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거대한 역사유물 보고

왕릉의 수호신 석수

무령왕릉을 수호한 석수(石獸)는 상상의 동물이다. 1971년 무령왕릉을 지키던 석수가 발굴되면서 찬란했던 백제의 중흥문화를 다시 보게 된 것이다.

백제 중흥의 역사가 숨 쉬는 현장 공주 송산리 고분군의 무령왕릉은 1500년 전의 백제 문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보물단지이다. 백제 제25대 전설의 왕 무령왕(武寧王 ; 461~523년)은 501년부터 523년까지 23년간 나라를 통치하면서 백제 문화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이 왕릉에서는 석수, 지석, 목침과 발 베개 등 무려 108종 4600여 점의 국보급 유물이 무더기로 출토되었는데,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유물은 이 무덤의 주인공이 무령왕이라는 묘지석(墓誌石)이 나온 것이다.

묘지석에는 “무령왕이 523년 5월 7일 사망하고 그 뒤 3년이 지난 523년 8월 12일 이 왕릉에 안장되었으며, 왕비는 왕이 세상을 떠난 지 3년 뒤인 526년 12월에 사망하여 529년 2월 12일에 이 왕릉에 합장하였다”고 밝혀 놓았다.

또한 “무령왕의 이름은 사마(斯麻), 시호는 무령(武寧)이며, 아버지 동성왕이 시해된 501년 40세 나이로 즉위한 그는 고구려, 신라와 맞서면서 민생안정과 백제의 국력을 드높이는데 주력, 62세까지 백제를 다스렸다”는 것도 기록하였다.

왕릉에서 발굴된 유물 가운데 순금으로 만든 왕의 금제관관장식은 국보 제155호로 지정되고, 왕비가 사용하였던 금제관장식은 국보 제156호로, 순금으로 만든 하트 모양의 귀고리는 국보 제157호로, 금제 목걸이는 국보 제158호로, 금제 뒤꽂이는 국보 제159호로, 은제 팔찌는 국보 제160호로, 청동거울은 국보 제161호로 지정되었다.

왕릉을 수호하기 위해 돌로 만든 짐승 상의 석수는 국보 제162호로, 무령왕의 내력을 밝혀놓은 지석(誌石)은 국보 제163호로, 왕비의 나무 목침은 국보 제164호로, 왕의 나무 발 베개는 국보 제165호로 나란히 지정되는 등 국보로 지정된 유물만 12점에 이른다.

백제 문화 예술의 혼맥

무령왕릉의 발견은 백제의 문화, 미술, 예술의 수준과 그 확실한 연대 등을 입증하는 역사적 발판이 되었으며, 특히 동아시아에서 찬연히 빛나는 백제의 혼과 문화 예술의 진수를 확인시켜준 계기가 되었다.

백제 역사의 최대 보고이자 산실인 송산리 고분군 무령왕릉은 1호분부터 7호분까지로 형성되어 있다. 무령왕릉 연도는 길이 2.9m, 너비 1.04m, 높이 1.45m이며, 현실은 길이 4.2m, 너비 2.72m, 높이 2.93m의 크기로 조성되어 있다.

모두 네모꼴의 장방형의 평면에 터널 모형의 천장으로 만들었다. 이에 사용한 벽돌에는 거의 대부분이 연꽃무늬가 새겨졌다. 동, 서, 북의 3면에는 5개의 등잔을 올려놓는 감(龕)을 설치하였다.

왕과 왕비의 합장 무덤인 왕릉은 동쪽에 왕의 시신을 안장하고, 서쪽에 왕비를 안장하였으며, 머리는 남쪽을 향하였다.

무령왕릉을 수호한 수호신 석수(石獸)는 상상적인 동물로서 무덤을 지키는 ‘진묘수’라고도 일컫는다. 응회암으로 만든 이 석수는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형상인데 뭉툭한 입 주둥이와 콧구멍이 없는 코, 부릅뜬 큰 눈, 퉁퉁한 몸집, 짤막하고도 퉁퉁한 다리, 등에는 말안장, 이마의 뿔 등 어느 것 하나도 실제 동물과는 완전 다른 모형이다.

석수의 크기는 길이 4.73m, 폭 0.22m, 높이 0.3m이고, 지석은 가로 35cm, 세로 41.5cm이다.

무령왕의 역사적 신비를 밝혀준 지석에는 이런 글을 담아 놓았다.

“寧東大將軍百濟 斯麻王年 62歲 癸卯年 5月丙戌朔 7日壬辰崩到

乙巳年 8月癸酉朔 12日甲申安厝 登冠大墓立志如左”

(영동대장군백제 사마왕년 62세 계묘년 5월병술삭 7일 임진붕도

을사년 8월계유삭 12일갑신안조 등관대묘입지여좌)

영동대장군은 백제왕이 중국 양(梁)나라 무제로부터 받은 칭호이고, 사마는 왕이 죽은 뒤에 붙여진 이름이다.


유한준


-現 아동문학가, 시인, 저술가로 활동
-대한언론인회 편집위원
-前 종교뉴스신문 편집주간
-前 독서신문 이사 편집국장
-한국일보를 거쳐 조선일보 정년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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