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뉴스통신 에세이] 프레임(Frame)이란 원래 액자, 테두리, 틀, 구조를 말합니다. 인문 사회과학적으로 프레임이란 인간이 생각을 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생각의 처리 방식을 공식화한 것을 말합니다. 프레임을 '마음의 창'에 비유되기도 하는데, 이는 어떤 대상 또는 개념을 접했을 때 어떤 프레임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서 그 해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병에 물이 절반 들어 있을 때 A는 "절반 밖에 안 남았네"라고 하고 B는 "절반씩이나 남았네"라고 했을 때, B는 A에 비해서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이 때 A와 B의 해석의 차이는 두 사람이 가지고 있는 프레임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동일한 현상도 관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볼 수 있다는 점을 언어학자인 조지 레이코프는 프레임 이론(Frame Theory)으로 정리한 바 있습니다.

프레임 이론에 관하여 SNS에 떠도는 예화를 인용합니다. 어느 날 친구끼리 미사를 드리러 가는 중이었습니다. 한 친구가 물었습니다. "자네는 기도 중에 담배를 피워도 된다고 생각하나?" 친구가 대답했습니다. "글쎄 잘 모르겠는데 신부님께 한 번 여쭤보는 게 어떻겠나?" 신부님에게 물었습니다. "신부님, 기도 중에 담배를 피워도 되나요?" 신부는 정색을 하면서 대답했습니다. "기도는 신과 나누는 대화인데 절대 그럴 수 없지." 친구로부터 신부님의 답을 들은 다른 친구가 말했습니다. "그건 자네가 질문을 잘못했기 때문이야. 내가 가서 다시 여쭤 보겠네." 이번에는 다른 친구가 신부에게 물었습니다. "신부님, 담배 피우는 중에는 기도를 하면 안 되나요?" 신부는 얼굴에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기도는 때와 장소가 필요없다네. 담배를 피우는 중에도 기도는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이지." 여대생이 밤에 술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손가락질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술집에서 일하는 아가씨가 낮에 학교를 다니면서 열심히 공부한다고 하면 사람들의 반응이 어떠할까요? 원하는 답을 얻으려면 질문을 달리하라, 질문이 달라지면 답이 달라진다는 것이 프레임 이론의 핵심입니다.

조삼모사(朝三暮四). 중국의 고전인 열자(列子)의 '황제'편에 나오는 이야기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원숭이를 기르는 사람이 도토리를 원숭이들에게 나누어 주면서 '아침에는 세 개, 저녁에는 네 개씩(朝三暮四) 나누어 주겠다'라고 하였더니 원숭이들이 모두 화를 내기에 '그렇다면 아침에 네 개, 저녁에 세 개씩(朝四暮三)을 나누어 주겠다'라고 하자 원숭이들이 모두 기뻐하였다는 이야기입니다. 하루 동안에 받는 양은 어느 경우나 모두 7개로 아무런 변화가 없는데도 이야기하는 방법에 따라 한 번은 기뻐하고, 다른 한 번에는 화를 내는 원숭이들의 어리석음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교묘하게 꾀를 써서 남을 속이고 놀리는 인간의 비열함을 이야기할 때도 인용되고, 유능한 통치자의 군중들의 심리를 이용한 고도의 지혜로도 인용됩니다.

오늘 자 신문을 보니 선거 공약 중 '세금으로 공공 일자리 늘리기 공약'을 두고 찬반 논쟁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 기사를 보고 몇 해 전 서울시장이 초등학교 무상급식 정책을 실시하느냐의 여부를 두고 주민 찬반 투표가 있었고 투표결과 시장의 의지대로 이루어지지 않자 시장직을 전격 사퇴한 일이 새삼 떠올랐습니다. 당시 무상급식은 '무상'복지 프레임이어서 감정적으로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이를 만약 세금급식으로 용어를 바꾸어 '세금'부담 프레임으로 가렸다면 결과가 어떠했을까 의문을 던져봅니다. 최근 사태와 관련하여 진영 프레임, 용어 프레임에 갇혀 대립하는 현상들을 보면서 어떤 용어, 개념을 생각할 때 프레임의 덫, 프레임의 함정에 갇혀 있는 것은 아닌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내외뉴스통신/내외경제TV 상임고문 임정혁
- 현, 법무법인 산우 대표 변호사
- 법무연수원장

- 대검찰청 차장검사, 공안부장

- 서울고등검찰청 고등검사장, 형사부장

- 중앙고, 서울대 법대 졸업,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연수

- 제26회 사법시험(연수원 16기)합격, 제28회 행정고시 합격

- 황조․홍조․근정훈장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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