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내외뉴스통신] 김소연 기자 = 김형준 부장검사(46·사법연수원 25기)와 동창이자 게임 업체 대표 김 모씨(46)의 엇나간 우정이 법조 비리 스캔들로 비화되면서 검찰의 도덕적 해이가 도마위에 올랐다.

6일 카카오톡 메시지 대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두 사람이 함께 고급 유흥업소를 드나들고 돈이 오가고 서로 편의를 봐준 정황이 낱낱이 드러났다.

공개된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 따르면 김형준 부장검사가 게임업체 대표 김모 씨를 '스폰서'로 인식한 대목이 여러 차례 나온다.

또 두 사람이 주고받은 메시지에는 서울 강남의 유흥업소 이름이 여러 번 등장한다. 만남을 요청한 것은 주로 김 부장검사였다.

김수남 검찰총장은 이날 김형준 부장검사가 고교 동창 사업가 김모씨에게서 정기적으로 금품과 향응을 받고, 김씨가 연루된 형사사건을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 "모든 비위 의혹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 잘못이 있는 자에 대해선 엄정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검찰청 감찰본부(본부장 정병하)는 김 부장검사와 김씨는 물론 사건 무마 청탁 의혹을 받는 서울서부지검 수사팀 등 모든 사건 관련자를 대상으로 감찰하기로 했다.

대검 관계자는 "김 부장검사 외에 이번 사건에 연루된 다른 검사들이 있다면 샅샅이 찾아내 조사할 것"이라며 "내부 비리를 감출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했다.

대검 감찰본부는 지난 주말 김 부장검사를 불러 조사했고, 김 부장검사가 김씨와 주고받은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 내용을 확보해 각종 의혹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대검 감찰본부는 지난달 26일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도피한 뒤 지난 5일 체포된 김씨가 "(금품 등을 제공한) 다른 검사들도 있다"고 주장해 다른 검사들에 대한 감찰도 동시에 진행할 계획이다.

대검 관계자는 "김 부장검사가 지난 주말 조사에서 '김씨가 내가 술집에서 찍힌 사진을 언론에 알리겠다고 협박해 3000만원을 받아갔다'고 진술한 부분에 대해서도 사실 여부를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씨는 친구인 김 부장검사에게 지속적으로 술·향응을 제공했고, 지난 2월과 3월 두 차례에 걸쳐서 준 1500만원도 돌려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부장검사의 스폰서 역할을 해 왔다는 것이다.

그는 또 김 부장검사가 검찰 수사를 받는 자신에게 거짓 진술을 해 달라고 부탁했다고도 주장했다.

김 부장검사는 김씨가 지난 4월 70억원 횡령·사기 혐의로 고소돼 검찰 조사를 받게 되자 자신과의 관계를 은폐하려고 한 메시지들도 나왔다.

한편 김 씨는 회사 자금 15억 원을 횡령하고 거래처를 속여 50억 원대 사기를 벌인 혐의로 6일 구속됐다.

법무부는 예금보험공사 파견 상태였던 김 부장검사를 서울고검으로 전보 발령했다. 대검찰청 감찰본부(본부장 정병하)는 이르면 7일 김 씨를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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