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내외뉴스통신] 김흥두 기자 = '새누리당 180 안팎, 더불어민주당 80+, 국민의당 30 안팎, 무소속/기타 10 안팎'

이번 20대 총선 전 이런 생각을 가진 국민들이 참 많았다. 일부는 새누리당 의석을 더 많게, 더민주 의석을 더 적게 예상하기도 했다.

더민주가 이번 선거를 망칠 것이라는 요인은 명약관화했다.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당을 창당해 집을 떠났고 선거를 하면서도 줄곧 터져 나온 야권연대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더민주 지지자들은 실망에 절망하면서 더 이상 표를 주지 않을 것으로 보였고 경합지역으로 발표되는 지역에서도 선전을 기대할 것이라고는 믿지 않았다.

비례대표는 국민의당에 밀릴 것이라는 소문도 파다했다. 그 결과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로 과반의석 이상을 확보하는 대승을 거두고 만일 180석도 못 얻으면 선거를 진짜 못하는 것이라고 술을 나누면서 안주거리로 삼았다.

상대적으로 국민의당은 예상외로 30석을 훌쩍 넘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더민주는 참패하고 나머지 당은 어느 정도의 지분을 나눠가지는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었다.

새누리당은 정말 하늘이 무서운지를 몰랐다. 그저 안철수가 당을 깨고 뛰쳐나와 국민의당을 만들 때 쾌재를 불렀다. 온통 보수 쪽은 과반을 넘어서 개헌 선까지 가능하다는 장미 빛 꿈에 도취했다.

​선거는 이미 끝났다며 과거에 볼 수 있었던 선거 전략이나 정책에 대한 고민이 없이 그저 계파싸움으로 날이 샜다.
그 와중에 국민은 안중에도 없었다. 경제파탄으로 신음한 서민들은 눈에 보이지 않았다. 차라리 철저히 외면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수도 있다. 책임 있는 정부여당의 자세는 실종되고 제갈공명도 아닌데 때 아닌 '북풍'에 기대는 모습이 역력했다.
선거는 따 놓은 당상이니 온통 선거 이후에만 신경이 쏠렸다.

그런데 이를 쳐다본 민심은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마침내 폭발해버렸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었다. 국민이라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국민은 야당 압승으로 표심을 보여주었으나 승리에 도취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더민주는'수도권 압승'이라는 선물을 안겼지만 '호남 참패'를 덤으로 주었다.

국민의당은 목표 40석에 가까운 의석을 주었지만 '호남정치의 부활'이라는 멍에를 안겼다. 두 야당 모두 절반의 성공으로 오만과 승리에 도취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제 선거는 끝났다.

새누리당은 남은 임기동안 정말 국민 무서운 줄 깨닫고 마무리를 잘해야 한다.

1년 10개월의 남은 임기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그리고 더민주는 더욱 호남에 공을 들여야 한다. 문재인 전 대표가 마지막에 보여준 각오라면 어렵지 않게 민심을 돌릴 수 있다.

문 전 대표가 '호남의 민심을 얻지 못한다면 정계은퇴' 라는 배수진을 쳤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수도권에서 압승할 수 있었다.

수도권 압승은 호남에서 패배를 덮고도 남을 쾌거다. 국민의당은 그렇게 원하던 3당 체제를 만들어냈으니 보란 듯이 3당의 실험을 성공으로 이끌기 바란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게임은 끝났다. 이제는 차분하게 경제와 민생의 난국을 풀어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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