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G, 담배꽁초 쓰레기 문제 대응에 뚜렷한 변화 없어.
- 환경부, 담배회사로부터 걷은 폐기물 부담금을 담배꽁초 수거 및 처리에 사용하지 않아.
- 보건복지부, 담배세 중 70%이상을 금연 사업에 사용하겠다고 했으나 약 4%만 사용.
- 기획재정부, 무단투기 담배꽁초 대책 마련 미비.

[양평=내외뉴스통신] 임정은 기자

시민 활동가들로 구성된 '담배꽁초 어택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이 지난 18일 KT&G 사옥 앞에 모였다. 시민들에게 무단 투기되는 담배꽁초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시키고, 한국 최대 담배 기업 KT&G와 정부에게 담배꽁초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할 것을 촉구하기 위함이다.

2022년 2월 18일, KT&G 사옥 앞에서 '담배꽁초 어택 시민모임'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담배꽁초 어택 시민모임)
2022년 2월 18일, KT&G 사옥 앞에서 '담배꽁초 어택 시민모임'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담배꽁초 어택 시민모임)

이 행사는 현장에 참석한 20여 명의 시민들 외에도, 쓰레기를 줍는 사람들의 모임 '쓰줍인'을 포함한 30개 단체가 연대하였으며, 3,600여명의 시민들이 온라인 서명으로 지지했다. 

시민모임은 코엑스 광장에서 KT&G 본사 앞까지 행진한 후,  KT&G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그 후 퍼포먼스를 진행했는데 해양 생물 모형의 배를 가르자, 담배꽁초가 쏟아져 나왔다.

2022년 2월 18일, '담배꽁초 어택 시민모임'이 KT&G 사옥 앞에서 담배꽁초 쓰레기 문제 해결 촉구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  담배꽁초 어택 시민모임)
2022년 2월 18일, '담배꽁초 어택 시민모임'이 KT&G 사옥 앞에서 담배꽁초 쓰레기 문제 해결 촉구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  담배꽁초 어택 시민모임)

2021년 9월 환경부는 강북구,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와 업무협약을 체결하였다. 하지만 '담배꽁초 투기 방지'에 대한 근본적 대책 없이 '회수/재활용 체계'만 갖추는 것은 실효성이 미비하다. 해당 협약을 통해 ‘담배꽁초 재활용 방안을 모색한다’고 하였으나, 2019년 입찰을 통해 이미 <2020 환경부 담배꽁초 관리체계 마련 연구용역 보고서>가 마련되어 있었다.

또한 담배꽁초 처리를 위해 거두어들인 폐기물 부담금을 담배꽁초 수거에 사용하지 않고, 담배꽁초 수거에 대한 부담을 지방정부에 맡기고 있다.

2020년 10월 4일, 정의당 강은미 국회의원실 '강은미 의원, 환경부 담배회사로부터 연간 약 750억씩 돈을 걷고도 담배꽁초 수거사업에 한 푼도 안 써'제목의 보도자료.
2020년 10월 4일, 정의당 강은미 국회의원실 '강은미 의원, 환경부 담배회사로부터 연간 약 750억씩 돈을 걷고도 담배꽁초 수거사업에 한 푼도 안 써'제목의 보도자료 中

 

다음은 기자회견문이다.

- 환경부 담배꽁초 관리체계 마련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매일 하루 최대 0.7t의 담배꽁초 미세 플라스틱이 국내 바다에 유입되고 있으며, 이는 담배꽁초가 아닌 그 안의 미세 플라스틱에만 해당되는 수치이다.

- 불법 투기되어 하수구나 빗물받이로 유입된 담배꽁초는 결국 바다로 흘러들어 어류나 조개류가 삼키고 먹이사슬 최상단에 위치한 우리들의 식탁에 담배꽁초 속 미세 플라스틱이 오를 수밖에 없다. (호주 뉴캐슬대학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사람들은 매주 신용카드 한 장 무게인 5g가량의 플라스틱을 먹고 있다고 한다)

- 국내 생산되는 담배의 필터에는 셀룰로오스 아세테이트라는 플라스틱 필터가 90% 포함되어 있고, 반추동물 및 박테리아와 달리 인간은 이를 소화하고 배설할 수 없으므로 우리가 삼킨 미세 플라스틱은 우리 몸에 그대로 쌓이고 있다.

- 지난 몇 년간 수많은 환경단체와 시민사회에서 불법 투기되는 담배꽁초 폐기물 문제에 대한 문제 해결을 촉구하였으나 국내 대표 담배 회사인 KT&G를 포함한 환경부, 보건복지부, 기획재정부는 여전히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 KT&G에게 담배꽁초 쓰레기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해결과 대응을 지속적으로 요구하였으나 여전히 뚜렷한 변화가 없다. 환경부는 담배 회사에서 걷는 폐기물 부담금을 무단투기 되는 담배꽁초 수거 및 처리에 사용하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담배 가격의 약 70% 이상을 차지하는 담배세를 금연을 위해 사용한다고 하였으나 실제 담배세 중 4%만을 금연 사업에 사용하였고2020년에는 이마저도 3.5%로 줄였다. 기획재정부는 무단투기되는 담배꽁초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연 적극적으로 검토했는지 의심스러울 만큼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담배꽁초 어택 시민모임>은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국내 최대 담배 기업 KT&G에게

) 생산하는 모든 담뱃갑에 담배꽁초 투기 금지 이미지와 문구를 흡연 경고 이미지와 문구만큼 크게 삽입하라.

