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충웅 언론학 박사
최충웅 언론학 박사

[내외뉴스통신] 최충웅 언론학 박사

한국의 국내 기술로 제작된 ‘누리호(KSLV-II)’가 위성궤도 안착에 성공했다. 37만개의 부품으로 구성된 누리호의 성공적 발사로 성능검증 위성을 700㎞ 높이 궤도에 진입시켰다. 누리호는 3단 로켓으로 길이 47.2m 중량 200t 규모의 발사체로 추력은 무려 300t이며 700㎞ 높이 궤도에 중형차 한 대 무게인 1.5t 규모의 위성을 성공적으로 쏘아 올릴 수 있는 성능을 지녔다. 한국은 드디어 우주강국의 길이 활짝 열렸다. 

누리호는 12년간 2조원의 연구개발비가 투입되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진두지휘로 300여개 국내 산업체가 참여하여 설계·제작·발사·관제의 전 과정을 우리 기술로 완성한 집념의 결정체다. 우리의 독자적인 연구개발로 발사체와 시험 설비, 발사대 부품 제작과 조립 등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대한민국의 기념비적인 순간으로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이로써 한국은 미국·러시아·유럽·일본·중국·인도에 이어 중량 1t 이상 실용위성을 발사할 능력을 갖춘 일곱 번째 우주 자립국이 됐다. 우주 강국이 되려면 우선 발사체를 자력으로 개발해 상시 발사할 능력을 보유하고 그리고 위성이 보내온 정보를 활용할 능력을 갖춰야 한다. 

우주 선진국들의 초기 발사 성공률이 30%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한다면, 자립 기술로 제작한 로켓 발사가 두 번 만에 성공했다는 것은 놀라운 성과다. 과기정통부는 2027년까지 네 차례의 추가 발사를 계획하고 있다. 올해 8월에는 미국 스페이스X 로켓에 달 궤도선 ‘다누리호’를 실어 보내고, 약 2조원이 들어가는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도 진행 중이다. 2031년에는 차세대 발사체를 이용해 달 착륙선을 보낸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우주 발사체 기술은 군사용으로 전용할 수 있어 국가 간 기술 이전이 엄격히 금지돼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과 유사해 군사 목적으로의 전용이 가능한 대표적 이중 용도로, 어느 나라도 기술을 전수해주지 않는다. 국내 연구진은 다른 나라 박물관에 전시된 발사체를 찾아다니고, 나로호 발사 당시 방한한 러시아 과학자들이 버린 서류까지 뒤지며 기술을 확보했다. 이들의 피땀 어린 노력이 누리호 성공을 가져온 것이다. 우주 개발은 끝없는 시련과 도전, 인내의 시간을 견뎌내야 하는 작업이다. 

누리호의 성공으로 국내에서도 우주산업 생태계가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027년까지 네 차례 누리호를 더 발사해 신뢰성을 확보한 뒤 기술을 민간에 이전할 계획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수십 년 축적한 기술이 스페이스X 탄생으로 민간 우주여행 등 우주 상업화 시대로 이어진 것처럼 우리도 누리호를 통해 우주산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중국은 달 뒷면 착륙과 화성 도착 같은 성과로 ‘우주 굴기’를 과시하고 있다. 일본 영국 호주는 우주 관련 예산을 크게 늘리고 있다.

세계 각국이 우주 개발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투자를 강화하며 우주산업에 앞을 다투고 있다. 21세기 우주 개발에선 산업적 측면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강대국이 정치·군사적 목적으로 우주 개발을 주도했다면 최근에는 민간 중심의 우주 개발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는 모습이다. 세계 주요국은 미래 산업으로서 기술 확보와 안보역량 강화를 위해 우주산업 육성에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우주 개발은 방송·통신 산업과 함께 자율주행 자동차 등 4차 산업혁명 전반에 광범위한 파급 효과를 미친다. 글로벌 우주산업의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약 530조원으로 이미 반도체 시장을 능가했다는 분석도 있다. 선진국들은 우주개발을 미래 산업으로 보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향후 세계 패권은 우주를 선점하는 나라가 헤게모니를 잡게 될 것이다.

우주산업은 미래 성장엔진이다. 누리호의 성공은 이제 출발점일 뿐이다. 우주산업을 미래성장 엔진으로 키워내기 위한 중장기 전략을 서둘러 수립해야 한다. 우선 당면 과제는 한국형 발사체의 성능을 향상시키고 반복적인 발사 성공으로 국내 우주산업의 역량을 높이는 일이다. 정부는 도전정신과 창의적 아이디어로 무장한 스타트업과 민간기업들이 우주산업에 적극 뛰어들 수 있도록 법·제도를 정비하고 예산 지원을 늘려 우주강국을 향한 발판을 깔아줘야 한다. 중장기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 누리호를 시작으로 한국은 우주산업 강국으로 진화해야 한다.  

우선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미 항공우주국(NASA)의 한국판인 ‘항공우주청’ 설립이 시급하다. 항공우주청은 정부 각 부처와 항공우주연구원 등으로 분산된 우주정책 업무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로서 전문인력 양성과 축적된 기술의 민간 이전, 창업 촉진 등의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이번 누리호 제작·발사에 심혈을 기울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단암시스템즈 등 300여 기관과 기업의 노고에 큰 박수로 찬사와 경의를 보낸다.

[최충웅 약력]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경남대 석좌교수
YTN 매체비평 출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연예오락방송 특별 위원장
방송위원회(보도교양/연예오락)심의 위원장
언론중재위원회 위원
KBS 예능국장·TV제작국장·총국장·정책실장·편성실장
중앙일보·동양방송(TBC) TV제작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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