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내외뉴스통신] 이송옥 기자

'철강산업 독점지역'에서 '신산업 발전 지역'으로, 그리고 '녹색성장'까지...중국 허베이(河北)성이 변화를 꾀하고 있다. 철강생산 공장으로 가득했던 허베이성은 산업발전과 자연보호를 모두 잡을 수 있을까?

지난해 10월 11일 촬영한 허베이(河北)성 러팅(樂亭)경제개발구에 위치한 허베이강철(河北鋼鐵)그룹 탕산(唐山)철강회사 전경. (사진=신화통신 제공)

◇'검은 연기' 자욱한 성장은 OUT

54세의 야오(幺)씨는 허베이(河北)성에 위치한 탕산(唐山)루이펑(瑞豐)철강그룹 부사장이자 철강업계에서 약 30년 동안 일한 베테랑이다. 그는 10년 전 탕산궈펑(國豐)회사에서 일할 때만 해도 철강공장이 도시를 둘러쌀 정도로 많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야오씨는 "당시 철강공장의 근로 환경이 매우 열악했고 공장에서 뿜어 나오는 검은 가루들이 주변 지역을 뒤덮곤 했다"며 "차를 매일 걸레로 닦아야 할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철강산업은 허베이성의 기둥 산업이다. 10년 전 허베이성의 제강 생산능력은 최대 3억2천t에 달해 중국 전체의 4분의 1을 차지했다.

그러나 과도하게 편중된 산업 구조와 과다한 오염물질 배출 등이 경제 발전을 심각하게 저해한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한때 중국 전역에서 가장 오염이 심각한 10개 도시 중 많을 경우 7개가 허베이성에 속했다.

이러한 철강 과잉생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나서면서 철강업계는 몸집을 줄이는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야오씨가 다니던 궈펑철강도 2018년 문을 닫았다. 그는 "당시 오래 일했던 공장이 문을 닫아 마음이 좋지 않았지만 과잉생산을 해결하지 않으면 업계 환경도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철강업계는 허베이성이 추진하고 있는 과잉생산 해소와 산업구조 최적화의 축소판이다.

허베이성 공업정보화청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허베이성은 국가가 하달한 철강, 석탄, 시멘트, 판유리, 코크스, 화력 발전 등 6개 업계의 생산능력 감소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많을 때 3억2천t에 달하던 철강 생산은 2억t 이내로 줄었고 철강제련 기업 수도 123개에서 39개로 감소했다. 15개 철강기업은 완전히 도시 밖으로 이전됐다.

지난해 10월 11일 촬영한 허베이(河北)성 러팅(樂亭)경제개발구에 위치한 허베이강철(河北鋼鐵)그룹 탕산(唐山)철강회사의 압연 작업장. (사진=신화통신 제공)

◇허베이성, 징진지 지역의 새로운 돌파구

매미 날개처럼 얇은 도자기 파편이 400W(와트) LED등의 열 배출을 돕는다. 중국 중촹옌위안(中創燕園)반도체회사가 연구 개발한 고열전도 질화알루미늄 세라믹기판에 대한 설명이다.

이 회사의 기술 개발은 베이징대학이 맡고, 제품 생산은 바오딩(包定)·중관춘(中關村)혁신센터에서 진행한다. 바오딩·중관춘혁신센터 책임자에 따르면 바오딩·중관춘혁신센터에는 2015년 설립 이래 432개 기업과 기관이 입주해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이 2014년 징진지(京津冀, 베이징·톈진·허베이)협동발전을 국가 전략으로 내세우면서 허베이성은 베이징의 비수도권 기능을 넘겨받는 징진지 지역의 새로운 돌파구로서 기능해 왔다. 현재까지 베이징과 톈진에서 허베이로 이전한 기관 수는 4만1천 개에 달한다.

슝안(雄安)신구 치둥(啟動)구 중국위성네트워크그룹(CSCN) 본사 건물 건설 현장을 지난 7일 드론으로 촬영했다. (사진=신화통신 제공)

설립된 지 5년째인 허베이성 슝안(雄安)신구도 해가 넘어갈수록 점차 '미래도시'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슝안신구의 선행건설구역인 치둥(啟動)구는 베이징의 비수도권 기능을 넘겨받는 중책을 지고 있는 지역이다. 총면적 38㎢의 치둥구에는 중국위성네트워크그룹(CSCN)과 시노켐(Sinochem), 중국화넝(華能) 등 중국 중앙기업 본사의 빌딩 건설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대학과 병원이 위치할 기본적인 위치도 이미 선정됐다.

지난해 말까지 슝안신구에는 누적 3천500억 위안(약 69조9천370억원) 이상이 투자됐다. 올해 230여 개의 중점 프로젝트가 배치됐고 연간 투자 금액이 2천억 위안(약 39조9천640억원)을 넘어선다.

지난 10년간 허베이성은 산업 구조를 지속적으로 최적화했다. 그 결과 지난해 허베이성 장비제조업 매출액은 1조1천500억 위안(약 229조7천930억원)을 기록했다. 철강산업에 이은 두 번째 조 위안 단위 산업이다. 

장비제조업이 성 전체 산업 성장에 대한 기여율은 36.1%에 달했다. 허베이성의 첨단기술산업 부가가치가 규모 이상(연매출 2천만 위안 이상) 공업 부가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12년보다 10.7%포인트 높은 21.5%를 기록했다.

◇녹색성장을 향해

지난 7월 2일 작업자들이 바이양뎬(白洋淀) 남쪽 수역에서 진귀한 사진 한 장을 카메라에 담았다. 바로 푸른머리흰죽지오리 어미새 한 마리가 4마리의 새끼를 데리고 수면 위를 헤엄치며 먹이를 찾는 모습이다.

바이양뎬(白洋淀)에서 촬영된 푸른머리흰죽지오리. 푸른머리흰죽지오리는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이자 중국 정부가 지정한 국가1급보호동물이다. (사진=신화통신 제공)

업계 전문가들은 푸른머리흰죽지오리 어미새가 새끼와 함께 바이양뎬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것은 바이양뎬 습지가 푸른머리흰죽지오리의 번식지가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푸른머리흰죽지오리는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이다.

바이양뎬의 수질은 2017년 가장 낮은 수준인 V급에서 최근 III급으로 향상됐다. 이곳에서 서식하는 조류만 237종에 달한다. 슝안신구 설립 전보다 31종 늘었다.

스자좡 시민 왕(王)씨의 취미는 사진찍기다. 그는 2014년부터 매일 아침 베란다에 서서 하늘 사진을 찍는다. 이렇게 찍은 사진은 컴퓨터 속 '미세먼지 추적' 폴더에 저장됐다.

그는 "오염이 심했을 때는 맞은편에 있는 건물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면서 "뿌연 하늘 사진이 줄고 파란 하늘 사진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허베이성의 초미세먼지(PM 2.5) 평균 농도는 2013년 104㎍/㎥에서 2021년 38.8㎍/㎥로 감소했다. 올 상반기 발표된 중국 전국중점도시 공기질 순위 하위 10위권에 허베이성 도시는 하나도 포함되지 않았다. 산업발전과 녹색성장을 지향하는 허베이성의 미래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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