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내외뉴스통신] 김윤석(연세대학교 겸임교수) = 코로나19는 인류가 그동안 지구에 가해 온 온갖 해악질(?)에 대한 저주의 부메랑일까. 개발과 산업화라는 미명하에 전 지구적으로 무방비 상태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와 환경오염 그리고 그에 따른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는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되어온 일이다. 이를 또 다른 의미에서 증명이라도 하듯이 온 인류에게 감염병 발병은 불행하게도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간단히 최근 약 20여 년 동안만을 보더라도 감염병은 거의 5~6년여의 간격을 주기로 발병하고 있는 실정이다. 2002년에 발생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스를 비롯하여 2009년의 신종인플루엔자, 2015년의 중동호흡기증후군인 메르스 그리고 현재 진행중인 2019년 발생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병인 코로나19가 전 지구적으로 창궐하고 있음을 목도하고 있다.

코로나19는 2019년 12월에 창궐하여 2020년 4월말 현재까지 약 5개월에 걸쳐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약 3백 십여만명의 감염자와 23만 여명의 희생자를 낳고 있다. 특별히 인구 밀집도가 높은 미국의 뉴욕주와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영국등 유럽 전역에서 코로나19는 지금도 한창(?)이다. 서방 선진국의 많은 나라들이 코로나19 퇴치와 관련된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여념이 없지만, 아직도 구체적인 대안은 없는 실정이다. 이런 와중에 코로나 사태와 관련하여 출입국 통제를 하지 않으면서도 차분하게 역학적으로 잘 대응한 대한민국이 전 세계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다. 드라이브 스루 진단이라든지 집단발생지로 한걸음에 달려간 의료진들의 솔선수범과 같은 방역체계와 역량은 많은 나라들에 귀감이 되고 있음에 틀림없다. 특별히 뉴욕타임즈(NYT)는 코로나19에 대한 한국 정부의 신속한 대응체계를 보도하면서 한국의 뛰어난 검사 능력을 꼽기도 했다. 또한 이 신문은 확진자에 대한 끈질긴 추적과 한국 시민사회의 협력 또한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보도했다. 이에 덧붙여 스콧 고틀립 전 미 식품의약처(FDA) 국장은 "한국은 스마트하고 공격적인 공중 보건으로 코로나19를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창궐한 코로나19는 신종플루나 메르스에 비해 치사율도 높고, 전염력이나 전파속도에 있어서도 사스나 메르스 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 진료를 담당하는 일선 의료진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더군다나 사스나 메르스와 달리 코로나19는 아직까지도 치료제나 감염예방을 위한 백신이 없다는 것이 의료계를 더욱 긴장시키는 이유이기도 하다. 감염병 창궐과 관련하여 많은 감염병 관련 전문 의료진 및 학자들의 한결같은 주장은 지구의 기후변화와 온난화, 환경문제에 기인한 내성 강한 바이러스의 출현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비록 초반에 좌충우돌하는 양상도 없지는 않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우리정부가 잘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 세계적인 평가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좀 더 면밀하게 뒤돌아보면 아쉬운 점도 많다. 그런 점들에 기반하여 약 5개월 여간 코로나19에 대응해 온 그간의 노하우와 교훈을 바탕으로 또 다른 감염병이 도래하더라도 쉽게 대응할 수 있도록 생활 속의 체계적인 대응책을 위해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는, 코로나19처럼 비말로 인한 감염병 같은 경우, 마스크는 그 예방책으로서 무엇보다도 소중한 재화다. 그런 연유로 마치 우리가 전쟁을 대비해 군량미를 미리 비축해 두듯이 감염병 예방책의 하나로 정부기금을 투입해서라도 전 국민이 일정 기간을 버틸 수 있는 분량의 마스크를 미리 비축해 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우리 뿐 만아니라 전 세계가 마스크 재고가 없어서 발병 초창기에 허둥대며 쩔쩔매던 모습을 떠올리면 그 답이 될 듯하다.

둘째는, 정부의 마스크 배포에 대한 제안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약국을 통해 개인별로 구입하는 마스크 보다는 전국적인 행정망으로 연결된 주민자치센터를 이용하여 각 동별 통장 및 반장 등을 통하여 1주일에 한 번씩 배포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라고 믿는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처럼 주민등록체계가 잘 되어 있는 나라가 전 세계적으로도 드물다는 사실이 이를 잘 뒷받침한다. 이렇게 할 경우, 많은 사람들이 약국 앞에 길게 줄을 서야할 이유도 없어질 뿐 만 아니라, 전 국민 모두에게 한 사람도 빠짐없이 마스크의 배포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통장이나 반장들이 마스크 배포를 위하여 일일이 가정을 방문하게 됨으로써 활동이 어려운 어둡고 소외된 지역민은 물론 독거 노약자들에 대한 생활 속 이상 유무가 꾸준하게 체크할 수 있기 때문에 1석2조의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

셋째는, 거의 모든 가정에서 흔하게 구비하고 있는 가정상비약 키트처럼, 소위 가정용 감염병 키트를 구비하는 일이다. 그 키트에는 충분한 양의 진공 포장된 마스크와 오랜 기간 보존을 위해 액상형태의 손 소독제 보다는 물 또는 알콜 등을 필요할 때 즉석에서 혼합하여 사용할 수 있는 분말 형태의 손 소독제, 그리고 국가기관이 제공하는 공인된 감염병 대처 요령과 선별진료소나 권역별 감염병 진료소 등이 함께 구비된 키트를 구비하는 것이다.

넷째는, 우리가 시행하고 있는 전쟁이나 국가적인 재난상황에 대비한 민방위 훈련을 벤치마킹해서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한 예방과 치료의 소위 감염병 민방위 훈련 프로그램을 국민들 생활 속에 정착시키는 방법도 고려해 봄직하다. 비록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기는 하겠지만, 민방위 훈련시기를 이용하여 년1회 정도라도 스스로의 자가 격리, 단체회식이나 단체모임등과 같은 대면 집회 등으로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일상생활 중 마스크 착용하기, 공공건물 및 대중이용 시설물 이용 시 손 소독제 사용하기, 침 뱉지 않기 등을 연습하는 것이다. 또한 감염병 민방위 훈련 중에 공항이나 항만 등을 통해 해외에서 유입되는 승객들을 대상으로 발열체크와 손 소독제 비치 등과 같은 일련의 방역예방 활동을 미리 연습함으로써 우리 국민들에게 감염병 예방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킴은 물론, 해외의 많은 국가들에 모범사례가 되는 감염병 청정국 이미지 제고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코로나19에 대응하면서 얻게 된 방역체계에 대한 갖가지 노하우와 상기에서 언급한 대처 방안들이 어떤 형태로든 제도화되고 우리 사회에 정착될 때 우리의 감염병 방역체계는 가히 전 세계적인 수준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비록 우리가 원해서 맞이한 코로나19 사태는 아니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홍역을 치르고 있는 이때, 많은 이들로부터 회자되는 코로나 사태 이후의 새로운 질서, 새로운 표준으로 일컬어지는 뉴노멀에 대한 관심 또한 커지고 있다. 하물며 어떤 미래학자는 향후의 시대를 일컬어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나누는 것에 인색하지 않는 것을 보면 코로나19라는 감염병이 우리 인류에게 수많은 희생을 안겨주고 있지만, 전 지구적인 새로운 표준의 설정이라는 커다란 교훈을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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