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의류 사업 실패 후 찾은 폴리텍 대구에서 제2의 직업 찾아
재학 기간 동안 취득한 기사 자격증 만 3개

▲ 이피네트시스템즈 미국 지사 근무 (사진=송광석 제공)
▲ 이피네트시스템즈 미국 지사 근무 (사진=송광석 제공)

[대구=내외뉴스통신] 김도형 기자

28세 늦깍이 새내기가 폴리텍 대학에서 배운 기술로 취업에 성공했다.

고등학생 때 공부하는 걸 그렇게나 싫어했던 제가,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잠자는 시간 빼고는 공부만 하고 있을 줄은 몰랐어요.

한국폴리텍대학 대구캠퍼스(학장 곽영순) 스마트전자과를 졸업한 송광석(40) 씨는 청년실업 문제와 코로나19 사태로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가 큰 충격에 빠진 상황에도 마흔의 나이에 견실한 특수용 디스플레이 회사인 이피네트시스템즈(주)에 취업했다.

공부에 취미는 없었지만 옷은 좋아했던 송씨는 고교 시절 디자인을 전공했다. 성인이 되자마자 동대문 의류 시장에 뛰어들어 일을 배웠고, 밤낮없이 노력한 결과 10년이 채 되기도 전에 본인의 사업을 시작했다. 그런데 2008년 국제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그 또한 얼마 못 가 사업을 정리해야만 했다. 10년간 꿈꿔왔던 사업을 허무하게 실패한 후 그는 2년간 방황했다.

20대 전부를 바쳤던 사업에 실패하고 2년 정도 방황하면서 술 먹고, 놀고, 게임하고 그런 생활만 반복했어요.

그러다 문득 다시 도전할 수 있다는 생각, 이렇게 지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다시 공부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무엇이든 해보겠다는 결심으로 구직활동에 나섰지만 아무런 기술이 없는 30살 중고 신입직원을 원하는 곳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다행히 안산 반월산업단지에 한 전자 회사에서 일을 시작했다.

처음 3년은 진짜 힘들었어요. 제 사수도 팀장도 모두 저보다 나이가 어려 일을 가르쳐주는 것을 꺼려했습니다. 하지만 끝없는 노력으로 능력을 인정받아 공장 신축 건설 현장에 관리자까지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그는 만족하지 못했다. 몇 년간의 실무로 어느 정도 기술은 체득했지만 기술의 원리를 알고 싶었다. 그래서 독학을 시작했지만 공부는 생각보다 더 어려웠다. 그는 제대로 배워야한다고 결심해 과감히 퇴사를 결심하고 38살에 한국폴리텍대학 스마트전자과에 진학했다.

그는 학과에서 두 번째로 나이가 많았다. 하지만 10살, 15살 어린 동기들과도 형, 동생하며 스스럼없이 지내려고 노력했다. 결국 그는 재학 기간 동안 전자기사, 정보통신기사, 무선설비기사까지 기사 자격증을 3개나 취득했다.

첫 학기는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기초적인 수학 공식은 물론이고 펜 잡는 것도 낯설었습니다.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수업 듣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기사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매일 밤 기숙사 책상 앞에서 공부했습니다.

▲ 송광석씨는 끝임없는 노력으로 재학 기간 동안 기사 자격증을 3개나 취득했다.(사진=송광석 제공)
▲ 송광석씨는 끝임없는 노력으로 재학 기간 동안 기사 자격증을 3개나 취득했다.(사진=송광석 제공)

현재 그는 특수용 디스플레이 회사인 이피네트시스템즈 미국지사 센터장으로 미국센터 관리 및 기술지원 업무와 산업용 모니터(LCD, CRT) 제조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폴리텍 대학에서 제2의 탄탄한 직업을 얻은 것이다.

배움에는 늦은 때란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폴리텍대학은 교수님들이 현장에서 실무능력을 키워오신 분들이기에 어떻게 해야 실무에 강한 기술인이 될 수 있는지 길을 알려주십니다. 저 또한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대학원까지 진학해서 전자공학 공부를 이어나가려는 꿈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해냈으니 여러분들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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