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묵 칼럼니스트
김흥묵 칼럼니스트

[내외뉴스통신] 김홍묵 칼럼니스트

요즘 국회를 보는 국민의 시각이 곱지 않습니다. 어느날 여당에서 야당으로 입장이 바뀐 거대 민주당은 힘의 논리로 정부와 여당을 압박하고, 여당 국민의힘은 대선 승리 봄바람에 부채질만 해댈 뿐 취임 덕(duck)에 비틀거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국회의원 수 반으로 줄여야
-의원 특권 특혜도 없애야
-공천 거래 근절해야

대의정치(代議政治) 기능은 사그라지고, 헌 칼만 휘두르는 국회를 두고 해묵은 절규가 새삼 터져 나오는 이유입니다.

몇 년 전 원로 논객 김동길 박사는 ‘여의도 개 사육장’이라는 극한의 표현으로 국회를 논박했습니다.

한강 옆 여의도의 쓸모없는 모서리에는
나라에서 관리하는 커다란 개 사육장이 하나 있다.
썩을 대로 썩고 악취 나는 똥개들 사육장엔
수캐가 251마리, 암캐가 49마리, 도합 300마리인데···.(중략)
사료도 최고급품으로 사료 값도 만만치 않다.
거기다 7~8마리의 새끼 개까지 데리고 다니니
완전 개판 세상이다.(중략)

지능지수 낮은 똥개들이 밤낮없이 짖어대니
이거 원 시끄러워 단잠을 못 자겠다.(중략)
언제 날 잡아 도살을 해야 할텐데
썩은 개고기는 아무도 안 드시겠다니
한강 물에 수장할까? 그럼 수질오염으로 바닷고기도 죽을텐데···.

이토록 모욕적이면서도 함축된 비유가 없습니다. 국회의원들은 자성·사과·공약 등으로 개과천선할 듯하다가도 ‘국민’의 질타나 매질이 수그러지면 고질병이 도져, 전에 없던 궤변(詭辯) 기행(奇行)을 자행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사사오입(四捨五入), 의원 임대 같은 짓거리는 꼼수 탈당, 회기 쪼개기 등 신 수법으로 바뀌었습니다. ‘노는 국회’ ‘식물 국회’는 ‘동물 국회’ ‘폭주 국회’가 되었습니다. 선량(選良), 민의(民意)의 전당 소리나 협치(協治)는 실종 상태입니다. 선거만 끝나면 국민은 문밖의 사람으로 전락합니다.

선출직이랍시고 임명직 공직자를 개 나무라듯 윽박지르거나 폄하하고, 온갖 그럴싸한 법안을 품앗이 발의 하면서 자신들은 음주운전·주폭·성추행을 일삼고, 옳은 말 하면 ‘문빠’ ‘개딸’들의 융단폭격에 짓밣히고 고개 숙여 사과하고, 뒤로는 이권 챙기기·공천 장사나 하고···. 도대체 국민은 누굴 믿고 무엇을 기대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2주 사이 세 차례 뜯어고쳐 졸속으로 처리한 ‘검수완박법’은 ‘방탄 입법’ 지탄을 받고, 여야가 합의한 법사위원장 자리는 다수당이 차지하겠다고 우기고, 예산 편성권도 국회가 갖도록 법 개정을 서두르겠다고 하니···. 그것이 국민의 뜻인지 묻고싶습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곳곳에 박힌 대못이나 지뢰밭 정리도 못한채 ‘의원 불체포특권’을 제한하겠다고 철지난 이슈를 들고 나왔습니다.

국회가 의원 체포동의안 보고를 받고 24~48시간 이내에 표결하지 않을 경우 가결된 것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입니다. 야당은 이재명과 박완주를 겨냥한 법이라고 노골적으로 반대하고 있습니다.

상설 국회·무노동 무임금·특권 내려놓기 등 지탄을 받을 때마다 개선하겠다던 국회는 뭐 하나 바로잡은 게 없습니다. 대신 세세연년 꼼수·변칙·협잡 방법만 개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국회란 국민의 선거에 의해 구성된 민의의 기관으로 법률 제정, 예산 심의, 중요 정책을 결정하는 초고 의사결정기관입니다. 나아가 개인과 개인, 집단과 집단, 개인·집단과 국가 사이의 이해와 요구를 조화시켜 사회적 의사를 결정하고 실천해 나가는 권력행사의 한 수단인 대의민주주의의 제도적 표현이 국회라고 합니다.

“나 잘 났지?” “떡 줄게” 해대며 금배지 달고나서는 지식과 지혜를 구분하지 못하는 천둥벌거숭이는 진정한 국민의 대표가 아닙니다.

 

[김홍묵 촌철]
경북고-서울대 사회학과 졸업
前한국일보-동아일보 기자
前대구방송 서울지사장
現자유칼럼그룹 공동대표
現내외뉴스통신 객원칼럼니스트

bamboo99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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