.

목포해경(서장 임재수)과의 특별한 인연은 11년 전인 지난 2010년 12월, ‘크리스마스의 기적’으로 잘 알려진 전남 신안군 흑산면 만재도 해상 전복선박 사고 당시 구조된 사람들과 경비함정에서 출산해 세상과 첫 눈을 맞이한 아이들이 그 주인공이다.

목포해경은 제68주년 해양경찰의 날을 맞아 하늘이 특별한 인연을 맺어준 이들 주인공들과 한자리에 모여 ‘그날’을 회상하고 가슴 벅찬 이야기에 서로 공감하며 감동의 시간을 함께 보냈다.

[인연 1] 전복된 선박에서 15명 전원 구조 ‘크리스마스 기적’

지난 2010년 크리스마스 이튿날 새벽 6시. 짓궂은 날씨에 국토 최서남단인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에서는 육지로 향하는 선박에 사람들이 분주하게 올라타고 있었다.

신안군 교육지원청 산하 흑산중학교 가거도 분교에서 재직 중이던 이승현 교사와 박소라 교사도 선박에 승선하며 육지로 갈 준비를 마쳤다.

이들 승선객을 태운 선박은 출항 후 몇 시간 남짓 15명을 태워 운항 중 ‘쿵’소리와 함께 전복되기 시작했다.

이 교사 등 승객들은 차가운 바닷물로 뛰어내리고 뒤집혀진 배 위에 올라가 한동안 공포에 떨어야만 했다. 그야말로 아비규환(阿鼻叫喚)이었다.

거친 파도와 차가운 바다에서 연속의 공포가 엄습된 생사의 갈림길에 있던 이들에게 목포해양경찰서 구조함정이 기적처럼 다가왔다.

▲전남 목포해경이 지난 2010년 12월 신안군 흑산면 만재도 인근 해상 전복사고 선박에서 승객들을 구조하고 있다.(사진=목포해경 제공)
▲전남 목포해경이 지난 2010년 12월 신안군 흑산면 만재도 인근 해상 전복사고 선박에서 승객들을 구조하고 있다.(사진=목포해경 제공)

5분만 늦었더라도 귀중한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아찔한 순간 속에서 목포해경은 선박이 전복된 상황에서 신속하게 교사, 학생 등 15명 전원 구조에 성공함에 따라 이 사고는 ‘크리스마스 기적’으로 불리고 있다.

이 공로로 목포해경 3009함은 이듬해 유엔(UN) 산하 국제해사기구(IMO)가 주는 ‘바다의 의인상’을 수상했다.

구조된 이들은 사고 이후 해양경찰과의 특별한 인연을 간직한 채 ‘제2의 인생’을 시작했고 특히, 이 계기를 통해 고난을 함께한 이 교사와 박 교사는 부부의 연을 맺고 평생의 동반자가 되었다.

▲임재수 목포해경서장이 지난 2010년 12월 신안군 만재도 해상 전복사고 선박에서 구조된 이승현씨와 박소라씨가 소중한 시간 만남을 가졌다.(사진=목포해경 제공)
▲임재수 목포해경서장이 지난 2010년 12월 신안군 만재도 해상 전복사고 선박에서 구조된 이승현씨와 박소라씨가 소중한 시간 만남을 가졌다.(사진=목포해경 제공)

박 교사는 “기상 악화 속에서 목숨 걸고 저희를 구조해 주신 해양경찰관들에게 이 자리를 통해 다시금 감사드린다”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해양경찰을 항상 믿고 응원하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인연 2] 아들은 경비함정에서 태어나고, 딸은 헬기를 타고

지난 2005년 11월 5일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에서 산모 정선숙 씨가 조산의 징후가 있다는 다급한 긴급 이송 요청 신고가 목포해양경찰서 상황실로 접수됐다.

신고를 접수한 목포해경은 악천후로 헬기 운항이 불가해 경비함정을 급파, 풍랑주의보 속에서 4~5m의 높은 파도와 비바람을 뚫고 산모와 태아를 위한 긴급 이송을 시작했다.

