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유튜브 캡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유튜브 캡처)

[내외뉴스통신] 노준영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0일 "금리 인상으로 단기적으로는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커질 수 있겠지만, 자칫 시기를 놓쳐 인플레이션이 더 확산하면 그 피해는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시 중구에서 열린 '한은 창립 제72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통해 "지금 한국은행은 또 다른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같은 맥락에서 "글로벌 물가상승 압력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의 중앙은행 본연의 역할이 다시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첫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는 등 주요국보다 먼저 금리를 올린 것에 대해서도 "지난해 소비자물가가 2~3% 수준의 오름세를 나타냈을 당시 우리가 다른 나라 중앙은행보다 더 먼저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작한 것은 사실이다"라면서도 "하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웃돌고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정상화 속도와 강도를 높여가고 있는 현시점에서는 더 이상 우리가 선제적으로 완화 정도를 조정해 나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는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한 것으로 오는 7, 8월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속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어 이 총재는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의 경기둔화,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가속화 등으로 글로벌 경기가 침체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며 "성장과 물가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정책 운용의 민첩성을 유지하면서도 경제 상황 변화에 따른 유연성도 함께 높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직문화 변화 필요성도 거론했다. 한은이 경직된 위계질서로 조직 운영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변화에 둔감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며 이런 문화를 수평적, 외부 지향적 문화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어느 직급이든 격의 없이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토론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상사의 업무지시가 불명확하거나 비합리적일 때 다른 의견을 건의하기보다 윗사람의 생각에 맞추려고 애쓰느라 시간과 에너지를 허비하는 일이 벌어지곤 하는데 그래서는 업무의 효율성을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로 존중하면서도 업무에 관한 한 '계급장 떼고', '할 말은 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조직 내 집단지성이 효율적으로 발휘될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하자"며 "저 또한 조사역이 저와의 점심 자리에서 '지난번 총재님 연설문은 실망스러웠다'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경직된 위계질서를 없애는 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총재는 알 속 병아리가 깨어나기 위해 껍질을 안에서 쪼아 대면 어미 닭 역시 밖에서 동시에 알을 쪼아 깨뜨린다는 뜻의 '줄탁동시'라는 사자성어를 언급하며 "당행의 발전적 변화를 바라는 외부의 기대와 더불어 우리 자신의 노력이 함께 어우러져 그간의 틀을 과감히 깨고 시대의 변화에 빠르게 부응하는 한은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을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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