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의 주범으로 몰린 토끼 머리띠를 쓴 남성의 사진이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 (사진=페이스북 캡처)
이태원 참사의 주범으로 몰린 토끼 머리띠를 쓴 남성의 사진이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 (사진=페이스북 캡처)

[내외뉴스통신] 노준영 기자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시 뒤편에 있던 토끼 머리띠를 한 남성을 포함한 일부 무리들이 사람들을 의도적으로 밀었따는 목격자 증언이 나온가운데 해당 남성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토끼 머리띠 남성이 이태원 참사의 주범이라는 소문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시작됐다. 이태원에서 겨우 살아 나왔다는 네티즌은 10월 30일 새벽 3시 35분 “내 뒤에 20대 후반처럼 보이는 놈이 ‘아 XX. X같네 밀자 애들아’ 이러고 친구들끼리 ‘밀어! 밀어!’ 이 XX함. 사람들은 뒤에서 밀어버리니까 우수수 넘어짐”이라고 후기를 전했다.

이 네티즌은 자신을 밀었다는 남성이 가르마펌에 토끼 머리띠를 썼다는 자세한 설명까지 남겼다. 이후 온라인에서도 비슷한 후기 글이 올라왔다. 20대로 보이는 남성 5~6명이 “밀어”라고 외치며 고의적으로 밀었다는 내용이었다.

이 내용이 확산되자 네티즌들은 온라인에 올라온 사고 당일 영상을 살피며 토끼 머리띠를 쓴 남성을 찾아냈다. 이 남성의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도 없이 온라인상에 퍼졌고 네티즌들은 “이번 사태의 주범”이라며 “자수하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애꿎은 피해자가 나오거나 ‘마녀사냥’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토끼 머리띠' 남성으로 지목된 A씨는 지난 31일 SNS를 통해 "혹시나 주변 지인분들이 보실까 봐 해명한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A씨는 "저도 SNS 알람이 꺼진 상태라 상황을 뒤늦게 알게 됐다"면서 "저와 친구가 핼러윈 사고 현장 범인으로 마녀사냥당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토끼 머리띠를 하고 그날 이태원에 방문한 건 맞지만 사고 당시 저와 친구는 이태원을 벗어났다"라며 "그에 대한 증거도 있다"고 밝혔다.

당시 A씨와 친구는 사람이 너무 많아 오후 10시 전 이태원을 떠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29일 오후 9시 55분 39초쯤 서울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에서 승차 개찰구를 통과한 교통카드 이용 내역을 공개했다. 교통카드 이용내역에 따르면 A씨는 오후 10시 17분에 합정역에 도착했다. 사고 발생 시각이 오후 10시 15분 전후인 점을 감안하면 A씨는 사고 당시 현장에 없었던 게 된다.

그는 "전부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하려고 한다"라며 "오해는 하실 수 있겠지만 마녀사냥은 그만 멈춰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경찰은 목격자 조사, 영상 분석 등을 통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이태원 압사사고 관련해 총 475명의 대규모 수사본부를 꾸린 경찰은 사고 현장 인근 CCTV 52대를 확보하고 목격자와 부상자 44명을 조사하는 등 참사 상황을 재구성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31일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해 “사이버 상에 악의적인 비방글이나 신상 정보를 유포한 행위에 대해 적극 수사를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6건에 대해 입건 전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일부에서 인터넷, SNS 등을 통해 사상자들을 혐오하는 발언이나 허위조작 정보, 자극적인 사고 장면을 공유하고 있다”며 “이러한 행동은 절대 자제해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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