정 씨가 목포해경 경비함정으로 옮겨지면서 경비함정의 상황은 더 급박하게 돌아갔다. 산모의 진통이 심해지면서 예정일을 3개월이나 앞둔 출산이 시작된 것이다.

이송을 시작한 목포해경 경비함정에서는 산모의 출산 임박으로 전 승조원 직원들이 비상상황에 돌입해 목포 소재 병원과 연락해 해양원격의료시스템을 가동했다.

해양원격의료시스템 가동으로 의료진과 산모의 호흡, 현재 상태 및 분만사항 등을 실시간으로 조치하며, 초조한 시간이 흐르는 가운데 드디어 경비함정에서 새생명 탄생을 알리는 우렁찬 아이의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함장이 탯줄을 자르고 직원들은 물을 끓여 아이에게 목욕을 시키기는 등 침착하고도 신속한 응급조치를 했다.

목포해경은 이날 5시간에 걸친 경비함정에서 출산과 긴급 이송을 통해 산모와 아이까지 소중한 생명을 구한 것이다.

아이의 아버지는 해양경찰에 대한 고마움으로 아들의 이름을 출산 당시 경비함정의 명칭이었던 ‘해우리’로 짓기로 했다.

해우리는 ‘바다(海)’와 ‘우리’의 합성어로 바다의 가족, 친구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미담 이야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3개월이나 일찍 태어난 남해우리 군은 태어나자마자 4개월 간 병원 인큐베이터 신세를 져야했다.

당시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다는 안타까운 정 씨의 사연을 전해들은 해양경찰은 ‘해우리 살리기 모금 운동’을 통해 순식간에 1400여만 원의 성금을 모아 정 씨에게 전달하며 훈훈한 감동을 전했다.

해양경찰과 특별한 인연을 맺은 정 씨는 이후 2007년 1월에도 출동한 해양경찰 헬기로 신속하게 병원으로 이송돼 건강한 딸을 출산하기도 했다.

정 씨는 “두 아이를 해경의 도움으로 출산해 평생 해양경찰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면서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좌측으로부터 정선숙씨,남해우리군,임재수 목포해경서장,남해누리양 등이 함께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사진=목포해경 제공)
▲좌측으로부터 정선숙씨,남해우리군,임재수 목포해경서장,남해누리양 등이 함께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사진=목포해경 제공)

현재 어엿한 고등학생이 된 남해우리 군은 “해양경찰에 대한 꿈을 키우며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며, “생명의 은인인 해양경찰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인연 3] 산부인과 병동으로 변신한 경비함정 선실

지난 2015년 6월 2일 새벽 4시 45분,

긴급 이송 요청을 받고 출동한 목포해경 경비함정에서는 출산을 앞 둔 전남 신안군 장산도에 거주하는 산모 리라푸라푸로엣 씨를 이송하며 전 직원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경비함정 직원들의 침실이 순식간에 분만실로 바뀌고 선내 응급구조사가 출산을 돕기 위해 긴급 배치됐다.

해경 경비함정 응급구조사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해양원격의료시스템을 가동해 대형병원 산부인과와 의료정보를 공유하며 안전한 분만을 위해 온통 신경을 곤두 세웠다.

새벽 5시 12분, 모두가 숨죽여 기다리는 가운데 건강한 갓난아이의 울음소리가 경비함정 선실 내에 울려 퍼졌다.

산모가 경비함정에 오른 지 불과 20여 분도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때 비로소 아빠가 된 주관운 씨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이후 산모와 아이는 모두 건강한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주 씨는 “여객선이 끊기면 발이 묶이는 섬 주민에게 해양경찰은 구세주와 같다”며, “해양경찰 덕분에 우리 아이가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며, 거듭 고마움을 전했다.

▲임재수 목포해경서장이 주관운씨 가족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사진=목포해경 제공)
▲임재수 목포해경서장이 주관운씨 가족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사진=목포해경 제공)

[인연 4] 숨겨진 진정한 ‘바다의 의인들’

“메이데이”, “메이데이”, “메이데이”

“배가 넘어갈 것 같아요, 빨리 도와주세요!”

목포해양경찰서 경비함정 1010함 조타실에서 VHF-DSC 조난신호가 다급히 울려 퍼졌다.

