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묵 칼럼니스트
김홍묵 칼럼니스트

[내외뉴스통신] 김홍묵 칼럼니스트

한 달 쯤 전 휴대전화가 먹통이 됐습니다. 
전원은 켜지는데 최근 통화기록, 인명 번호, 카카오 톡, 카메라, 지하철 노선 등 어느 아이콘을 눌러도 화면이 뜨지 않아 황당한 지경을 맞았습니다. 

수많은 휴대폰 기능 중 몇몇 가지만 이용할 줄 아는 반풍수지만 손에 익은 이기를 쓸 수가 없으니 불편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전화를 주고받을 수 없으니 ‘무소식이 호소식’이란 말도 거짓이었습니다.

웬만하면 아파도 병원을 가거나 약 먹기를 미루는 습성이 있지만, 소통에서 소외되고 보니 그보다 더 답답할 수가 없었습니다. 

바로 다음날 외출 길에 통신사 대리점 몇 곳을 찾아 통화 방법을 물었으나 냉정한 대답만 돌아왔습니다.

아들이 연초 중국산 제품을 가져와 직접 개통시켜 준 기기가 국내 통신사나 제조사 제품과 다르고 취급도 하지 않아 고장 원인도 수리 방법도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행운은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찾아왔습니다. 
값싸고 요금도 적은 실버 폰이라도 사려고 동네 삼성전자 서비스센터를 찾아 점원에게 사연을 말하고 기기들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점원이 고장 난 휴대폰을 한 번 보자며 들고 어딘가 갔다 오더니 새로 작동해 보라고 해서 뒷면 지문인식 렌즈에 손가락을 댔더니 신통하게 작동하시 시작했습니다.

“렌즈에 때가 끼면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냥 쓰셔도 됩니다.”

‘요소수(尿素水) 대란’이 코앞에 닥친 요즈음 시민들이 소방서 입구에 몰래 요소수 통을 몇 개씩 놓고 가는 일이 이어져 가슴 뭉클한 감동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요소수(요소+물)란 디젤 차량 배출가스 저감장치(SCR)에 쓰이는 촉매제입니다.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 질소산화물을 70~90% 줄여주는 요소수가 SCR에 공급되지 않으면 자동차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산업용으로도 쓰이는 요소수를 우리나라는 거의 전량 중국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요소수가 고갈되면 물류 중단, 공장가동 정지 등 산업 전반에 막대한 피해를 끼친다고 합니다. 생각만 해도 끔찍한 아수라 상황입니다. 

이런 절박한 지경에 소방서에 요소수를 두고 가는 선량한 사람들의 변(辯)은 짧지만 통절(痛切)합니다.

“사람들 생명과 재산의 안전이 먼저이니까….”

오래 전부터 무 배추 등 씨앗을 뿌려 자란 채소의 씨를 이듬해 새로 뿌리면 싹이 나지 않습니다.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종자개량도 포기하고 종묘상마저 외국 상사에 팔아버려 울며 겨자 먹기로 수입 씨앗을 사야 합니다.

자동차용 반도체 품귀로 공장 가동률이 줄고, 주문한 차 출고를 1년이나 기다려야 하고, 원전 포기 대신 산하를 뒤덮은 태양광 발전용 패널은 75%가 중국산이라고 합니다.

위기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항상 대증요법(對症療法)입니다.

성장률은 꼴찌…나라 빚 증가속도는 1등을 달리는 나라경제에 정부도 가·붕·게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빨간불이 너무 자주 켜집니다. 

자칫 나라가 풍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꼼꼼히 따져보면 절체절명의 위기를 피할 방안이 없지 않은 것 같습니다. 
표퓰리즘보다 위기예측을 우선하는 것이죠.

“온 세상에 한국을 먹여 살릴 다른 나라는 하나도 없습니다”

[김홍묵 촌철]
경북고-서울대 사회학과 졸업
前한국일보-동아일보 기자
前대구방송 서울지사장
現자유칼럼그룹 공동대표
現내외뉴스통신 객원칼럼니스트

bamboo9977@hanmail.net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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