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칼럼-최규남] 국가안보통일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최규남(행정학 박사)

최근에 TV, 신문 등 거의 모든 언론매체가 코로나바이러스의 재창궐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보도는 대체로 동 질병의 급속한 전파 원인이 지난 8월 15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반정부 집회에 참석한 특정 교회 신도들 때문임을 유난히 강조하고 있는 듯 느껴졌다.

물론 국내의 코로나바이러스 전파 문제가 완전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것도 방역 당국과 관계 행정기관이 코로나바이러스의 급속전파 가능성을 근거로 집회를 자제해 달라고 ‘8·15 행사’ 주최 측에 요청했음에도 주최 측에서 행사를 강행한 사실은 객관적인 관점에서 바람직한 결정은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최근 국내 언론들이 보여주고 있는 보도 태도는 지나친 편향성을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첫째, 일부 특정한 매체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언론은 8·15 반정부 집회를 거의 보도하지 않았고, 둘째, 일부 행사 내용을 보도한 언론 중에는 집회 참가자의 숫자를 약 4천 명이라고 축소 보도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셋째, 8월 15일 광화문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 다른 특정 세력은 이번의 코로나바이러스 재창궐과 무관하다는 듯이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으며, 넷째, 그동안 전혀 보도하지 않던 ‘8·15 행사’ 장면을 특정일을 기점으로 기다렸다는 듯이 대부분의 언론매체가 집중적으로 내보내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국내 언론의 지나친 보도 편향성은 이번 코러나바이러스 전파 문제에 국한하여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매우 우려된다. 최근의 사례를 들면, 지난 8월 22일 K 신문에 보도된 ‘멋쟁이 장기수’ 강X 선생 끝내 타계 제하 기사 내용은 필자의 어안을 벙벙하게 하였다. 해당 기사의 첫머리는 ‘비전향 장기수 강X 선생이 지난 21일 오후 별세했다’로 시작된다.

비전향 장기수가 누구인가? 대한민국을 적(敵)으로 확신하는 남파간첩을 말한다. 그런 자를 선생이라고 칭한 것도 어이없는데, K 신문은 그의 과거 활동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대한민국 관계 당국이 간첩들에게 모진 고문을 하는 집단으로 느껴지게 하는 내용을 언급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기사의 후반부에 사망한 남파간첩이 “당(북한조선로동당)과 조국(북한), 민족을 위해 한 길을 살아왔다” 등의 내용을 소개하며 그가 마치 엄청난 애국자의 삶을 살다 죽은 것처럼 표현하고 있었다.

이처럼 오늘날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국내 언론들의 편향성은 분명히 그 도를 넘고 있다고 느껴지며, 이러한 편향성이 계속된다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온전히 보존하여 우리 후세에게 물려주어야 하는 우리 세대의 숭고한 소명을 다할 수 있을지에 대해 깊은 회의가 든다.

남파간첩을 거리낌 없이 애국자처럼 미화하는 신문 기사가 공공연하게 보도되는 이런 나라가 과연 정상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건전한 상식을 가진 언론인과 정치인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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