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권말기 기강해이 복지부동 아닌가?

최충웅 박사. nbnDB
최충웅 박사. nbnDB

[내외뉴스통신] 최충웅 칼럼니스트

요소수 대란이 일파만파로 확산될 위기에 정부가 긴급조치를 발표했지만 아직도 현장의 혼란은 여전합니다. 운전자와 주유소, 유통 현장에선 갈팡질팡하는 실정입니다. 

급한 불은 껐다지만 요소수 품귀현상은 좀 더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요소수가 뭐길래 일반 시민들은 물류와 교통, 건설업계까지 비상이 걸렸는지 깜짝 놀라워했습니다. 

농민들도 요소 부족으로 비료 파동과 농산물 운송까지도 걱정입니다. 화력발전소 소방·구급차까지 비상사태로 산업계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 된 점이 놀라울 정도입니다.

요소수는 디젤차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줄이기 위해 쓰이는 수용액입니다. 매연이나 일산화탄소 유해가스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가장 영향이 큰 곳은 경유화물 차량으로 요소수를 넣지 않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습니다. 요소수 경유 화물차는 전국 200만대로, 전체 화물차의 60%를 차지합니다. 요소는 비료로 사용하는 농업용과 공업용이 있습니다. 공업용은 차량용과 공장용으로 나누어집니다. 제철소나 화력발전소에서도 요소수가 필요합니다. 

대중교통 수단인 버스와 레미콘 트럭 대부분이 디젤 차량이며, 119소방차·구급차까지 국민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니 요소수 대란이 물류와 교통대란에 건설업계까지 비상이 걸렸습니다. 요소수 사태가 나자 ‘부르는 게 값’이라 가격이 10배 이상 폭등했으며 ‘매점매석’을 단속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는 미국·중국 패권 전략경쟁의 파편이라 하겠습니다. 중국은 미국의 동맹국인 호주에 대해 철광석과 무연탄 수입을 제한했고, 그 결과 요소의 원자재인 석탄 부족으로 요소 부족사태가 발생한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요소수 수입의 97.6%를 중국에 의존해왔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태는 이미 예견된 일입니다. 중국은 호주와 2016년부터 5년 동안 무역 분쟁으로 지난해 10월 호주산 석탄 수입을 중단한지 벌써 1년이나 지났습니다. 중국이 지난달 11일 ‘수출통제방안’을 고시했지만, 우리 정부가 이 문제를 논의한 것은 3주 뒤였습니다. 

이 기간에 관련부처가 사전에 미리 대비할 수 있었는데, 골든타임을 놓치고 때늦은 ‘뒷북치는 행정’이 초래한 전형적인 인재(人災)로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정부의 안이한 대응에 비판이 거셉니다. 

중국 수입품 80%가 넘는 품목이 무려 1850개나 된다고 합니다. 특히 한국은 요소, 마그네슘뿐만 아니라 2차 전기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 희토류의 8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원자재를 통상 무기로 삼을 경우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미 사드 배치 이후 중국의 경제 보복으로 뼈아픈 경험을 한 바 있습니다. 최근 중국 관영 언론이 ‘한국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의 지위를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는 위협성 보도의 의미를 깊이 새겨야 합니다. 

요소수 사태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는 지적입니다. 특정 국가 의존도가 높은 품목이 3900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정부는 특정국가에 수입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품목에 대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합니다. 

향후 요소수를 포함한 전략물품의 생산·수입 다변화와 장기적 수급대책을 주도면밀하게 수립해야 합니다. 원자재를 외교·통상의 ‘무기’로 삼을 수 있는 나라들을 사전에 경계해야 합니다. 안보·외교적 이유로 특정 품목의 수출을 제한하면 제2, 제3의 요소수 대란에 속수무책입니다. 국가안보가 중요한 만큼 경제안보도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소재산업은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더라도 전략물자로 접근해 국내 생산을 모색하고, 희귀금속과 광물자원 공급망도 정부 차원에서 중점 관리해야 합니다. 국가 경제와 국민의 삶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전략 품목의 안정적 확보 방안을 시급히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요소수 대란은 정권말기 공직자의 기강해이와 복지부동 때문이라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국가의 조기경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상황을 안이하게 판단한 것인지 깊이 각성해야 합니다. 우리 경제통상 외교의 잘못된 관행은 이번 사태를 반성의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한편 요소수 사태가 나자 이런 혼란속에서도 소방서현관 앞에 요소수와 간식을 기부하고 신분을 밝히지 않은 시민들이 있어 감동을 줬습니다.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소방차·구급차만은 멈춰서는 안 된다며 작은 힘이라도 보태려는 아름다운 시민들의 모습은 우리 모두의 가슴을 따뜻하게 했습니다.

[최충웅 약력]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경남대 석좌교수
YTN 매체비평 출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연예오락방송 특별 위원장
방송위원회(보도교양/연예오락)심의 위원장
언론중재위원회 위원
방송통신연구원 부원장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 원장
KBS 예능국장·TV제작국장·총국장·정책실장·편성실장
중앙일보·동양방송(TBC) TV제작부 차장  
choongw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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