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충웅 언론학 박사
최충웅 언론학 박사

[내외뉴스통신] 최충웅 언론학 박사

제20대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사 서두에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새 정부는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를 취임식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겠다"고 했다. 따라서 윤 대통령이 취임사를 통해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를 건설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천명한 것이다. 

헌법 제1조 조항에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돼 있다. 취임사에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만들겠다." 약속한 것은 엄연히 당연한 사실이다. 그런데 취임사 서두에 내세운 이 약속이 새삼 국민들 가슴에 깊이 와 닿는 배경과 의미는 그동안 우리의 정치 환경과 현실을 한마디로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취임사에서 강조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지속가능한 평화 등은 결국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만들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이것저것 많은 약속을 하지 않았지만 지향점을 분명히 했다. 전임 대통령이 여러 가지 약속을 내걸어 취임 연설을 했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 16분 37초라는 역대 가장 짧은 취임사이면서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35차례나 언급한 '자유'가 핵심가치로 가장 강력한 자유 대한민국 재건 메시지로 부각됐다. '자유'와 '도약적 성장'을 국정의 핵심 가치로 내세웠다. 그는 "자유로운 정치적 권리, 자유로운 시장이 숨 쉬고 있던 곳은 번영과 풍요가 꽃피었다. 번영과 풍요, 경제적 성장은 바로 자유의 확대"라고 했다. 

헌법의 가치를 항상 우선했던 그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대한민국 헌법의 핵심 가치를 앞세워 재도약과 성장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양극화와 사회 갈등은 빠른 성장을 이루지 않고는 해결하기 어렵다고 했다. 보편적 가치인 자유를 인식하고 재발견해 한국 사회가 직면한 초저성장과 대규모 실업, 양극화 같은 사회 갈등을 해결하여 자유의 확대를 통해 국가 번영을 이끌겠다는 뜻이다. 

취임사에서 "제대로, 그리고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한 '자유'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없애려고 했던 바로 그 '자유'인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한 지 1년 만인 2018년 3월 대한민국의 근간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골격을 수정하려 했다.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뺀 '민주주의'로 바꾸려 했고, '정리해고 반대' 파업권을 헌법에 보장해 '동일가치・동일임금' 원칙을 헌법에 담으려 시도했다. 
 
바로 윤 대통령이 그토록 35차례나 강조한 '자유'의 배경인 것이다. 그리고 '자유'의 중요성과 '반(反)지성주의'의 폐해를 지적했다. "정치는 이른바 민주주의의 위기로 인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가장 큰 원인으로 '반(反)지성주의'를 꼽았다. 그는 "국가 내부의 지나친 집단적 갈등에 의해 진실이 왜곡되고 각자가 보고 듣고 싶은 사실만을 선택하거나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반지성주의가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고 했다.

여기서 언급한 '반(反)지성주의'에 대해 민주당 측은 매우 불편한 기색이다. 반지성주의가 바로 자신들을 지적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그동안 국민 다수의 의견이나 여론을 무시하고 민주당은 국회 다수 의석을 앞세워 선거법·공수처법·임대차3법·대북전단금지법·검수완박법 등을 줄줄이 강행 처리했다. 그 과정에서 '회기쪼개기' '위장탈당' '사보임' '국무회의 늦추기' 등 별별 편법과 꼼수를 다 동원했다. 의견수렴 과정과 합리적 절차를 생략하고 국민의 여론을 무시한 것 자체가 '국민이 나라의 주인'인 것을 무시하고 외면한 것이다. 

그러니 취임사 서두에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만들겠다."고 내세운 약속이 새삼 국민들 가슴에 깊이 꽂히는 배경일 것이다. 새 정부가 문재인 정권의 공과를 거울삼아 국민의 뜻을 무섭게 여긴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권 5년 내내 진저리나게 신물나는 ‘진영’ 논리로 ‘내편 네편’ 갈라치기, 양극화에 ’Naeronambul(내로남불)’은 세계어가 됐다. 진영 논리에 빠진 반(反)지성주의는 반목과 불통을 낳고 민주주의를 위협하며, 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윤 대통령은 이런 불합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지성과 과학적 진실에 기반한 국정 운영을 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시민'을 15차례 언급했다. 민주주의의 보편 가치인 자유, 더 나아가 인권·연대·박애까지 말했다. 자유와 민간 주도 성장을 강조한 것은 문 정부의 이런 잘못된 정책들을 하나하나 바로잡겠다는 선언이다. 개인과 기업에 최대한 자유를 주고 이에 따른 창의적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성장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취임사에 '통합'과 '협치'가 언급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라고 일축했다. 협치나 통합이라는 말을 굳이 안 쓰더라도 정치와 민주주의의 핵심 작동 원리가 협상이자 협력이라고 했다.

기존 취임사와는 달리 국정 운영 철학과 비전을 설명하고 국내만이 아닌 시선을 밖으로도 돌려, 세계 시민에게 메시지를 보낸 건 처음이다. 세계 시민들을 향해 자유와 지성, 합리 옹호를 호소하며 우리도 그 책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세계를 연대의 대상으로 삼고 "국내 문제와 국제 문제를 분리할 수 없다"고 했다. 가치를 공유한 선진 동맹국과 연대하고 협력하겠다는 의미다. 현재 대한민국이 처해있는 외교안보 문제를 명확히 짚어 방향을 제시했다.

윤 대통령 취임사는 새 정부 5년의 국정 목표와 원칙, 비전을 담은 국정운영의 청사진이다. 시대정신을 제시하고 국정의 주요 방향을 밝힌 것이다. 3고의 경제 위기와 여소야대의 최대 악조건 상황에서 출범한 새 정부의 앞길은 너무나 험난하다. 국민들이 '정치 신인' 윤석열을 끌어드린 것은 바로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전임자처럼 ‘오류 정치’를 하지 말고, 가시밭길을 걷더라도 원칙과 상식에 맞는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성취하라는 명령이다. 

[최충웅 약력]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경남대 석좌교수
YTN 매체비평 출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연예오락방송 특별 위원장
방송위원회(보도교양/연예오락)심의 위원장
언론중재위원회 위원
방송통신연구원 부원장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 원장
KBS 예능국장·TV제작국장·총국장·정책실장·편성실장
중앙일보·동양방송(TBC) TV제작부 차장

 

choongwc@hanmail.net

 

내외뉴스통신, NBNNEWS

기사 URL : http://www.nb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76476

저작권자 © 내외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