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뉴스통신 에세이] 2017년 정유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2016년이 대한민국은 워낙 혼돈스러웠던 터라 새해를 맞는 기대와 각오가 남다르게 느껴집니다.

똑같이 뜨고 지는 태양이고 똑같이 바뀌는 날들 이건만 사람들은 해가 바뀌는 날에는 뭔가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려고 합니다. 해가 바뀌면 달라지는 것들이 많지만 인간 누구에게나 똑같이 맞게 되는 일이 나이를 '먹는'일입니다.
왜 나이는 '먹는다'고 할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먹다'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이나 짐승이 음식이나 마실 것 따위를 입으로 씹거나 하여 뱃속으로 들여보내는 것입니다. 그 외에도 여러 의미로 쓰여지지만, 먹는다는 말은 재물, 뇌물, 꾸지람, 저급 문화 등 부정적인 뜻으로 많이 쓰이는 듯합니다.

먹는다는 말이 쓰이는 사례들을 찾아보았습니다. '겁을 먹다' '똥개도 밥을 주면 똥을 싸는 법인데 형님은 받을 건 다 받아먹고 왜 소식이 없노' '국록을 받아먹을 때가 좋았지 업자가 되어서는 남의 돈 먹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겠지요' '그 놈은 아버지에게 욕을 엄청 먹고 나서는 생활 태도가 달라졌어요' '그 녀석 미국 물을 먹더니 많이 달라졌다' '한국 축구는 골을 많이 먹는 편이다' '혼례를 치르는데는 생각보다 비용이 많이 먹는다' '약속을 잊어 먹다' 등이 있습니다.

나이 먹은 사람에게 해당되는 것으로 나잇값과 나이대접이 있습니다.

나잇값은 나이에 걸맞는 말과 행동을 낮잡아 이르는 말을 뜻하고, 나이대접은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베푸는 대접을 말합니다.

동서양의 격언이나 속담 중에는 나이 먹은 사람을 공경하거나 나이대접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 많습니다. 예컨대 노인의 말은 맞지 않는 것이 없다 (An oldman's saying is seldom true). 노인의 머리, 청년의 손(Old head and young hand). 집에 노인이 안 계시면 빌려서라도 모셔라(그리스 속담), 늙은 개는 함부로 짖지 않는다(오랜 세월을 두고 풍부한 경험을 가진 노인은 경솔한 짓을 하지 않는다. 한국 속담) 등등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주위를 실제로 냉정하게 보게 되면 나이가 반드시 인격을 성숙시켜 주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인격이 퇴보하는 것은 아닌가 감히 생각들 때가 많습니다. 지난 연말 송년회 어느 모임 중에 한 분이 노인과 주차시비 끝에 손톱으로 얼굴을 할퀴는 등 봉변 당한 이야기를 시작하자 여기저기서 나이 먹은 노인들로부터 당한 사례들이 봇물처럼 이야기 된 적이 있었습니다.

나이 먹은 사람을 공경해야 한다는 격언은 많은데 비해 나이 든 사람이 나잇값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경구는 많지 않은 듯합니다.

해가 바뀌어 나이를 한 살 더 먹게 되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스쳐갑니다. 나이대접을 받으려 하기 보다는 나잇값을 제대로 해야겠다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 청년기는 지혜를 연마하는 시기요, 노년기는 지혜를 실천하는 시기이다(J.루소).

내외뉴스통신/내외경제TV 상임고문 임정혁
- 현, 법무법인 산우 대표 변호사
- 법무연수원장
- 대검찰청 차장검사, 공안부장
- 서울고등검찰청 고등검사장, 형사부장
- 중앙고, 서울대 법대 졸업,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연수
- 제26회 사법시험(연수원 16기)합격, 제28회 행정고시 합격
- 황조․홍조․근정훈장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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