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내외뉴스통신]김윤석 연세대학교 겸임교수= 코로나19는 우리들 삶에 수많은 변화를 가져왔고, 지금도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나 상시 마스크 착용, 군중집회 금지 등과 같은 생활 속의 소소한 불편함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돼버렸다. 또한 이는 학생들의 등교문제나 무관중 스포츠 경기, 해외여행의 자발적 금지, 이동제한에 따른 집콕(?) 등과 같은 복잡하고 불편한 여건으로 인해 사회, 경제, 교육, 스포츠, 레저, 여행, 집회 등과 관련된 수많은 직종에도 엄청난 타격을 가하고 있다. 

이에 많은 전문가들은 향후에 코로나19가 비록 잠잠해 지더라도 우리가 코로나 이전의 생활로 다시 돌아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비극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요즘의 이런 시대를 일컬어 전문가들이 한결같이 외치는 심각한 일침은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세상은 이미 끝났다’로 귀결된다. 코로나19에 따른 작금의 세계적 대유행이 지나면 국제 사회는 세계화의 물결이 지역화로 선회하는 등 일대 변혁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고 보면, 우리가 알고 있던 세상은 끝났다고 일갈했던 그들의 따끔한 충고가 결코 과장이 아니었음을 되짚어보게 된다.

잘 알려진 것처럼 코로나19는 비말에 의해 전파된다는 것이 가장 핵심이다. 그렇기에 비말 전파의 차단을 위해서는 마스크 착용의 생활화나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군중집회, 그리고 사람들이 대면하는 곳에는 되도록이면 참석을 멀리하라는 것이 의료진들의 한결같은 충고였다. 이런 결과는 급기야 코로나19가 우리들 삶에 비대면, 즉 언택트(un-tact)의 일상화를 가져온 셈이 돼버렸고, 비대면이라는 또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록 받아들이기 불편한 일이긴 하지만, 사람들과 대면하지 않고 최소한의 일상생활이라도 유지하려면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디지털 기기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사실에 어떤 가감도 없이 동의하게 된다. 그런 결과로 나온 수단이 소위 ‘온택트(on-tact)’라고 불리는 개념이다.     

그 이전에 언택트라는 개념은 기본적으로 ‘콘택트(contact, 접촉하다)’와 부정의 의미인 ‘언(un-)’을 합성한 말로서, 기술의 발전을 통해 점원과의 접촉 없이 물건을 구매하는 등의 새로운 소비 경향을 의미했다. 이러한 언택트 문화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존재해왔던 방식이어서 크게 새로움으로 다가오지는 않지만, 이번에 새롭게 부상한 ‘온택트’란 개념의 공고화와 사회화는 또 다른 의미에서의 큰 변화이다. 온택트는 언택트에 온라인을 통한 외부와의 ‘연결(on)’을 더한 개념으로서,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외부활동이나 비대면 거래는 모두 이 범주에 포함된다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코로나19 감염의 예방을 위해 불필요한 접촉을 줄이는 언택트 문화가 일상생활 곳곳에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이며, 언택트가 단순한 사회 및 문화현상에 머물지 않고 온택트라는 새로운 트렌드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언택트와 온택트라는 개념이 우리 일상생활에 부지불식간에 다가온 지금, 이들의 좀 더 명확한 의미 전달을 위해서라도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보다 명확한 개념적 정의가 필요해 보인다. 왜냐하면 이는 단순히 비접촉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디지털로 연결된 밀접한 접촉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결코 놓쳐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것도 이전보다 훨씬 더 다양하고 폭넓은 디지털 기기와의 접촉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에 접근하다 보면, 소위 '디지털 콘택트(Digital Contact)' 시대라고 보는 것이 좀 더 그 의미에 합당하지 않을까 싶다. 

이는 곧 우리들 일상에서 접하는 디지털 기술을 통한 다양한 전자기기와의 초연결을 통해 디지털에 기반한 전자상거래나 원격 교육 및 의료분야 등등에 커다란 변화가 이미 새로운 기준(뉴 노멀)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통한 연결성은 어느 때보다 광범위해져서 공연이나 전시 등의 문화 활동, 인터넷 쇼핑이나 뱅킹, 온라인 개학 같은 원격교육시스템의 공고화를 가져왔을 뿐 만 아니라 화상토론회(웨비나 : Webinar)등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한 가족, 친구, 지인과의 연결은 그 방법에 있어서 극적인 다양화를 이끌었고, 줌(Zoom)과 같은 화상회의 솔루션과 넷플릭스 등과 같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의 이용량이 폭증하고 있음은 디지털 콘택트시대로의 방향설정에 일정부분 향도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음이다.

결국은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개인이나 기업이 가진 다양한 분야의 데이터가 빅 데이터화 하면서 그것의 보존과, 동영상 스트리밍이나 영상회의, 온라인 교육 등을 위해 저장되는 등 네트워킹이 가능한 디지털 환경으로의 접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데 적극 공감한다. 이는 곧 다양한 목적에 걸맞는 컴퓨팅 시스템을 포함한 클라우드 환경의 데이터센터와 같은 디지털 인프라가 꼭 필요한 시대가 도래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한 그 연장선상에서 이러한 풍부한 데이터를 네트워킹 할 수 있는 5세대 이동통신과 같은 통신환경의 인프라에 대한 필요성과 중요성도 마찬가지임은 부인할 수 없다. 

이러한 급속한 변화의 흐름에서 나름대로 중심을 잡는 가장 우선적인 전략은 바로 디지털 사회로의 신속한 전환을 들 수 있다. 이는 어디까지나 디지털 콘택트 시대의 새로운 재화이자 권력이라고 할 수 있는 데이터에 기반한 사회로의 자연스런 진입을 뜻한다.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비대면 형태로 정보를 주고받는 디지털 콘택트 시대의 배경에 대해 혹자는 직접 대면을 통한 상호작용보다는 디지털 상에서의 커뮤니케이션에 더 익숙한, 전화 통화를 기피하는 ‘콜포비아(call phobia; 통화 공포증)’라는 용어가 있을 정도라고 평하기도 한다. 

지난 달 정부가 발표한 한국판 뉴딜 정책에서도 언급된 것처럼 '디지털 콘택트, 디지털 사회간접자본(SOC)'에 집중하는 신경제의 부양이란 사실이다. 한국판 뉴딜은 기존에 육성하고 있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그리고 5G 통신 네트워크 산업 기반을 바탕으로 디지털 콘택트 산업과 디지털 사회간접자본 육성을 추가해 4차 산업혁명의 기초 인프라와 디지털 전환 산업에 집중될 것으로 여겨진다. 4차 산업혁명은 기본적으로 새로운 기술, 새로운 기업, 새로운 인프라, 새로운 시장과 산업, 새로운 부의 기회를 포함하고 있다. 이에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의 총아로 일컬어지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의 기술과 접목하여 디지털 콘택트는 더욱 고도화될 것이라고 보는 것이 좀 더 보편적인 견해가 되어 가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역설적이게도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우리 정부 뿐 만 아니라 각국 정부로 하여금 ‘디지털 인프라 구축’이라는 새로운 목적지를 향한 방향설정을 하는데 있어서 큰 전기가 되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는 곧 새로운 기준, 새로운 일상의 시대를 살아갈 우리들의 삶이 비대면의 통신기반 스마트 인프라를 통해 생활 속 표준이 될 수 있도록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이른바 디지털 콘택트 시대가 지향하는 바람직한 방향성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 졸업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 대학원 졸업(석사)
미국 Oregon State University 전기공학과 대학원 졸업(박사)
(현) 연세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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