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묵 칼럼니스트
김홍묵 칼럼니스트

‘수첩 공주’ 박근혜를 몰아낸 ‘A4 남자’ 문재인 정권이 물러나고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지 한 달 열흘이 지났습니다. 뭔가 달라질 거라고 기대했던 국민은 말로만 ‘위대한 주인’이었지 손에 쥐거나 가슴 뿌듯한 기쁨은 간데없고 마음속이 허전하기만 합니다. 왜 그럴까요?

여소야대 국회에 족쇄를 물린 여당과 대통령은 새 정책의 돌파구를 열지 못하고 있고, 다수를 점하고 있는 야당은 잇단 선거 패배 책임 전가를 놓고 내분으로 안팎이 시끄럽기만 합니다. 정치 실종입니다.

‘모든 페이크 뉴스(fake news 가짜 뉴스)의 진원지는 文과 청와대다.’

문 정부 중반 이후 각계각층에서 터뜨린 ‘내로남불’ 공박입니다.

△ 문재인 ‘가짜뉴스의 문제점’ 지적에, 황교안 “대통령이 가짜 뉴스의 진원지”(2019.8)

△ 문, “언론의 침묵은 국민들의 신음”···언론재갈법 언론징벌법엔 침묵 일관(2021.8 파이낸셜뉴스)

△ “경제 선방했다” 靑 발표에 IMF는 “제2구제금융 상황 초래할 수도” 경고(2019.10)

문 정부는 잔여 임기 1년을 앞둔 지난해 4월에도 “코비드19 집단면역은 아직도 가능하다”고 장담했습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당 측은 “현실은 백신 거지, 백신 보릿고개 신세인데···”라고 비꼬았습니다.

또한 대통령 후보 시절 “대권을 잡으면 대통령의 24시간을 국민들에게 알리겠다”, “광화문 대통령이 되겠다”, “미세먼지 30% 이상 줄이겠다”고 한 약속은 당선 만을 염두에 둔 구두선(口頭禪)이 되었습니다.

말은 단자(찹쌀가루로 만든 떡에 소를 넣고 꿀을 발라 고물을 묻힌 떡) 같은데 실행과 성과는 고드름 초장 찍은 맛이나 쓴맛밖에 남기지 않은 공약도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아사 상태로 몰아넣은 최저임금, 주52시간 노동 / 나라 빚 1,000조 원을 훌쩍 넘기게 한 퍼주기, 공무원 대량 증원, 적자예산 / 한전을 존폐 위기로 몬 탈원전 / 산 깎아 산사태 부른 태양광 발전 설치 / 아파트 가격 폭등, 세금폭탄으로 이어진 부동산 3법···.

뜻은 좋아도 아마추어의 설익은 정책에 수많은 사람들이 멍들었습니다.

정권이 바뀌자 그동안 감추고 숨겨놓았던 비밀이 속속 불거져 나옵니다.

‘월북’으로 결론지었던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진 씨 사건(2020년)은 최근 해경이 “월북 근거가 없다”고 번복해 정치 이슈로 시끌벅적합니다. 남은 건 “미안하다”(김정은) 사과 한 마디에 “국무위원장님의 생명 존중에 대한 강력한 의지에 경의를 표한다”(문재인)는 화답뿐입니다.

이명박 정부가 만든 4대강 보의 수문 개방과 보 해체 결정도 조사 근거가 조작되었고, 성주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전자파도 “무해하다”는 조사 결과를 감췄다는 것입니다.

2017년 대선 때 내놓은 수십 가지 공약을 되새겨 보면 그의 약속이 신기루(蜃氣樓)였음을 부정하기 어렵다는 느낌을 줍니다.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 / 약속을 지키는 대통령이 되겠다 / 불가능한 일을 하겠다고 큰소리치지 않겠다 / 잘못한 일은 잘못했다고 시인하겠다 / 거짓으로 불리한 여론을 덮지 않겠다 / 상식대로 해야 이득을 보는 세상을 만들겠다 / 소외된 국민이 없도록 노심초사하는 마음으로 살피겠다 / 분열과 갈등의 정치를 바꾸겠다 / 능력과 적재적소를 인사의 대원칙으로 삼겠다 / 국민 여러분의 자랑으로 남겠다···.

요순(堯舜)시대의 성자가 재림한 줄 알았는데 잠에서 깨보니 일장춘몽이었습니다. 하늘을 가린 손바닥만 보고 ‘대깨문’(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 ‘나팔문’(나라를 팔아먹어도 문재인)이라고 착각한 ‘위대한 국민’의 자업자득일까요?

[김홍묵 촌철]

경북고-서울대 사회학과 졸업
前한국일보-동아일보 기자
前대구방송 서울지사장
現자유칼럼그룹 공동대표
現내외뉴스통신 객원칼럼니스트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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