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뉴스통신 칼럼] 이 세상에서 사람의 생명보다 더 소중한 것이 없을 것임에도 언제부터인가 우리 주변에서 이토록 고귀한 목숨이 하나둘씩 안타깝게 스러지는 일이 연이어서 발생하고, 그와 관련된 기사가 실린 언론 보도를 읽어 가노라면 마음 한구석에 왠지 모를 서글픔이 느껴진다. 왜 서글픔이 느껴진 것일까? 그 이유를 최근에 벌어진 두 가지 사건을 예로 들어 말씀드리고 싶다.

첫 번째 사건은 제복을 입고 자신의 청춘을 다 바쳐 조국(祖國)에 헌신했던 어느 노(老) 장군(將軍)의 가슴 아픈 죽음이다. 

그분은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려서 마음고생을 하던 와중에 있었던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공(功)은 부하에게 돌리고 책임은 내가 진다는 것이 군인의 생각이다”라는 짤막한 표현으로 리더(leader)의 본분이 무엇인지를 적확(的確)하게 말씀하셨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 노 장군께서는 자신으로 인하여 더 이상의 희생자나 억울한 사람이 생겨나지 않기를 간절하게 바라는 마음에서 자신의 소중한 생명을 희생하였건만, 이와는 대조적으로 요즈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밝혀지는 고위관료 내정자들의 부끄러운 과거의 행적은 그 끝을 알기 어려운 지경임에도 해당 당사자는 출세욕에 사로잡혀서 온갖 변명과 책임회피로 일관하는 목불인견(目不忍見)의 이기적 행태를 반복하고 있는 사실이 필자를 서글프게 만든다. 

두 번째 사건은 혼자서 작업을 하다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24살 꽃다운 청년 K의 죽음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작업자의 안전을 위해 2인 1조로 작업할 수 있게 해달라는 하청업체의 지속된 요구’를 국내의 대표적인 전력(電力)관련 국영기업체가 묵살하지만 않았어도 사고는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하니, 부모님의 가슴에 아픈 상처만을 남기고 하늘나라로 떠나버린 꽃다운 청년 K의 죽음 뒤에도 책임회피라는 참으로 통탄할 풍조가 도사리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해당 국영기업체는 위험한 일을 하청업체에게 맡기고 사고로 인한 책임 역시 하청업체에게 떠넘김으로써 자신들의 생존과 장수(長壽)를 보장하는 매우 현명한 방법(?)을 실천하고 있었는데, 이러한 일이 이 업체에 한정된 것도 아니며 이런 사실을 부끄러워하는 사람도 별로 많지 않다는 지금 우리의 현실이 필자를 서글프게 만든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언제까지 우리는 이런 서글픈 현실을 지켜보기만 해야 할까?

시불가실(時不可失)이란 말처럼 이 서글픈 현실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책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우리 모두가 진지하게 마음을 터놓고 서로 대화하고 의견을 모아 볼 때가 이제는 된 것 같다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국가를 위해서 충성을 다한 사람들이 국가로부터 버림을 받았다는 배신감에 몸서리를 치면서 투신 사망하는 나라, 순수한 마음과 성실한 자세로 살아 보려고 애쓴 꽃다운 젊은 청춘이 책임회피 때문에 어이없는 죽음을 맞게 하는 그런 국가는 존재해서도 안 되고 존립할 수도 없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국가의 존립을 담보하기 위해서, 그리고 국민들이 간절하게 바라는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구현함으로써 더 이상의 가슴 아픈 죽음이 생겨나지 않도록 우리의 여야 정치지도자들이 함께 나서서 사회 분위기 일신을 위한 거대한 담론의 장을 마련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고 본다. 

“리더(leader)가 결단력이 부족하면 반드시 그에 대한 대가가 따른다”고 한 미국 케네디 대통령의 말씀은 지금의 이 시점에서 많은 것을 시사하는 표현이라고 여겨지며, 2019년 새해에는 우리 정치권의 리더들이 시불가실(時不可失)이란 말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이기를 소망한다. 

 

안보통일연구회 수석연구위원 최규남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내외뉴스통신, NBNNEWS

기사 URL : http://www.nb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6318

저작권자 © 내외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