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안정성↓, 세계시장 경쟁↑

[서울=내외뉴스통신] 송기윤 기자 = 지난 24일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15년 국내외 경제전망'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3.4%로 지난해에 이어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국내 근심거리와 외부요인으로 인한 불안감 등 한국 경제가 이른바 '내우외환(內憂外患)'의 상황인 것으로 예측됐다.

소비자 '소비심리 위축', 기업 '경쟁 심화'

올해 국내 소비자경제에 대해 LG경제연구원은 일부 개선요인이 있지만 회복세로 돌아서기에는 추진력이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원은 지난해 말부터 지속되는 저유가의 영향으로 올해는 공산품의 가격상승 압력이 떨어지고, 세월호 사태로 인한 심리적 압박에서도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령층의 소비불안과 공공연금 개혁 논의 지속, 가계부채의 급증은 올해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고, 연초 크게 인상된 담배세가 이런 상황을 더욱 부추겨, 종합적으로는 회복세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낮은 국제유가와 심화된 내수시장 경쟁으로 물가 하락요인이 있고, 상반기 정책금리 추가 인하가 예상되는 것은 국내 소비자경제의 내구성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의 어려움도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제조업의 경우 생산능력에 비해 수요가 부족해 가동률이 하락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영업이익률도 동반 하락하면서 설비투자 확대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연구원은 세계경기 회복이 더딘 것도 국내 기업경기 회복의 발목을 붙잡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유럽 경제는 그리스, 스페인 등 남쪽으로부터의 경기부진이 독일, 프랑스 등으로 확산되면서 유로존 경제가 전체적으로 동반 둔화하는 양상이다.

자료에 따르면 선진국 가운데서 유일하게 미국이 눈에띄는 회복세를 보였지만 자국내 제조업 생산을 강화하고 있어 미국을 상대로 하는 수익확대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됐다. 또 중국 역시 내수시장을 강화시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한·중FTA 발효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더라도 한국발 중국행 교역량이 급증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일본의 엔저 공세가 더 강화되고, 핸드폰, 가전 등 기존에 한국이 점유하고 있던 분야에서 중국의 추격과 시장 잠식이 가속화되면서 세계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원은 다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전자부품 부문에서는 그동안의 가격하향세가 진정되고, 수급사정이 개선되면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원화가치 상반기 약세, 하반기 강세

올해 원화 가치는 상반기에는 소폭 하락하고 하반기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사실상 예견된 상황에서 한동안 달러화 강세로 상대적인 원화 약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연구원은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 국내 수출기업들의 고전이 예상되는만큼 원화 역시 동조되는 경향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원화 약세와 미국 저금리가 지속되는 동안에는 국내 금리도 현상유지 또는 추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올해 하반기에는 원화 가치가 절상될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원은 내년 중반 이후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가 구체화되면서 미국의 통화정책 변경으로인한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줄어들 전망이라고 밝혔다.

또 유가하락이 지속되면 올해 경상수지의 흑자 규모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이 경우 강세가 지속되는 달러나 위안화를 제외한 기타 통화에 대한 원화 가치 상승 압박을 받게될 것이라면서, 이와 더불어 미 연방준비은행의 금리 인상 구체화 또는 산유국을 비롯한 취약신흥국발 금융불안이 현실화될 경우 환율 변동성이 크게 높아질 위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은퇴세대 노동시장 재진입으로 고용안정성 하락

지난해 국내 경제성장은 미진한 데 비해서 고용은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해왔다. 연구원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은퇴한 장년층이 부가가치가 낮은 서비스분야에 취업하면서 노동인력 공급이 증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분석에 따르면 올해도 노동력 공급량 증가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에 이어서 올해도 5~60대 은퇴연령인구가 40만명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저금리로 노후대비자산 마련에 빨간불이 들어온데다, 공적 연금 보장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면서 장년층이 노동시장에 남거나 다시 뛰어드는 경우가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서비스 부문에 흡수된 노동인력이 많기 때문에 이들 산업부문의 고용흡수력이 한계에 달했고, 은퇴한 장년층 노동력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심화된 경쟁으로 인해 임금 상승 기대치도 낮은 상황이다.

저성장 대비책… 연구개발, 내수확대, 가계부채 조정

이밖에도 연구원은 장기화되는 저성장의 대비책으로 올해 국내경제의 성장잠재력 확충, 내수확대, 가계부채 조정 등을 언급했다.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서는 서비스 인프라 확대, 기초 R&D에 지출을 확대할 것과, 연금·공기업·노동시장 개혁으로 경제체질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또 수출주도식 성장이 이제 한계에 이른 만큼 내수 확대에 힘을 기울여야한다면서, 잠재적인 수요가 있는 부문을 중심으로 규제완화와 금융지원, 인프라 확대로 시장을 만들자고 주장했다.

한국 국가경제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받고 있는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금리 조정 등 인위적·거시적 대응을 지양하고, 대신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미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특히 최근 급증하고 있는 생활비, 자영업 운영자금 등 이른바 생계형 대출과 비은행권의 비주택 부동산 관련 대출 등에 대해 감시 및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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