KT&G는 현재 '2021년 5월부터 제품 담뱃갑에 쓰담쓰담 캠페인 등 담배꽁초 투기 금지 픽토그램 삽입 완료 상태라고 하였으나, 그 크기가 너무 작아 실효성이 떨어진다. 담배꽁초 투기 방지를 위해 해당 이미지와 문구를 실효성 있도록 수정하라.

) 플라스틱 필터를 대체할 소재를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해당 과정을 공개하며, 모든 제품에 대해 교차 생산하도록 하라.

담배 속 플라스틱 필터에 대한 생태계의 악영향과 국민들의 건강에 미칠 악영향이 이미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또한 유럽연합에서는 플라스틱 필터를 2025년까지 절반으로, 2030년까지 80% 감축하는 법안이 통과되었다. 미국 한 업체는 필터를 생분해성 재료로 교체 중이며, 흙이나 물에서 빠르게 분해되는 유기물 필터 개발에 성공했다KT&G는 종이필터를 응용한 소재를 일부 제품에 시범 적용하는 등 친환경 소재를 계속해서 개발하고 있다고는 하나, 해당 내용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 없다. 그렇기에 플라스틱 필터 대체 소재의 개발 과정을 공개하고 모든 제품에 적용, 교차 생산하도록 하라.

) 담배꽁초 전용 수거함을 각 광역·기초단체별 최소 20개씩 설치하라.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KT&G는 2020년 한해 매출이 3조 4000억원, 영업이익이 1조 3000억원에 달하는데 반해 담배꽁초 전용 수거함 설치 비용으로 약 2000만원을 사용했다. 담배꽁초 투기 방지를 위해 설치했다는 담배꽁초 전용 수거함의 수가 2021년까지 전국에 총 150여개에 불과하여 그 수가 터무니없이 작다. 이에 충분한 수의 담배꽁초 전용 수거함을 실질적으로 필요한 곳에 충분히 설치하여 담배꽁초 수거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요구한다.

 

2. 원론적 답변으로 일관하는 정부(환경부, 보건복지부, 기획재정부)에게

) 담배꽁초 EPR 제도(생산자 책임 제도)를 도입하라.

플라스틱 쓰레기를 포함한 기타 쓰레기는 EPR 제도를 통해 제품 생산자에게 그 제품의 폐기물에 대해 재활용의무를 부여하도록 하고 있지만, 무단투기 1위 쓰레기인 담배꽁초 쓰레기에 대해서는 제외하고 있다. 이에 담배를 EPR 품목에 추가할 것을 요구한다.

) 현재 5만원에 불과한 담배꽁초 무단투기 과태료를 100만원으로 상향하라.

쓰레기 무단투기 적발 시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하지만 담배꽁초는 휴지와 마찬가지로 5만원에 불과하여 담배꽁초 무단 투기에 대한 국민들의 경각심이 부족하다. 실효성이 떨어지는 담배꽁초 무단투기 신고제 대신 싱가포르처럼 강력하게 담배꽁초 무단투기 과태료를 상향하고, 각 지자체에서 적극적인 단속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한 예산을 확보할 것을 요구한다.

) 담배 회사에서 거두어들인 폐기물부담금을 담배꽁초 수거에 사용하라.

담배꽁초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거두어들이는 폐기물 부담금을 담배꽁초 수거에 사용하지 않고, 담배꽁초 수거는 지자체의 몫으로 남겨두고 있다. 폐기물 부담금이 제 몫을 할 수 있도록 무단투기된 담배꽁초가 모이는 빗물받이에 담배꽁초 거름망을 설치하고, 사후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청소 주기를 설정하는 등 사후관리체계를 마련함과 동시에 충분한 인력을 배치할 것을 요구한다.

) 담배꽁초 투기 방지 교육을 시행하라.

금연을 위한 다양한 국가적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여전히 흡연자의 수가 크게 줄어들지 않고 있으므로 흡연자들의 담배꽁초 무단 투기 방지를 위한 교육도 필수적이다. 이에 담배꽁초 투기 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교육과 전 국민적 캠페인을 시행할 것을 요구한다.

 

더 이상 원론적인 답변으로 피해 갈 수 없다. 전 세계적, 국가적으로 탄소중립과 ESG 경영을 외치지만, 담배꽁초 쓰레기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체 무엇을 이룰 수 있다는 말인가. 국내 최대 담배 기업 KT&G와 국민의 건강 증진 및 깨끗한 환경에서 국민들이 살 수 있는 권리를 지켜야 하는 정부는 더 이상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행동하라.

 

2022년 2월 18일

담배꽁초 어택 시민모임

쓰줍인(쓰레기를 줍는 사람들), 시가랩, 해양환경보호단 레디, 부산 비건 지도, 군산 자주적관람, 인천녹색연합, 네이버카페 제로웨이스트홈, 알맹상점, 협동조합마을카페마실(두고두고), 시셰퍼드 코리아, 디프다 제주, 채식평화연대, 상주기후위기비상행동, 중랑천환경센터, 서울환경연합, 정치하는엄마들, 금뿌리, 플로빙코리아 녹색미래, 부산기후용사대, 구미기후위기비상행동, 지지배(지구를 지키는배움터), 성가소비녀회 의정부관구, 파이토케미털유니언, 부산환경운동연합, 미래당, 기후미래위원회, 초록별상점, 생명다양성재단, 베지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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