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안정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ECB "8월에도 추가 금리 인상 나설 것"

유럽중앙은행(ECB)(사진출처 : SBS 화면 캡처)
유럽중앙은행(ECB)(사진출처 : SBS 화면 캡처)

[내외뉴스통신] 김희선 기자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국을 뜻하는 유로존에서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8.6% 올라 1997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특히 라트비아나 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에서는 20% 가까이 치솟는 등 인플레이션 사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인플레이션은 기업뿐 아니라 주택시장에도 유럽 경제의 불안이 퍼질 위험성이 제기됐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유럽 내 금융 및 주택시장이 급격한 조정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까지는 질서 있는 자산 가격 조정이 이뤄졌지만, 향후에는 매우 심각한 자산 가격 급락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경기 불안에도 ECB의 입장은 물가 잡기가 우선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9%대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영향이 유럽 각국에 퍼지면서 침체 공포도 확산되고 있어 경제 충격과 인플레이션 대응을 놓고 정책당국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와 함께 미국과의 금리 격차로 지난주 유로화는 한때 0.999달러까지 내려가면서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등가를 하회했다. 이달 들어 유로화 가치는 2% 넘게 빠지며 ECB의 금리 인상을 부추겼다. 

결국, ECB은 현지시간 21일 역대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22년 만에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ECB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으며 경기 활성화를 위해 3.75%였던 기준 금리를 0%까지 내린뒤 유지해왔다.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11년만에 처음으로 2016년 3월 이후 6년 넘게 유지돼온 제로 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다. 완화적 통화 정책을 유지해온 ECB가 뒤늦게 기준금리를 올리며 긴축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급격한 금리인상을 단행할 경우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시장에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그동안 초저금리 정책으로 물가상승세가 위험한 흐름을 보이자 미국에 이어 유럽도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빅스텝을 밟은 것으로 해석된다. 

ECB의 가파른 긴축으로 인해 일부 유럽 국가들이 다시 재정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탈리아 등 부채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국가들은 금리가 오르면 채무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EU의 최대 교역국인 영국도 고물가가 비상이다. 20일 영국 통계청은 6월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9.4% 올랐다고 발표했다. 1982년 이후 4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오는 10월에는 물가가 목표치인 2%의 다섯 배가 넘는 11%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면서  유럽중앙은행의 금리인상에 영국중앙은행도 다음달 회의에서 '빅스텝'을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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