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병한 칼럼] 하지(夏至) 이후 태양열과 지열이 합해져 화기(火氣)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가 삼복(三伏)이다. 2018년을 기준으로 따져보자. 2018년 올해는 초복이 7월 17일로 경술(庚戌)일, 중복은 7월 27일로 경신(庚申)일, 말복은 8월 16일로 경진(庚辰)일이다.

삼복은 하지(夏至, 2018년 6월 21일) 이후 3번째의 경일(庚日)이 초복<初伏, 7월 17일>, 4번째의 경일(庚日)이 중복<中伏, 7월 27일>, 입추(立秋, 2018년 8월 7일) 이후 첫 번째의 경일(庚日)이 말복<末伏, 8월 7일>이다. 이 같은 삼경일(三庚日)이 바로 삼복에 해당하는 날인 것이다.

그런데 2018년 초중말복에 해당하는 모든 날의 일진(日辰)이 대체적으로 길일(吉日)에 해당하는 날이 아니다. 그러므로 <몸을 보신하기 위해 먹는 음식은 가려 먹어야 할 것>이고, <중요한 의사결정은 뒤로 미룸이 좋을 것>이며, <위험한 코스의 무리한 등산은 삼가야>하고, <위험한 장소에서의 물놀이와 수영은 가급적 삼가는 것>이 좋을 듯하다. 

삼복이란 용어는 중국의 진나라에서 음양오행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오행에서 봄은 자라나는 나무(木)로, 여름은 타오르는 불(火)로, 가을은 갈무리의 쇠(金)로, 겨울은 저장하는 물(水)로 비유되며, 환절기인 4계(음력 3월/6월/9월/12월)에 해당하는 진술축미(辰戌丑未)월은 땅(土)에 배속을 시켰음이다.

무더운 여름철 삼복은 화기(火氣)가 가장 높아 과잉열기(熱氣)로 인해서 모든 생물을 지치게 하는 때이다. 복(伏)자는 사람 인(人)변에 개 견(犬)자로, 사람이 개처럼 축 늘어져 엎드려 있는 형상을 본뜬 글자다. 복날은 장차 가을철에 일어나고자 하는 음기(陰氣)가 여름철의 맹렬하게 무덥고 강렬한 양기(陽氣)에 꾹~ 눌려서 엎드려 복종하고 있는 때를 상징함이라 할 것이다.

삼복의 불볕더위에는 강한 양기(陽氣)의 화기(火氣)가 독무대를 이루기에, 냉기(冷氣)로 가득 찬 음기(陰氣)라는 가을의 금기(金氣)를 차용하듯 빌려와야만 뜨거운 열기를 시원하게 바꿀 수 있다고 여겼음이다.

특히 강력한 금기(金氣)에 해당하는 경(庚)자가 든 날을 복(伏)날로 삼은 까닭도 바로 차가운 금(金)의 기운이 가장 강한 날이기 때문일 것이다. 차디찬 냉기의 기운이 내장되어 있는 경(庚)일을 복(伏)날로 정해서 더위를 극복하려고 한 지혜의 단면을 엿볼 수가 있음이다.

사람 인체의 기운을 조절함에 있어서 섭취하는 음식만한 것도 없다. 사람의 몸에 미치는 음식의 영향은 그만큼 크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음식과 인체 간의 기(氣)의 상관관계는 매우 깊다. 사람은 보고 듣고 만지고 먹는 것에 대한 반응속도가 매우 민감하고 빠른 반응체이다. 다른 생물들도 한결같지만 음식에 대한 사람 인체의 반응은 더욱 특별하다. 사람만이 그런 것도 아니고 동물들도 신명(神明)들도 마찬가지다.

그래서일까? 천지신명들도 산해진미를 진수성찬으로 차려 놓고 정성을 다하면 감응하고 감복하여 영험함을 준다고 하지 않던가? 먹을거리인 음식도 원재료가 자라는 지리적인 풍수와 관계가 깊다. 산, 들, 강, 바다에서 나오는 온갖 음식들은 모두 저마다의 풍수적인 특성을 달리하고 있음이니 말이다. 

그래서 삼복더위를 이겨 내려는 지혜도 바로 먹을거리에 그 해법이 있다고 본 셈이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도 삼복더위를 이겨 낼 효과적인 복(伏)음식이 뭔지를 고민하고 또 고민했음이다.

우리 선조들의 기록을 보면 복(伏)음식으로는 삼계탕(蔘鷄湯), 구장(狗醬)=보신탕(補身湯), 민어탕(民魚湯)을 선호했음을 알 수가 있다. 삼계탕은 음기(陰氣) 덩어리인 인삼(蔘)과 닭(酉)이라는 유금(酉金)의 냉기(冷氣)의 저장고인 육계(肉鷄)를 함께 넣고 푹 끓여 낸 음기(陰氣)탕에 해당한다. 이런 삼계탕을 섭취함은 인삼이 갖는 음기(陰氣)와 닭이 갖는 금기(金氣)로써 화기(火氣)를 물리치려 한 지혜라 할 것이다.

동물 십이지지(地支) 중에서 <음력 9월=술월(戌月)>에 배속된 개(戌)도 늦가을로, 유금(酉金)의 냉기가 풍부하기에 <구장(狗醬)=보신탕(補身湯)>을 복날 음식으로 이용한 것도 역시 같은 맥락이라 할 것이다. 전통적으로 보았을 경우에 삼계탕과 구장=보신탕은 서민들의 복날 음식으로, 민어탕은 사대부와 귀족들의 복날 음식으로 쓰였음을 엿볼 수가 있다.

무더운 복날의 더위를 물리치고 면역력을 키위서 질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 수분이 많은 과일인 수박과 참외를 많이 먹기도 하고, 팥죽과 같은 음식 등도 마찬가지이다. 모두 다 불볕더위로 허(虛)해진 심신의 균형을 바로 세우기 위한 음식풍수의 노력들이다.

부녀자들은 중복(中伏)의 전후에 있는 유두일(流頭日,음력 6월 15일)에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거나>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거나> <동쪽으로 떨어지는 폭포수에서 물을 맞거나>하면 몸에 난 부스럼이 낫고 풍(風)이 없어진다고 해서 <물맞이>를 가곤 했다.

2018년 올해의 중복은 7월 27일(음력 6월 15일)의 경신(庚申)일로 유두일(流頭日)과 함께 한날에 겹치는 날이다. 유두날에 비(비)가 오면 연 사흘을 온다는 속담이 있는데 금년에 과연 그럴까?

또 무더운 복(伏)날씨는 논의 벼를 잘 자라게 한다. 벼는 복(伏)날마다 한 살씩 나이를 더 먹는데, 초복 무렵이 벼가 1살이 되는 날이고, 중복에 벼가 2살이 되고, 말복에는 벼가 3살이 되는 날이다. 그래서 농민들은 복(伏)날에 떡과 전을 장만해 논에 가서 벼농사가 잘 되도록 기원했는데 이게 바로 복제(伏祭)인데 일종의 농신제(農神祭)인 셈이다.

노병한 풍수·사주칼럼리스트

-자연사상칼럼니스트

-한국미래예측연구소장

-노병한박사철학원장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내외뉴스통신, NBNNEWS

기사 URL : http://www.nb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5420

저작권자 © 내외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