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충웅 언론학 박사
최충웅 언론학 박사

[내외뉴스통신] 최충웅 언론학 박사

어쩌다 스마트폰을 집에 두고 나왔을 때, 사방이 막혀 있는 것처럼 답답하고 당황한 경험을 하게 된다. 택시를 부를 때도 물건을 주문하는 일도 이제 스마트폰으로 이뤄진다. 우리 일상은 이미 디지털 세상속에 깊숙이 파묻혀있다. 우리 사회는 디지털 시대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변화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이미 달라진 미래 사회에 잘 적응하려면 디지털 역량은 필수다.

어느 노인이 식당에 들어서서 음식을 주문하려는데 사람은 안보이고 식당입구에 서있는 '키오스크'(Kiosk)를 마주하고 안절부절 사용을 못해 결국 식사도 못해 난감했다는 얘기는 벌써 오래전 일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무인 판매대 키오스크 설치한 식당·커피숍이 늘어나기도 했다. 키오스크는 공공장소에 주로 설치된 터치스크린 정보전달 시스템으로 간이 판매대나 소형 매점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공공장소에서 무인·자동화를 통해 주변 정보 안내나 버스 시간 안내 등 일반 대중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무인 정보단말기로서 마케팅용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종합병원의 등록 번호표, 처방전, 수납 등 편리함을 더해준다. 

최근에는 정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은행, 백화점, 전시장 등 공공장소에 설치된 무인 정보단말기로 대중교통정보, 경로 안내, 요금 카드 배포, 예약 업무, 각종 전화번호 주소 안내 시설물의 이용방법 등을 제공하는 무인 종합정보안내시스템으로 활용되고 있다. 문명의 이기(利器)인 디지털의 이해는 곧 이 시대 디지털 문맹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스마트폰은 사람들이 소통하고 일하는 방식을 바꿨으며, 혼합현실의 미래가 도래된 것이다. 디지털 세상은 여러 산업의 흥망성쇠를 이끌고 있다. 

우리사회 곳곳에 정보격차로 인한 계층간 불균형으로 '정보접근'과 '정보이용'이 가능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에 경제적 사회적 격차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정보접근'은 새로운 정보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 여건이며, '정보이용'은 정보기술을 통해 원하는 정보를 획득, 가공, 처리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을 의미한다.

이러한 정보격차는 소득, 교육, 지역에 따라 점점 심화되고 있다. 중산층 이상 가정의 자녀들은 인터넷 환경에 노출돼 있는 반면, 저소득층 가정에서는 디지털 교육 기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정보사회가 고도화됨에 따라 지식과 정보의 장악에 있어 선진국과 후진국간, 사회 주류와 소외계층간 격차는 더욱 심화되고, 권력의 편중현상은 오히려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보격차해소에 관한 법률'이 2001년 제정되었으며, 정보격차해소를 위한 전담기관으로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설립되었다.

2020년에 발생한 코로나19로 비대면과 배달앱의 디지털화 현상으로 재택근무와 원격교육이 일상이 됐다. 그러나 원격수업이 도입되면서 디지털 교육격차의 부작용이 동반된 것이다. 디지털 교육격차는 교육 불평등으로 심화되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등교공백 장기화는 학업 균등 기회가 붕괴되어 교육의 불평등으로 이어지고 교육의 불평등은 공정사회 실현의 장애물이 되고있다. 서울시교육청 발표에 따르면 서울시민의 96%가 '코로나 시작 이후 학습격차가 발생했다'고 응답했다.  

디지털 교육격차는 가정의 경제상황에 따라 부유층과 취약계층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경제적 취약계층의 저소득층 가정, 장애학생 가정, 조손 가정, 한부모 가족 등 가정 경제상황에 따라 디지털 환경과 역량의 차이가 극명하다. 경기도교육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원격수업을 위해 디지털기기는 경제상황에 따라 보유 비율은 큰 차이가 없지만, 문제는 가정의 경제상황이 원격수업 집중도, 효율성, 이해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경제상황이 낮은 가정 학생의 약 23%는 '원격수업에 집중하기 어려운 장소에서 학습한다'고 했다. 30%는 '디지털기기가 낡아 원격수업에 방해를 받는다'고 응답했다.

26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이 전면 해제됐다. 학교 등교수업도 시작됐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완전 종식되지 않으면 등교수업의 위험성은 항상 존재한다. 또한 돌연 다른 전염병이나 제2·제3의 코로나19 습격이 언제 있을지 모른다. 따라서 등교수업의 안정성이 완전히 확보될 때까지 제2·제3의 코로나19에 대비하기 위해 디지털 교육격차 해소 법제화와 제도 개선에 정부와 교육계가 함께 지혜와 힘을 모아야할 때다. 

대한민국 헌법 제31조 ①항을 보면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로 규정됐다. 교육의 균등 기회를 보장한 것이다. 따라서 개인의 자유의지와 무관하게 외부 환경이나 특수상황으로 교육의 불평등이 초래된다면, 교육의 균등 기회가 붕괴된다. 지난 8월 22일, 교육부는 관계부처와 함께 '디지털 인재양성 종합방안'을 발표했다. 향후 5년간 100만 명의 디지털 인재양성을 목표로 초·중등학교, 대학, 민간 등 전 영역에 걸쳐 초급부터 고급까지 다양한 수준의 디지털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서겠다는 내용이다. 

앞서 지적한 키오스크를 사용 못해 식사를 못한 노인들을 위한 맞춤형 디지털교육이 절실하다. 정보격차로 복지혜택 내용도 모르고 온라인 복지신청도 못해 복지사각지대로 인한 비극은 없어야한다. 각 지자체에서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다양한 디지털교육이 구체적으로 실현돼야한다. 

우리는 세계사적인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인공지능, 메타버스, 사물 인터넷 등이 일상이 되는 디지털 시대를 살아갈 국민들이 저마다 필요한 디지털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디지털 인재양성 종합방안이 미래 디지털 사회를 이끌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세계에서 문맹률이 최저인 선진국 대한민국이 디지털 문맹률 역시 최저 국가로서 디지털 선도국가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최충웅 약력]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경남대 석좌교수
YTN 매체비평 출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연예오락방송 특별 위원장
방송위원회(보도교양/연예오락)심의 위원장
언론중재위원회 위원
KBS 예능국장·TV제작국장·총국장·정책실장·편성실장
중앙일보·동양방송(TBC) TV제작부 차장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choongwc@hanmail.net

내외뉴스통신, NBNNEWS

기사 URL : http://www.nb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05767

저작권자 © 내외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