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성 교수. 사진=nbnDB
박춘성 교수. 사진=nbnDB

[내외뉴스통신] 박춘성 교수

장 폴 사르트르(Jean Paul Sartre)는 다양한 명언을 남겼다. 실존주의 철학자로 인간의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긴 그의 명언은 지금도 많이 회자되는데, 그 중의 하나 ‘아버지가 아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일찍 죽는 것이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 일찍 죽는 것이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실존주의 철학의 대가가 세상 모든 아버지의 죽음을 원한 것은 아닌 것이 분명해 보인다.

사르트르의 아버지는 실제로 사르트르가 어렸을 때 돌아가셔서, 사망한 아버지를 전혀 알지 못한다. 그렇다고 다른 아이의 아버지들까지 모두 일찍 죽는 것이 축복이라는 점은 교육학적으로 다시 해석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이를 ‘아이에게 감당할 수 있는 난이도의 과제를 제시해 주어야 한다’로 재해석한다. 

다시 한번 사르트르의 명언으로 돌아가 보자, ‘아버지의 죽음과 아들’을 돌아볼 때, 아버지의 죽음은 아들에게 감당하기 힘든 고난을 줄 것이다. 그런데, 사르트르는 이를 선물이라고 한다. 이게 어떻게 선물이 될 것인가 ? 사르트르가 말하고 싶었던 건, 아버지의 죽음이라기 보다는 아들이 감당해야 할 삶의 무게가 선물임을 말하는 것이다.

아들이 삶의 무게를 멋지게 극복하고, 이를 바탕으로 어른이 되었을 때의 성공을 이끌어 내는 것을 말한 것이다. 

교육학에서는 이를 이미 개념화하여 적용하고 있는데, 레프 비고츠키는 근접발달영역, 비계설정으로 이를 표현하고 있다. 근접발달영역은 실제 발달수준과 잠재발달수준 사이의 간극이고, 이를 채우기 위해 실제와 잠재 사이에 비계를 설정하여 발달을 도와주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을 우리의 교육 현실과 부모에게 대입해 보자. 코로나 이후에 학력격차가 벌어지고, 학력의 양극화가 진행중이며, 국가차원의 기초학력 센터는 2명의 인력으로, 기초 작업도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또한 비대면 교육의 증가로 교육의 질도 떨어지고 있으며, 부모들은 저마다의 정보를 바탕으로 가장 유리한 입시의 고지를 점령하려고 한다. 

이러한 교육 현실에 사르트르의 명언인 아버지의 죽음을 대입하면 추구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해진다. "아이들이 감당할 수 있는 어려움을 주어 아이를 성장 시켜라!"

대부분의 부모들은 입시를 지상과제로 여기며 아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 조차, 하지 못하게 한다거나, 부모의 뜻대로만 이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이 아이가 스스로 성장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지 못한다.

물론 현재의 입시 체계가 예전에 비해 학력 위주의 선발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아이의 미래는 입시만 있는 것이 아니고, 입시 이후의 성인 세계로의 전환이 기다리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이길 수 있을 만큼의 고난을 극복할 수 있는 경험의 축적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부모가 하는 과잉보호,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또한 적극적인 계획도 필요하다. 정보 또한 부모 스스로 찾아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과 마주한 부모에게 사르트르의 명언을 들려주고 싶다. ‘자유란 당신에게 주어진 것을 갖고 당신이 실행하는 무엇이다.’ 틀 밖에서 사고하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자녀의 빛나는 내일을 위해서는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박춘성 교수]
서울대학교 교육학과 석사, 박사
(전)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원
(전) 한국과학창의재단 연구원
(현) 상지대학교 교수
(현) 한국영재교육학회 부회장
(현) 한국창의력교육학회 부회장

park16214444@hanmail.net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내외뉴스통신, NBNNEWS

기사 URL : http://www.nb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28180

저작권자 © 내외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