조난신호를 수신한 목포해경 1010함은 상황의 긴박함을 인지하고 조난위치를 확인한 즉시 목포해양경찰서 상황실로 무전신호를 보냈다.

지난 2020년 11월 9일 오후 6시 26분경 전남 신안군 흑산도 북서쪽 해상에서 어선이 조업 중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었다.

목포해경은 가용세력을 총동원하는 한편 인근 조업 선박에 사고를 전파해 구조 협조 요청을 했다.

마침 인근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정일호 선장 지의경 씨는 해경의 구조 협조 요청을 받고 즉시 현장으로 이동해 전복된 어선 위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선원 9명을 구조했다.

당시 해상은 거센 강풍과 높은 파도 속에 야간 시야 확보도 어려운 악천후 상황이었다.

지 씨는 “현장 도착 당시 전복된 어선 위에서 위태롭게 서 있던 선원들을 살려내야겠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며, “바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러한 상황에서 당연히 구조에 나섰을 것이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이후 목포해양경찰서는 해양사고 현장에서 인명 구조에 힘을 보태 준 지의경 선장의 선행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2020년 ‘바다 의인상’을 수여했다.

‘바다 의인상’은 해양경찰청이 바다에서 타인의 소중한 생명을 구한 분들의 공로를 기리기 위해 제정한 상이다.

한편, 목포해양경찰서 관내에는 또 한명의 ‘바다 의인’이 있다.

지난 2021년 3월 23일 오후 7시경 전남 진도군 병풍도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어선에 화재가 발생했다.

목포해경은 승선원 5명을 구조하기 위해 경비함정 8척, 항공기 1대를 현장으로 이동시키는 등 급박한 상황이었다.

해경은 신속한 대응을 위해 사고 인근 해역 어선을 대상으로 긴급 구조 협조 요청을 했고, 마침 인근에 있던 수환호 용정규 선장은 조업을 즉시 중단하고 사고 해역으로 이동하여 승선원 5명을 무사히 구조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용 선장은 “해양경찰의 긴급 구조 협조 요청을 받고 조업 현장에서 뱃머리를 돌리며 한 시라도 빨리 현장에 도착해 선원들을 구조하겠다는 마음 밖에 없었다.”며, 긴박했던 그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 임재수 목포해경서장이 지난 4월 5일 용정규 선장에게 감사장과 인명구조 명패를 수여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사진=목포해경 제공)
▲ 임재수 목포해경서장이 지난 4월 5일 용정규 선장에게 감사장과 인명구조 명패를 수여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사진=목포해경 제공)

목포해양경찰서는 이 외에도 수많은 사건․사고를 통해 특별한 인연을 맺고 그 속에서 국민들과 함께 공감하고 이해하며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목포해경은 국민과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소중한 인연을 이어가며 ‘안전하고 깨끗한 희망의 바다’를 만들기 위해 지금 이 시간에도 거친 파도에 맞서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난 9월 10일 창설 68주년을 맞은 해양경찰은 국토 면적의 4.5배에 달하는 우리의 바다에서 ‘바다가족의 든든한 동반자’로 묵묵하게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목포해경은 올해 불법조업 외국어선 11척을 나포하고, 283척을 퇴거해 서해바다 해양주권 수호의 선봉장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220척의 선박과 1,365명의 인명을 구조하는 등 바다 가족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 목포해경 경비함정 고속단정이 서해해상에서 격렬하게 저항하는 불법조업 외국어선(중국선적)을 단속하고 있다.(사진=목포해경 제공)
▲ 목포해경 경비함정 고속단정이 서해해상에서 격렬하게 저항하는 불법조업 외국어선(중국선적)을 단속하고 있다.(사진=목포해경 제공)

또한 해양오염사고 10건을 신속하게 방제처리하여 깨끗한 바다환경 조성에 노력하고, 1월과 6월에는 각각 시가 21억원과 시가 25억원 상당의 담배를 밀수하려던 선박을 해상에서 검거했다.

특히, 목포해경은 지난 5월 외국인 전용 유흥업소에서 외국인 선원과 이주여성 등 34명이 집단 마약류를 투약한 것을 무더기로 검거하며 한층 강화된 해상 치안 능력을 발휘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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