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근로자, 그들이 내민 손길. 이젠 우리가 답할 차례...대한민국을 떠올릴 때면 즐거운 추억만이 가득할 수 있도록 우리의 작은 관심과 실천 그리고 진심을 보여야"

[음성=내외뉴스통신] 원종성 기자 = 2006년 1월 음성군에 외국인 근로자 쉼터를 열었다. 다음해 1월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한글교실을 개설하면서 국가별 축구단 설립, 2015년 4월 경찰청 외사국으로부터 음성외국인도움센터로 지정되며 더욱 공식화 되었다.

2017년 3월 화합상생을 위한 안전한 음성구현 협약을 체결하고 그 해 7월 충북 외국인 지원단제 협의체에 가입. 2018년 8월 비영리 민간단체로 등록되었다. 9월 외국인노동자 교육지원사업을 실시했으며 10월 충북지방경찰청장 감사장을 수상했다. 그리고 2019년 3월 법무부로부터 사회통합프로그램 지역학습관 지정 승인을 얻었다. 

△외국인 교육 및 공동체 커뮤니티 지원 △문화 및 스포츠행사 △법률상담ㆍ애로사항 정취 △자율방범대ㆍ치안봉사대 운영 △지역사회 홍보 및 봉사 등을 전개해 오고 있다.

단아하고 전형적 한국 어머니의 모습을 보이며 음성군 거주 외국인 근로자들의 큰누나-큰언니-대모(大母)로 통하고 있는 고소피아 센터장의 음성외국인도움센터가 걸어온 길이다. 고려대 출신의 이충섭 사무총장이 센터장의 곁에서 고락을 함께하고 있다.

개인 사비를 들여 15년여를 외국인 근로자들의 인권과 복리증진, 역량강화, 한국사회와의 통합과 인류 평화를 위한 행보를 이어온 음성외국인도움센터가 잠시동안 침묵과 자괴감 그리고 비애감 속을 걸었다.

지난해 말 음성군외국인지원센터 수탁자 공모에서 삼성전자가 후원하는 사회적기업 글로벌투게더음성에게 탈락한 후유증이 수개월간 지속되며, 그동안 쌓아온 모든 것이 모래성이 되었다는 느낌을 받으며 자괴감에 빠진 것이다. 

20억 넘는 혈세가 투입되어 세워지고 연 3억원이 넘는 혈세가 지원되는 음성군외국인지원센터가 지난 3월 문을 열며, 수탁자 선정 과정과 임원 자격 등에 관한 논란이 도마 위에 오르고 특혜 시비와 관계 공무원들의 비상식적 행태까지 지적되며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원칙대로 선정했다는 음성군청 관계자의 목소리는 듣는 사람의 귀를 더욱 간지럽히는 수준이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불편한 진실과 합리적 의심은 커져만 가고 있다. 최근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확인된 담당 공무원의 "돈이 중요하지"란 답변은 메아리가 되어 가슴을 찔렀다.

그들이 평가했다는 자부담 능력은, 그 당시 담당공무원이 제출하라고 요청해 고소피아 센터장이 제출한 은행 잔고증명서 자료로도 충분했다. 특히 사전에 자부담이 심사기준에 들어간다는 공고 내용은 없었으며, 담당공무원 또한 자부담은 상관없다는 말까지 했었다는 것이다. 그래놓고 결과는 자부담 점수가 낮아 탈락했다는 것이다. 

개인사비를 들여 15년여의 외길을 걸어온 고소피아 센터장에게 최근 몇개월은 자괴감과 비애감으로 가득해 남모를 눈물의 연속이었다.

센터 관계자는 "지자체 예산지원 없이 15년여를 지금과 같은 수준의 외국인 단체로 성장시켜 왔다는 것은 보통의 사명감과 책임감으로는 이룰 수 없다"며 "금전적 보상을 원했다면 이미 음성외국인도움센터의 간판은 내려졌을 것이다"고 밝혔다.

고소피아 센터장은 "모래성이 되어버린 느낌에 허탈했으며 지금까지 외국인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르며 마음이 아팠으며 관계된 모든분들께 부끄럽고 죄송했다"며 "자괴감-허탈감이 파고가 되어 다가오면서 포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누나한테는 우리가 있잖아. 괜찮아. 기운 내. 누나의 평소 모습이 아니라서 우리 많이 힘들었어. 지금은 괜찮아" "말하기 어려우면 우리가 이야기해 줄께"라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말은 끊임없이 고 센터장의 가슴속을 파고들었다. 

고 센터장은 "누군가가 쳐놓은 올가미에 걸린 듯 하여 마음이 많이 힘들었지만 이 또한 지나갈 것이며, 이 또한 나의 능력 부족이라 생각해 신독의 시간도 가져봤다"며 "늘 함께 해주는 이충섭 사무총장과 운영위원들께 부끄럽고 죄스럽고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함께 하는 사회' 문화를 구축하며 조금씩 우리에게 손을 내밀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해 고 센터장은 "이젠 우리가 답할 차례이다. 훗날 대한민국을 떠올릴 때면 즐거운 추억만이 가득할 수 있도록 그들과 함께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며 "우리의 작은 관심과 실천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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