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내외뉴스통신] 김윤석 (연세대학교 겸임교수) = 4차 산업혁명의 도래가 정확히 언제부터라고 말하기는 곤란한 측면이 없지 않지만, 대략 그 출발점으로 삼는 계기는 2016년 다보스포럼을 기준으로 하면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다보스포럼에서 합의(?)된 4차 산업혁명은 기본적으로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로봇, 빅 데이터 등의 기술이 나노기술, 정보기술, 바이오 기술 그리고 인지과학이 융합기술로 발전하고, 이로 인한 지능형 사이버 물리 시스템(Cyber Physical System)이 생산을 주도하는 사회구조로의 혁명이라는데 많은 이들이 대체로 동의하는 바다.

이와 같은 4차 산업혁명은 인류를 위한 산업기술의 발전과 진화에 가히 혁명적인 결과물들을 도출해내고 있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은 비단 산업관련 기술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고, 바이오 스킨이나 의료용 나노로봇 기술, 3D 바이오 프린팅 기술 그리고 유전자 편집기술 등과 같은 바이오 산업혁명을 통해 의료분야에도 괄목할만한 성과물들을 내어놓고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점에서 아쉬운 점은 현재 전 지구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에 대한 예방 차원의 의료플랫폼이 전무하다는 사실이다.

<표> 감염병간 비교(코로나19에 관련된 내용은 2020년 4월 30일 현재까지의 상황을 나타내며, 감염자 및 사망자 항의 괄호 안 숫자는 대한민국에 관련된 내용임).


21세기 초에 전 지구적으로 창궐했던 감염병에 대한 내용은 질병관리본부의 통계로부터 <표1>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이 통계에 따르면 이들 감염병은 대부분 코로나바이러스가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것도 비슷하지만 호흡기를 통한 감염경로 또한 대동소이하다. 그렇다보니 증상도 대부분 고열과 기침, 호흡곤란과 같은 유사한 반응을 보이고 있고, 잠복기 또한 10여일로 비슷하다. 다만, 해가 갈수록 감염자 및 사망자의 숫자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감염지역도 어느 한 대륙에 국한되지 않고 점차 확대일로에 있어서 그 범위도 전 지구적이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과연 1차부터 3차까지의 산업혁명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의 기술혁명이 진행중인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이처럼 주기적으로 등장하는 감염병에 대한 예방책이나 치료를 위한 방도는 없는 것일까? 다소 섣부른 판단일수도 있지만 분명 답은 있다. 이에 대한 해답을 찾는데 있어서 가장 근간이 되어야 할 것은 의료계나 의료산업 관련 주체들에게만 맡겨두지 말고 범국가적으로, 더 나아가 범세계적으로 유기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사스나 메르스, 그리고 코로나19에서 보여 지듯이 이들 감염병의 발병, 전파속도 및 범위는 이제 어떤 한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 지구적이라는 사실이 이를 잘 증명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에 기반하여 현재 진행중인 코로나19는 물론 향후에 발생할지도 모를 여타의 감염병 예방 및 치료와 관련하여 4차 산업혁명의 기본 플랫폼을 기반으로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는, 인공지능과 빅 데이터, 사물인터넷 등으로부터 감염병에 대한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그간 각 국에서 감염병 퇴치에 사용했던 예방 및 치료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함은 물론, 발생지역이나 시기, 감염력이나 전파속도, 감염경로, 그리고 치사율 등에 관련된 의료관련 빅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 지구적인 모델을 만들 필요가 있다.

둘째는, 이와 같은 모델을 바탕으로 각 국이 보유하고 있는 진료체계의 사이버 공간상에 디지털 트윈(디지털 쌍둥이)을 공유함으로써 어느 특정 지역이나 국가에 국한되지 않고 범세계적인 통합 감시체계를 완성하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기후변화나 환경변화로 인해 내성이 강화된 감염병이나 변종 바이러스의 출몰과 경로등에 대해서도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전략적인 연구체계를 서두르는 일이다.

셋째로, 전국적으로 산재해 있는 영세한 소규모의 각급 감염병 연구센터, 감염병 연구소, 전염병 연구소,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 등을 국가가 일원화해서 전문적인 체계를 갖춘 국가 감염병(바이러스) 연구소를 권역별로 설립하여 유기적인 협업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이다.

넷째는, 전 지구적인 감염병 발병에 대처하는 플랫폼 또한 세계보건기구(WHO)가 중심이 되어 설사 지역마다 시차가 다르게 전파되더라도 세계의 모든 국가들이 양해 하에 자국의 입국제한 조치들을 동시에 취함으로써 감염병 전파를 최대한 차단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인류가 현재 맞이하고 있는 최첨단의 기술혁명이라 일컬어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바이러스 창궐로 인해 거의 모든 인류의 손발이 묶인다는 사실은 분명 하나의 커다란 사건임에 틀림없다. 향후에 또 다시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 감염병 발병에 온전하게 대처하려면 이번의 감염병 사태를 교훈삼아 전 세계가 하나의 공동체라는 인식하에 협업체계를 공유하고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전제가 우선되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김윤석 교수 프로필>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 졸업(학사),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 대학원 졸업(석사)
미국 오레곤주립대학교 전자공학과 대학원 졸업(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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