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충웅 박사
최충웅 박사

[내외뉴스통신] 최충웅 박사 기자

2년 1개월 동안 지겹게 짓 눌려왔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18일 전면 해제됐다. 마스크 착용을 제외하고 영업시간·사적모임 인원 제한 등의 방역규제가 풀렸다. 추운 겨울의 긴 터널을 지나 찾아온 봄처럼 국민의 인내와 동참으로 견뎌온 시간이었다.

특히 힘든 인고의 시간으로 부대낀 자영업자·소상공인들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25일부터는 영화관과 실내체육시설, 종교시설 등 실내 다중 이용시설에서의 음식물 섭취 제한도 해제된다. 실내·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는 현행과 같이 유지하되 실외 마스크 착용에 대해서는 2주 후에 방역 상황을 평가해 결정하기로 했다. 

새봄 연초록색 가로수 거리에는 활기가 돌고 붐비는 시민들은 들뜬 모습이다. 그러나 마스크에 가려진 한편의 얼굴에는 불안한 마음이 완전 가시질 않는다. 거리두기 해제가 재확산을 불러 올 수도 있다는 불안심리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만약 강력한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한다면 팬데믹은 다시 시작될 것이다. 이는 재확산의 도화선으로 번질 소지가 다분하다. 얼마 전 국내에선 오미크론 재조합 변이 'XL'이 확인됐다. 새로운 변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라 영 마음이 놓이질 않는 일상회복이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전 해제하기로 한 것은 코로나 확산세가 정점을 지나 감소세로 돌아섰고, 재확산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일주일간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정점 때의 절반 수준까지 줄었고,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도 감소했다. 중환자 병상 가동률도 안정세로 접어들었다는 배경이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해 11월 백신 접종만 믿고 섣불리 단계적 일상회복 ‘위드 코로나’ 정책을 시행했다가 실패한 뼈아픈 경험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오미크론 유행 여파로 확진자와 중증환자가 급증하고 병상 부족 탓에 의료대란까지 벌어졌었다. 그때의 방역실패가 되풀이 되서는 안 된다.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코로나19가 종식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일주일 평균 확진자는 16만 명으로 줄었고 지금도 하루 4만 명대의 신규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 매일 1,000명 내외의 중증자와 200명 안팎의 사망자는 여전히 우려할 수준이다. 다만 정점을 지났을 뿐이다. 유행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해제는 반가운 일이지만 코로나에 대한 경계심마저 허물어지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도 크다. 거리두기는 해제하더라도 재유행 경계를 풀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백신을 무력화하는 신종 변이 출현 가능성도 항상 상존하고 있다. 코로나에 취약한 고령층과 면역 저하자 등에 대한 보호의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코로나 감염병 등급이 1급에서 2급으로 조정되고, 계절 독감처럼 재택 치료도 없어지게 되면 개인의 자율 방역이 더 중요해지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국민 모두의 깊은 인식과 동참이 필수적이다.  

코로나19를 독감 수준의 질병으로 관리하기 위해선 경증 환자의 병·의원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일상 의료시스템 정비도 시급하다. 일반 병상에서 확진자 치료가 안전하게 이뤄지고, 이들이 동네병원에서 대면 외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체계가 안착되어야 할 것이다. 거리 두기 해제로 고령자,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의 상황은 더 나빠질 수도 있다. 사회 활동에 제한을 풀더라도 요양시설 등 관리는 더 철저해야 한다. 재유행 위기가 감지될 경우 의료자원을 즉각 재가동할 수 있는 준비는 필수조건이다. 

거리두기 해제로 당장 식당·카페 등이 24시간 영업을 하고 대규모 회식 등도 재개되면서 심야시간 택시 승차난 현상이 닥칠 것이다. 이에 따라 심야 교통 대란, 치안 수요 급증, 의료현장의 혼선 등에 대한 우려가 예상된다. 또한 각종 집회도 늘어날 전망이다. 우선 민노총은 5월 1일 노동절을 맞아 4월 30일 서울광장에서 약 5000명이 모이는 '세계노동절 기념문화제'를 열겠다며 서울시에 서울광장 사용신고를 냈다. 그동안 이런 대규모 집회 이후 감염 사례를 이미 경험했기에 걱정이 앞선다. 

지금 인구 2천6백만 명이 넘는 대도시 중국의 샹하이는 봉쇄중이다. 재유행을 걱정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해외감염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신종 변이 출현에 대비해 비상대응책을 세워둬야 한다. 취약계층 보호와 고위험군 관리가 최우선 과제일 것이다. 지금도 신속한 진단과 팍스로비드 등 먹는 치료제 처방·투약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의료체계 일상화 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지면 중증환자와 사망자가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아직 상대적으로 코로나 유행 규모가 크다는 점을 반드시 유념해야 한다. 이제부터 기본 방역수칙 준수가 더 중요해졌다. 국민 개개인의 방역 노력은 여전히 중요하다. 예방접종, 마스크 쓰기, 주기적 환기 등 방역수칙을 계속해서 준수해야 한다. 특히 실내 마스크 착용은 감염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매우 중요한 수단임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방심은 금물이고, 경계를 절대 풀지 말아야 한다. 거리두기 해제가 코로나19 끝이 아니라 또 다른 단계 의 방역이 시작될 뿐이다. 

[최충웅 약력]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경남대 석좌교수
YTN 매체비평 출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연예오락방송 특별 위원장
방송위원회(보도교양/연예오락)심의 위원장
언론중재위원회 위원
방송통신연구원 부원장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 원장
KBS 예능국장·TV제작국장·총국장·정책실장·편성실장
중앙일보·동양방송(TBC) TV제작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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