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ℓ 우유 3000원 선 넘을 수 있어
2013년 원유가격 연동제 시행 이래 가장 큰 인상폭
내년부터는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

(출처 : MBN 유튜브 화면 캡처)
(출처 : MBN 유튜브 화면 캡처)

[내외뉴스통신] 김희선 기자

낙농가와 유업계가 우유 가격 산정에 영향을 주는 원유 수매 가격을 내년부터 리터당 49원 인상하는데 합의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어제 열린 낙농진흥회 이사회에서 낙농가와 유업체 간 원유 가격을 ℓ당 49원 올리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낙농가와 유업계는 통상 매년 6월부터 원유 가격 협상을 시작해 8월부터 새 가격을 적용하지만 올해는 협상이 길어지면서 조정된 가격을 적용하지 못했다. 이를 감안해 지난달 16일부터 올 연말까지는 ℓ당 49원 인상분에 추가로 3원을 지급하고, 내년 1월부터는 ℓ당 49원 인상된 기본 가격이 음용유용 원유에 적용된다.

이로써 유업체가 낙농가로부터 사들이는 원유 기본가격은 연말까지 ℓ당 999원으로 인상안보다 3원을 추가 지급하고, 내년부터는 ℓ당 996원을 적용하게 된다.

이번 원유 가격 인상 폭은 2013년 원유가격 연동제 시행 이래 가장 크다. 2014년과 2015년에는 동결됐고, 2016년에는 18원 내렸다. 이후 2017년 동결과 2018년 4원 인상, 2019년 동결을 반복한 뒤 2020년에는 21원 올리기로 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상 시기를 1년 유보하며 작년 8월 원유 가격을 올린 바 있다.

올해 원유 가격 협상도 결정 방식을 '용도별 차등 가격제'로 바꾸는 낙농 제도 개편안을 두고 낙농가와 유업체가 의견차를 보이며 지난 9월 중순에서야 시작했다.

올해까지는 최근 2년간 생산비 증감분의 10% 범위에서 원유 가격 인상 폭을 결정하는 '생산비 연동제'를 적용했다. 지난 2년간 생산비가 ℓ당 52원 오른 것을 감안해 ℓ당 47~58원 사이에서 인상폭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49원으로 결정됐다.

원유 가격 인상 결정에 따라 흰우유는 물론 빵과 커피, 아이스크림 등 관련 식품의 가격이 도미노처럼 줄줄이 인상될 전망이다. 최근 유업체들은 생산 단가 상승을 이유로 발효유, 가공유, 치즈 등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원유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음용유를 원료로 하는 흰우유의 경우 ℓ당 400원 안팎 인상이 예상된다. 이 경우 서울우유 기준 2700원대인 1ℓ짜리 흰 우유는 3000원을 넘을 수 있다.

한편, 이날 이사회에서는 내년 1월 용도별 차등가격제 시행을 앞두고 음용유용 원유와 가공유용 원유 가격 결정방식 개선에도 합의했다.

그 동안 음용유용 원유가격은 시장상황과 무관하게 농가의 생산비만을 고려해 결정됐으나, 앞으로는 시장상황도 함께 반영한다. 기존에는 우유가 남아돌더라도 생산비가 오르면 원유기본가격을 생산비 상승폭의 90~110% 범위 내에서 인상해야 했다.

내년부터는 차등가격제 도입에 따라 가격협상 범위를 넓혀 생산자와 유업계가 시장상황에 맞춰 신축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원유가 과잉 생산될 경우 생산비가 올랐더라도 상승분의 30~70% 범위에서 인하할 수 있다.

반대로 가공유 가격은 경영비 상승분을 고려하되, 유업체가 실제 지불하는 가공유 가격과 국제 경쟁 가격과의 차액을 기준으로 ℓ당 150원 이상 차이나면 경영비 증가와 무관하게 가격을 올리거나 내리는 것이 가능해진다.

김정욱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내년 시행되는 용도별 차등가격제가 시장에 원활히 정착될 수 있도록 제반 사항을 착실하게 준비하겠다"며 "낙농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정부도 낙농산업 발전 대책을 마련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gmltjs369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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