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총서 “조기 전대는 최대한 연기”
[서울=내외뉴스통신] 장원규 기자 = 6.13 지방선거 참패로 후속대책 마련에 나선 자유한국당이 비상대책위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한국당은 15일 오후 비상 의원총회를 열어 조기 전당대회를 최대한 연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우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 당 수습에 나서기로 했다.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우리 당이 처한 정치생태계를 바꿔야 새로운 세력이 등장하고 새로운 도전도 가능해진다"며 "물러날 분들은 뒤로 물러나고 확실한 세대교체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비공개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수구냉전 세력으로 비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일대 혁신하겠다"면서 "보수와 진보 프레임에서 완전히 빠져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조기 전당대회는 대체로 지금 상황에서 치러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혁신 비대위원장 선임문제와 관련, "외부에서 영입 방안이 열려있다"면서도 "당 내부적으로 비대위에 참여할 길도 열려있다"고 말해 내부 인사 선임의 가능성을 열어 놓기도 했다.
한 중진의원은 "지금 상황에서 어떤 외부 인재가 당 수습에 나설 수 있겠느냐"며 "사실상 의원들 사이에서는 김 권한대행이 얼굴로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당내 중진인 심재철 의원(5선)은 SNS를 통해 "남은 것은 통렬한 자기반성과 철저한 자기혁신밖에 없다"고 했다. 정우택 의원(4선)도 "보수는 죽었다.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돌이켜보고 가슴에 새겨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또 나경원 의원(4선)은 "당과 보수가 잘못된 길을 가는데도 더 용기 있게 말하지 못한 것을 반성한다"며 "모두 버리고 새로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차기 전당대회 개최시기를 놓고도 찬반 이견차로 설전을 벌이는 모습을 보여줘 과연 국민 앞에 무릎 꿇은 이들이게서 진정성 있는 사과로 받아들여질지 아직은 반성의 기미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김성태 원내대표 등 당 소속 의원들은 비상 의원총회 직후 국회 본관 홀에서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라는 현수막을 들은 채 무릎을 꿇어 업드리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비상 의총에 앞서 당내 초선 의원 모임은 중진들이 당면과제에 뒷짐 지고 있다며 공개 비판에 나섰다. 김순례·김성태(비례)·성일종·이은권·정종섭 의원 등 5명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10년간 보수정치 실패에 책임이 있는 중진들은 정계 은퇴를 하고 당을 제대로 이끌지 못한 중진은 당 운영의 전면에 나서지 말라"고 요구했다.
특정 의원을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계파싸움으로 내홍을 부추겨온 중진을 싸잡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 정치권 한 관계자는 "기자회견에 나선 초선 의원들은 친박 공천으로 국회에 입성했고, 정종섭 의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장관까지 했던 사람이 아니냐. 이들이 중진을 향해 '보수정치 실패에 책임을 져라'고 하는 자체가 코미디"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의총이 열리기 직전 SNS를 통해 살생부가 나도는 등 긴장된 분위기가 고조되기도 했다. 살생부에는 한국당 소속 서청원·홍문종·윤상현·이장우·김진태·강효상·정태옥 의원을 비롯해 복당파인 김무성·김성태·장제원(한국당)의원과 탈당파인 이정현(무소속)·조원진(대한애국당)의원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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